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님 달님이라는 옛날 이야기.. 너무나 많이 들어서 익히 알고 있는 이야기.. 그래서 어쩜 뻔한 이야기로 제 기억속에 남아 있는 이야기 중에 하나가 아니었나 생각되요. 어릴적부터.. 그냥 재미난 옛날이야기라고만 인식했었는데.. 이번처럼 참 생각을 많이 하며 읽었던 적이 또 있었나 싶었어요. 같은 이야기인데 왜 이렇게 많은 생각을 하게 된 것일까 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 어쩜 그건 이야기의 구성속에 있지 않았나 싶어요. 해님 달님 이야기속에.. 잔치집에 다녀온 어머니가 고개를 넘어 가며 호랑이를 만나는 장면.. 누구나 다 알거에요. 보통의 이야기 구성속엔 떡을 빼앗기고.. 이후 목숨을 빼앗기는 부분에서 끝나지요. 그래서 그냥 나쁜 호랑이라는 생각에서 생각이 멈추었지요.. 하지만 이 책의 내용속에는 처음엔 떡을 다음엔 오른쪽팔을 다음엔 왼쪽팔을... 오른쪽 다리를.. 왼쪽 다리를 그리고 몸으로 굴러가는 어머니를 고개 아래서 그냥 꿀꺽 삼키는 호랑이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그 속에는 우리 서민들의 모습과 그 속에서 자신의 이득을 취하려 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그려지더군요. 어머니는 이야기 합니다. 팔이 없으면 빨래랑 밥이랑은 어떻게 하누... 그래도 살아야 겠다는 생각에 호랑이에게 팔을 넘기지요. 다리가 없으면 우리 애들에게 어찌 가냐고 이야기 하지만 결국 호랑이에게 다리마저 빼앗기고 결국 그렇게까지 건지려 했던 소중한 목숨까지 앗아가는... 또 아이들을 잡아먹기 위해.. 옆집에서 도끼까지 구해오는 호랑이 하지만 옆집에선 그런 일련의 사건을 아무것도 모르는 현실 조금은 잔인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일련의 사건들이 바로 우리 사회의 단편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았어요. 99칸 가진 부자가 1칸짜리 초가집을 못 뺏어 안달한다는 말... 그 의미가 바로 이 책속에 담겨 있었다는 생각이 들자.. 우리의 옛 이야기들을 그냥 함부로 듣고 웃어 넘길 이야기 아니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옛 이야기속에 바로 우리가 비판하고자 하는 사회가 들어 있다는 것 이 책을 통해 첨 알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