언젠가부터 딸과 전화를 끊고 나면 그녀는 몸 쓰는 일을찾아야 했다. 오이를 10킬로그램씩 사다가 오이지를 담그거나 베란다 화분들을 싹 다 분갈이했고, 그러지 않으면 찬장의 냄비들을 모조리 꺼내어 베이킹소다로 박박 닦는 식이었다. 마음이 심란해지면 몸을 쓰는 건 장사할 때부터 그녀의 몸에 밴 습관이었다.  - P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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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어른>이 생각남

"자네 어머니는 어쩌고?"
"저희 어머니는 애들 봐주느라 바쁘시잖아요. 그리고 아무래도 어머니보다는 혼자 사시는 장모님이 더 적적하실테고요."
그녀는 사실 조금도 적적하지 않았다. 적적하다니. 대체왜?  - P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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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청이 세명과 말얘기에 꺽꺽거리며 숨넘어가게 웃음

행인들은 말과 눈이 마주칠 때마다 놀라 비명을 지르곤 했다.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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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눈을 감아 본다. 어쨌든 지금은 좀 자야 하니까 자고 나면 나를 기다리고 있는 삶을 또 얼마간 받아들일 기운이 나겠지. 그러니까 지금 내가생각하는 건 아득한 내일이 아니다. 마주 서 있는 지금이다.
나는 오늘 주어진 일들을 생각하고 오직 그 모든 일들을 무사히 마무리하겠다는 생각만 한다. 그런 식으로 길고 긴 내일들을 지날 수 있을 거라고 믿어 볼 뿐이다. - P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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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숨 자고 나면, 아주 깊고 깊은 잠에서깨어나면, 이 모든 일이 다 거짓말처럼 되어 버리면 좋겠다.
모든 게 제자리로 돌아와 있으면 좋겠다. 내가 이해하고 받아들이려 노력하지 않아도 되는 순조롭고 수월한 일상. 그러나이제 나를 기다리고 있는 건 끊임없이 싸우고 견뎌야 하는일상일지도 모른다. - P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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