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비아 ...잃어버린 인형 벨 이마주 54
이언 포크너 글 그림, 서애경 옮김 / 중앙출판사(중앙미디어)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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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정말 말이 필요 없는 아이지요, 올리비아는... 어쩜 그리도 제 딸아이와 닮았을까요? 전의 2편에서도 혼자 큭큭러리며 이 생각을 했는데... 이번에도 여전하네요.

올리비아의 사랑스러움이나 그림의 즐거움 같은 것은 너무나도 잘 알고들 계실테니까.. 전 이번에는 올리비아의 엄마 얘기를 좀 하려구요.

그림 속 올리비아 엄마의 표정에서는 별로 짜증스러움이나 화가 난 듯한 느낌을 볼 수가 없어요. 산만하고 엉뚱한 짓을 트럭으로 몰고 다니는 딸에게 좀 짜증이 날 만도 한데.. 엄마는 거의 언제나 무덤덤한 표정이예요. 가끔 '으이그~'하는 듯한 표정이 보이기는 하지만, 그냥 그걸로 끝. 적당한 선에서 딸과 타협을 보기도 하구요. (1권 올리비아의 끝부분에서 그날 밤에 읽어줄 책 권수를 흥정하는 모습은, 거의 우리집 풍경이랍니다.)
그래서 저는 올리비아 관찰하랴.. 엄마 관찰하랴.. 정말 눈이 바쁘답니다.

아, 그리고 책의 첫면과 마지막 면에 있는 그림요... 우리 딸은, 본문보다 그것들을 더 좋아해서.. 도대체 거기서 움직이려 하질 않아요. 빨리 읽어치우고 잠을 재우려는 엄마마음은 완전 무시죠...어찌 어찌 달래서 겨우 다 읽고 나면 또 뒷면의 똑같은 그림을 붙잡고 한 삼십 분... 절대, 마음 급한 날 읽어주면 안 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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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가게 재습격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권남희 옮김 / 창해 / 200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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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내가 하루키 골수 팬이기 때문에 오히려 조금 깎았다. 왠지.. 너무 편파적이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되어서.)

빵가게 재습격은.. 전작인 빵가게 습격과 연결이 되는 듯 하면서도 전혀 그렇지 않은 또 다른 느낌의 단편이다. 그들의 결혼 전에 이루어졌던 습격 당시의 저주라고 주장하는 아내의 관점보다는 결혼이라는 사건이 일상에 미치는 영향의 상징성 같은 것이라고 해야하나.. 하여튼 내 생각은 그렇다.

패밀리 어페어.. 가족이라는 것에 대해 언제나 조금 냉소적인 시각을 가진 하루키답지 않게 가족의 정이 배어나오는 특이한 소설이다. 가장 하루키적인 남자 주인공이 놀랍게도 여태까지와는 전혀 다른 행동을 하는 것이 낯설면서도 따뜻하고, 또 그의 소설 속에 등장하는 수 많은 와타나베 노보루들 중에서 여동생의 약혼자인 이번 와타나베 노보루의 모습이 가장 희극적이다. 재밌다..

쌍동이들.. 여기서 다시 만나니 참 반갑구나, 얘들아... 이번 편에서는 무척 신비롭게 다시 태어난 것 같아.. 출세했다, 너희들.. 코끼리의 소멸... 이 소멸이라는 단어 때문에 어찌나 고생을 했던지.. 예전에 미국에 가서 읽을 거리가 없어 영어로 된 문고판을 샀었는데.. 그때는 아직 한글로 이 소설을 읽기 전이라.. 도대체 이 단어를 어찌 해석해야 하나.. 무지하게 고민했던 기억이.. 그래도 참 멋진 소설이다. 어쨌건..

태엽감는 새.. 장편을 벌써 몇 번이나 읽었기때문에.. 흐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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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무와 게로 오늘은 시장 보러 가는 날 벨 이마주 12
시마다 유카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중앙출판사(중앙미디어)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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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씩.. 이렇게 예쁜 그림을 발견하는 기쁨때문에 그림책을 즐겨 본답니다. 이 책이 도착한 날부터 지금까지 며칠동안, 하루종일 손에 붙잡고 다녔어요. 아무 곳이나 펴서 보고.. 조금 후에 또 보고.. 얘들이 휘젓고 다니던 시장 풍경이 꿈 속에도 나올 정도예요. 이 책에 나오는 시장 같은 곳이 있다면, 정말 한 번 구경가고 싶을 정도랍니다. 천마디 말로도 표현할 수 없어요. 꼬옥 사서 보세요. 도서관에서 빌려 보지 마시구요... 여러 번 보면서 여러가지 보물들을 찾아내야 하니까요. 어린 아이에게도, 조금 큰 아이에게도 정말 즐거운 책이 될거라고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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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빠진 마녀 루시
리오넬 르 네우아닉 지음, 이진경 옮김 / 행복한아이들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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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 위니를 그리워하면서 이 책을 선택하려 한다면.. 좀 곤란할 것 같습니다. 형식은 그림동화이지만, 좀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아주 어린 아이들에게는 이해하기가 힘들겠어요.

한 번도 사랑이라는 것을 받아보지 못한 루시가 사랑을 찾기위해 필사적으로 노력을 하지만, 천천히 여러번 읽어 봐도.. 뭔가 해결책이 제시되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루시를 피하는 이유가 외모지향적이기 때문인 것 같지도 않고요. (왜냐하면 루시는 그런대로 예쁜 얼굴을 가졌다고 앞부분에서 설명하고 있거든요.) 그렇게 사랑을 찾아 돌아다니면서도 결국 무쇠같은 마음만은 변하지 않는다는 설정도 어느 정도 큰 아이들이 아니면 이해하기 힘들 듯 합니다. 결정적으로 맨 마지막에 나오는 루시의 왼수덩어리 요정 로잘리라는 캐릭터도 저로서는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 인물입니다. 몇 번을 읽어도... 뭔가 아리송한 책이었습니다. 과연 작가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인지... 잘 알고 이 책을 썼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그림은 대체적으로 재미있습니다만, 구석구석 살펴보면 역시 민감한 곳을 건드리는 부분도 있었어요. 남자끼리 키스를 하고 있는 장면같은... 역시 고학년은 되어야 읽힐만한 책이 아닐까..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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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슬개와 할머니와 도둑고양이
론 브룩스 그림, 제니 와그너 글, 최순희 옮김 / 느림보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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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에 남편을 잃은 로즈 할머니는 존 브라운이라는 그럴듯한 이름을 가진 개와 함께 행복하고 조용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로즈 할머니는 집 주변을 어슬렁거리는 까맣고 늘씬한 몸매의 도도해 보이는 고양이를 발견했습니다.

고양이에게 자꾸만 관심을 보이는 로즈 할머니 때문에, 존 브라운은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로즈 할머니와 둘이서 너무나 행복했는데... 침입자가 생기는 것이 못마땅합니다. 그래서 존 브라운은 자기에겐 고양이가 보이지 않는다고 딱 잡아 뗍니다. 그리고는 한밤중에 조용히 집 밖으로 나가 고양이에게 한마디 해 주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고양이도 만만치는 않네요. 아무 대꾸도 없이 그대로 집 주위에서 떠나지 않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존 브라운의 눈치를 살피던 할머니는 침대에 드러누워 버립니다.
'몸이 좀 안 좋구나. 이대로 누워 있어야겠어.'
'하루종일요?'
'응, 내일도 모래도 계속 누워만 있을거야.'
아침 밥도 안 주고 누워있던 할머니의 대답이 참 야속합니다.

존 브라운은 하루 종일 아무 것도 못 얻어먹은 채 할머니의 분홍색 덧신에 코를 박고 심각한 고민에 빠집니다. 그리고 마침내 최후의 한마디를 할머니에게 던집니다....사랑에 가득찬 그 말을 읽으며 눈물이 나올 것 같았어요. 음.. 사랑은 정말 이런 거구나, 하는 생각이 새삼 들었습니다. 슬프지 않으면서도 마음 속에 잔잔한 물결이 일렁이게 하는 아름다운 이야기입니다.

그림을 읽는 재미도 제법 쏠쏠한 책입니다. 사시사철 신는듯한 할머니의 분홍빛 덧신이랑, 집안 곳곳에 자리잡은 할아버지의 사진, 그리고 거실 안락의자 옆에 내내 놓여있는 스텐드형의 재떨이.. 아마 할아버지가 사용하던 거겠지요? 처음엔 뭔가 했는데.. 담배를 놓는 자리인듯한 움푹패인 곳을 발견하고서 어렸을 때 외가에서 볼 수 있었던 그 재떨이라고 결론 지어 버렸어요. 할머니가 얼마나 정이 깊은 사람인가... 보여 주기 위한 것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아, 그리고 흰 쥐도 세 마리 함께 살고 있어요.

로즈 할머니네 가족이 내내 행복하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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