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강탈, 태안 기름유출, 대선, 크리스마스같은 굵직굵직한 사건들에 매여있다보니
한 달이 어떻게 지났는지도 모르게 흘러가버렸다.  가야할 공연도 가지 못하고 봐야할
책들도 여전히 책장위에서 먼지를 뒤집어 쓰고 있는 작금의 현실을 통탄하는 중에 몇몇
매체와 사이트에서는 여전히 '올해의 책'을 발표했다. 대중의 사랑을 받았던 책들은
물론 출간 자체가 의미있었던 여러 분야의 다양한 책들이 실려있는 것을 보니 그간
참 책을 읽지 않았구나하는 반성을 하게 된다.  
 
메이저 신문사에서 선정한 리스트들은 그다지 개성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의 그저 그런
무난한 것인데 비해 시사IN에서 발표한 송년 특집 '올해의 책'은 두껍지 않은 분량 중
에서도 15페이지에 걸쳐 하나의 책만 아니라 각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낸 작품들을 여러
출판사의 편집자와 해당 전공자 및 전문가들의 추천을 받아 충실하게 싣고 있어 마음에
든다. 지난 호수를 구하려다 실패했는데 마침 정기 구독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어 도움을
구했더니 흔쾌히 빌려준 동기 조제행 'PD'에게 감사를.

http://www.sisa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704
- 하단의 관련 기사 란을 보면 각 분야에 대한 자세한 서평과 수상 이유들을 꼼꼼히 적어놓았다.
 
http://www.aladin.co.kr/events/wevent_book_m.aspx?pn=071226_media
-  알라딘은 주요 신문과 협회에서 뽑은 올해의 책을 잘 정리해두었다.

 

 

 

 

 

 

 

 


실린 책중 에서는 스스로 광팬이라 자부하는 김연수의 책과,  최장집 선생의 책만을 구입해서 읽었을
뿐 부끄럽게도 나머지는 제목마저 생소하다. 다른 매체를 보면 김훈의 '남한 산성' , 리처드 도킨스의
'만들어진 신' ,  루트버스타인의 '생각의 탄생', 장하준 교수의 '나쁜 사마리아인들', 우석훈 교수의
'88만원 세대' 황석영의 '바리데기', 등이 고루 좋은 평가를 받았다. 오늘 교보에 들러 '세계만물그림
사전'을 보니 편집자의 노력이 한 눈에 보이는 역작이었다. 사람 인체의 세부에서부터 주위의 공구들,
기계들, 거의 모든 생물-무생물체를 그림과 함께 한-영-불-독-서 5개국어로 인덱스를 달고 있어 11만
원이라는 거금이 아깝지 않다. 

 

 

 

 

 

 

 

 

자기만의 2007 올해의 책 리스트를 만들라하면 파스칼 키냐르의 새 소설집 '섹스와 공포',  고종석의
'바리에테', '1900년 이후의 미술사', 문혜진의 '검은 표범 여인', 마루야마 마사오의 '문명론의 개략을읽는다', 재출간된 박홍규 교수의 '베르그송의 창조적 진화 강독', 파스칼 메르시어의 '리스본행 야간
열차' 경향신문 출판부의 '민주화 20년의 열망과 절망', 진태원씨의 번역으로 다시 나온 자크 데리다의
'마르크스의 유령', 윤대녕의 '제비를 기르다' 정도를 추가하고 싶다. 순전히 개인적인 취향으로.
예전의 포스팅을 기억하는 독자분이나 지인들은 눈치채셨겠지만 '1900년 이후의 미술사'는 친구
들의 노작이라는 이유로도 (물론 그 질 또한 보장할 수 있지만), 그리고 올해 김수영 문학상을 수상한
문혜진 시인의 시집은 친구의 와이프라는 정말 개인적인 이유도 들어가 있다. ^^

 수습 시절에는 뇌가 굳을까봐 기를 쓰고라도 책을 보고 영화를 돌렸었는데 이제 몇 년 흘렀다고
조금 나태해진 것은 아닌가하는 반성을 하게된다.  내년 이맘때쯤에는 지금의 부끄럼이 조금은
줄어들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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