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곁을 안주는 딸을 대신한 앵무새

앵무새를 목련송이처럼, 조금만 힘을 주면 망가지는 봄날의 목련 송이처럼두 손 가득 조심스럽게 들어 무릎 위에 올려놓자 새가 그녀의 웃옷 속으로 파고들었다. 처음 나와본 세상이 무섭다고멀리멀리 날아가는 대신, 그녀의 품속으로.
"아이고, 간지럽잖아."
너무 간지러워 웃음이 났다. - P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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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손주들이 자라나는 걸 가까이에서 보고 싶었지만, 매일 아이들을 돌보고 저녁마다 딸과 밥을 같이 먹는 건 그녀가 아니라 딸의 시어머니였다. 딸은 한 번도, 단 한 번도 그녀에게아이를 맡아달라 부탁하지 않았다. - P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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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필요한 딸과
앞만 보고 달리는 엄마


"엄마, 다음 주 운동회 날에만 가게 쉬고 학교에 와주안돼?"
하지만 그녀는 쉴 수 없었다. 하루도 쉴 수가 없었지. 하루를 쉬면 과일이 다 물러버리고, 그러면 피아노 학원비를줄 수가 없는데. 딸아이와 균열이 생긴 건 그때였을까? 놀이켜보면 딸아이의 마음이 멀어질 만한 순간은 많았다. 녹초가 되어 자고 있는데 딸아이가 깨우면 그녀는 귀찮게 좀하지 말라고 소리를 질렀다. 과일 트럭이 다른 차들의 통행을방해하고 있으니 베라는 경비원과 핏대를 세워가며 싸우는결 본 딸이 그녀더러 창피하다고 말했을 때는 그녀도 너무창피하고 분해 뺨을 때렸다.
- P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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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부터 딸과 전화를 끊고 나면 그녀는 몸 쓰는 일을찾아야 했다. 오이를 10킬로그램씩 사다가 오이지를 담그거나 베란다 화분들을 싹 다 분갈이했고, 그러지 않으면 찬장의 냄비들을 모조리 꺼내어 베이킹소다로 박박 닦는 식이었다. 마음이 심란해지면 몸을 쓰는 건 장사할 때부터 그녀의 몸에 밴 습관이었다.  - P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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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어른>이 생각남

"자네 어머니는 어쩌고?"
"저희 어머니는 애들 봐주느라 바쁘시잖아요. 그리고 아무래도 어머니보다는 혼자 사시는 장모님이 더 적적하실테고요."
그녀는 사실 조금도 적적하지 않았다. 적적하다니. 대체왜?  - P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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