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로 글목을 돌다 - 2011년 제35회 이상문학상 작품집
공지영 외 지음 / 문학사상사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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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영이란 분은 사실 내겐 낯선 작가였고 지금도 그러하다.      

그렇다고 유달리 여류작가의 글에 대한 어떤 선입견이나, 때론  지나치게 섬세한 문체에 대한 거부감과 거기서 나오는 미사여구에 대한 식상함을 가져서 그런건 아니다. 이런 요소는 각 개인의 스타일이다. 때론 오히려 많이 많이 유명한 남성 작가분들의 글에서 더욱 그러할 수도 있는 일이고 실제로 나는 그 글들을 재밌게 읽으면서도 그러한 '묘사'가 가져오는 글의 한계와 초라함에 민망해하며 슬그머니 페이지를 넘겨버린다... 시가 주는 오묘함에는 찬탄하지만 소설에서 나타나는 시적인 어구들을 왠지 나는 받아들이기 힘들다.

오히려, 여류작가들은 아기자기하게 이끌어가는 얘기가 더욱 재밌다. 일례로 오현종 작가의 '거룩한 속물','본드걸 미미양의 모험','외국어를 공부하는 시간'등... 사실, 이 분의 블로그에 들렀다 글을 남겼는데 다음 날 친절하게 댓글을 남겨주어서 더욱 기억에 남는다는 점은 부인 못하겠다... ㅡㅡ;;;  

여하튼, 내 성격상, 유명하다는 건 하나의 '유행'이고 한 번 흐름을 타면 너무도 쉽게 몰려가 버렸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 급속히 냉각돼 버리는 그 '유행'을 싫어하고 못 미더워 하는 탓에 영화도 1000만 관객이 들었다는 소문만 들었지 실제로 눈으로 확인한 예는 거의 없다.. 

"공지영"이란 이름도 내겐 그랬다. 내가 알고 있고 그 얘기의 허구성과 나의 상상력을 절묘하게 결합시켜주는, 그래서 오히려 은근히 아직 내가 신세대라고 느끼게끔 해 준 작가들은 그 서사적 구성의 참신함과 영화를 보는 듯 빠지게 한 김경욱,박민규,이기호 등등이다... 근데,,, 

소설은 들려줄 이야기로만 만들어지는게 아니란 걸 되새김질 시켜준 작품이 바로 이 "맨발로 글목을 돌다"였다.. 진도가 이렇게 더디게 나간 문학상 단편도 처음이었다.. 읽기라는 행위 자체가 유일한 새벽의 낙인 나에게는 더더욱이나.. 대체 제목부터가 맥이 안 짚혔으니 말이다.. 대체 작가는 뭘 얘기할려고 하는걸까? 줄거리를 적는다면 얘기 구성은 되는걸까? ...  

하지만, 중반부를 넘어 후반부로 넘어가면서 너무나 추상적이어서 안개와도 같던 멍함에 갑자기 명료함이 모습을 드러냈는데,,, 그건 시각적으로 펼쳐지는 이미지가 아니라 명상의 도중에 느끼는 말 그대로의 "느낌"이었다... 작가가 고뇌하던 문제의식, 글에 대한 인식과 또 고뇌... 거기에 흐르는 의식의 흐름... 역시, 작가는 어떤 형태로든 "이야기"를 "만드는"분들이구나 !!! 더욱이 많은 설명이 없는데도, 혼자만의 독백으로도 다 드러내고 보여줄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그런 분들... 

바로 뒤의 자선 대표작 '진지한 남자'는 또 다른 묘미를 보여준 단편이다. 재미있다^^ 

소설은 무조건 재미있고 봐야한다는 나의 철칙이 조금은 수정될 필요도 있겠구나하고 느낀 작품이었으며, 글이란 유한한 틀을 가진 무한한 내용물을 담는 상상의 그릇이란 생각을 해 본다... 

앞으로도 공지영님의 활발한 활동과 문제의식을 기대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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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영 2011-02-24 2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상문학상 2011에 공지영님이 대상을 타셨군요.
개인적으로 좋아하고 응원하는 작가님인데...얼른 읽어봐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