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노운
디디에 반 코뵐라르트 지음, 권수연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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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광고 문구를 보면서, "과연 어떤 반전이 있길래?..."라는 호기심에 극장에 갈 시간은 없고, 쥬 

라기 공원에서 맛 본, 영화보다 더 짜릿한 묘사의 감각이 되살아나며 배송되자마자 디팩 초프라  

박사의 '비국소적 지성'에 대한 명강의는 잠시 미뤄둔 채 액션소설은 나의 머리속에 영상을  

펼치기  시작했다. 물론 리암 니슨이 주인공인 채로... 

  

사실 첨엔, 번역이 되면서였는지, 원래 작가가 의도한 바가 그랬는지는 알 수 없지만, 기억과 실체 

의 괴리에 대한 물음은, 영상 매체를 통해 보여 줄 수 있는 방식은 거의 다 나오지 않았겠냐는 나 

의 오만함에 기인해 다소 진부하거나, 서양철학에 기대어 인상을 써가며 어려운 철학 이론이나 철 

학자의 이름을 곱씹어야 되는건 아닌지에 기인한 괜한 두려움으로 다소 무거울 수도 있겠거니하 

고  생각했다.  

 

하지만,,,, 전개되는 이야기의 빠른 템포나, 반전의 기대에 수반되는 일상적 사실에 대한 나름대로 

의 의심과 추리로 무거움은 이내 진지함과 읽는다는 즐거움으로 바뀌어 가고, 심지어는 13층,공각 

기동대,셔터 아일랜드,아이 인사이드,식스 센스,인셉션까지 나의 얄팍한 세계관에 커다란  

동심원을 그려준 영화들이 새록 새록 떠 오르며 간섭 현상을 만들어 내는데...  

점점 더 결말에 다가갈수록 조바심이 나도록 만드는 작가의 능력은 정말 탁월하다...^^ 

단지,, 읽는 중간에 느낀 색다른 놀이공원의 롤러코스터의 긴장감이, 결말을 들여다보며 느낀  

헐리우드식 상상력에  견주어 그냥 동네 도로의 아스팔트에 덜컥 발을 디딘 것 같은 씁쓸한 감이  

있었다는 건 감추기 힘들다 ...^^;;;    

- 워낙이나 식스센스의 반전이 감동과 함께 세게 박혀 있는지라 왠만해서는 책에서건  

영화에서건 반전이라는 걸 맹신하지 않는 나의 성격 탓도 있으리라,, 

그런즉, "식스센스 이후 최고의 반전..."하는 문구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아직 내가 알기로 이보다  

더한 경우는 식스센스 이후로 못봤으니깐...-

결말로 나온 반전의 주요리 보다는 코스요리의 묘미에 집중하면 더없는 즐거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작가가 던진 화두, 즉 나를 형성하던 기억이 모두 거부된다면 나란 존재는 무엇이 되나?라는 질문 

에 대한 나름대로의 사색도 분명 읽는 즐거움에 풍미를 더하리라 믿는다...  

영적인 판타지나 초심리학이 품고 있는 심령적 요소들을 철저히 배제하고 의학적, 과학적 관점에 

서의 순수한 사유와 사고만으로도 충분히(최면은 일종의 부가적인 장치로만 본다면...) 지적인 유 

희도 즐길만하다..  

덧붙이자면,, 사실 지금의 뇌과학이 밝혀주는 사실들은 소설과 환상을 능가하는데가 있으며, 

잠재의식을 타고 들어가자면 기억이라는 건 나를 이루는 작은 일부분이며, 내가 보는 노란색은  

다른 사람의 빨간색일 수도 있다는 철저한 상대적 개념이 더해지면 불가의 '일체유심조'가  

그냥 빈 말이 아닌 것 같아 보인다... 공각기동대의 주인공 소령은 이미 물질적 현상세계에선  

자신의 존재가 비치지 않음에도 가상현실에선 거의 세상의 모든 정보를 공유한다... 

매트릭스에선 심지어 그 둘이(가상 현실과 실제) 다르지 않다!! ...  

데카르트가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라는 결론을 내리기까지 수 없이 많은 사유와  

고뇌가 있었겠지만, 그 말이 인생의 답은 아니듯이,,  

기억과 존재사이의 관계 역시도 완전한 등식이 성립하는 것도 아닐것이고,  

완전히 부정 할 수 있는 아무런 이유도 없다... 내 인생을 비추어 보면... 

어쨌거나, 별 4개는 존재와 인생을 생각하게 해준 고마움의 표시이자 또한 아쉬운 결말에 대한  

나의 느낌이다... 

책을 덮고서 문득,, 아! 롱키스 굿나잇 ... 나만 그렇게 생각한 걸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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