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녀석의 친구들을 보면 어찌 그렇게 한결같이 아들과 비슷한 성격을 가졌는지.. 이래서 끼리 끼리 어울리는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된답니다. 하지만 그런 친구 관계에서도 유난히 친한 친구를 보면 우리아이와 사뭇 다른 모습을 찾을 수 있습니다. 마치 톱니바퀴안의 톱니처럼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메워주는 것을 볼 수 있답니다. 아마 부부간의 모습도 서로 달라야 잘 산다는 말처럼 말이지요. 저희 아들은 유난히 자기 주장이 강한 편인데 1한년때부터 줄곧 단짝친구로 지내온 아이는 그런 아들의 부족한점을 참 잘 메꾸는 것 같아요. 포용하고 이해하고 아들녀석의 말을 들어주면서 그래서 죽이 잘 맞는거겠지요. 책 속의 주인공 은실이가 바로 아들녀석의 친구의 모습을 하고 있지 않은 가 생각해요. 친구들간의 싸움꿈으로 불리는 한결이의 틀어진 부분을 잘 메꾸어 주고 결국 자기 사람으로 만들어 나가니까요. 항상 허허 실실 웃는 은실이의 모습속에 한결이의 어두운 마음을 자신도 모르게 풀어주는 은실이.. 그리고 책을 읽으며 또 한번의 반성을 하게 되더군요. 아이들은 바로 어른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고 하죠. 아빠에 대한 마음의 상처를 친구들을 통해 풀으려는 한결이.. 그렇게 친구들에게 상처를 주고 후회하는 한결이.. 이런 한결이의 모습은 한결이의 아빠의 모습속에서 나옵니다. 아이의 말을 듣기전에 먼저 소리부터 지르는 저의 모습.. 가끔 아들녀석의 모습속에 제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조심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답니다. 책 속의 한결이 아빠는 빛보증을 잘못 서고 그로 인해 재산을 몽땅잃게 됩니다. 결국 술로 자신의 마음을 달래려다 아내까지 집을 나가게 됩니다. 한결이 아빠가 술을 마신 이유는 바로 두려움 때문이었죠. 모든것을 다 잃고 새롭게 무언가를 시작해야 한다는 두려움.. 한결이는 그런 아빠의 모습을 엿보게 됩니다. 그리고 은실이를 통해 배웁니다. [겁내지 않으면 뭐든지 할 수 있다!] 아마 이 마음은 한결이 뿐 아니라 한결이 아빠 역시 새로먹은 마음이겠지요~ 책 속에서 한결이의 두려움의 대상은 [벌레]였지만 실제로는 짝꿍 은실이가 아니었을까요? 장수풍뎅이 애벌레를 가지고 공주에서 전학을 온 엽기 토끼 같은 은실이... 그 애벌레를 선물이라고 준 은실이.. 그런 은실이가 밉고 싫어 한결이는 마음의 문을 열기에 앞서 괴롭힐 생각부터 먼저 합니다. 하지만 점점 자신의 맘 속으로 들어오는 은실이.. 그래서일까요? 벌레에 대한 두려움을 없앤 한결이의 마음은 은실이에 대한 또 다른 마음으로 바뀌어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