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차이 - 세상에서 가장 힘이 센 운의 비밀
한상복.연준혁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0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사진)700년만에 핀 연꽃- 

 어느날, 후배녀석 하나와 당구를 치고 있었는데, 그날따라 유달리 "재수"가 좋게 점수를 딴 공이 많았다. 후배는 연신 어이없어 하면서도 투덜거렸고 가만히 구경을 하던 당구장 주인 아저씨 왈 "실력이 있는 것보다도 재수가 좋은게 더 좋은겁니더" ... 후배의 투덜거림은 더했지만 난 미소를 날리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운"이란게 그런것인가보다 하고, 비교적 소소하게, 내기에서 이기거나, 오랜만에 만난 동기들과 카드놀이에서 이기거나,아니면 술내기 당구,,, 편의점에 들러 잔돈을 바꾸다 우연히 보이는 즉석복권을 긁었는데 계속 천원이 당첨되고,,, 뭐 그런 종류의 작은 즐거움만을 생각했는데,,  

이 "운"이라는 녀석은 생각보다 더 광범위하고 그 모습도 다양했다. 다른 여러책에서 이야기되는 내면의 목소리, 직감, 직관, 순간의 번득임, 내면의 안내자 등등 ... 어떻든 인생 전반에서 알게 모르게 우리를 웃게하고 때로는 안쓰럽게 만드는 주인공이었다. 

번역판으로, '운,인생을 지배하는 보이지 않는 힘'이란 책을 읽은 적이 있는데, 그 책은 지금 현재로선, 라스베가스에서의 행운아들과 불운아들에 관한 잭팟 이야기밖에 기억이 안나는데, 아마도 번역판이라는 한계와 운에 대한 너무 추상적인 접근이 나머지 기억들을 지워버린게 아닌가 싶다. 

그에반해, 이 책은 아주 구체적이다. 우리나라 성공학 관련서의 한 특징인 것도 같은데, 이야기식으로 예화의 전개가 잘 되어 있고, 많은 것을 한꺼번에 쏟아내다가 길을 잃어버릴지도 모를 구성에 많은 공을 들인 듯 하다. 쉽게 와 닿는다. 더군다나, 무조건 이렇게 따라가라 하는 강압적 스트레스도 적은 편이다.  

- 이 부분은 자신감의 결여보다는 이런 추상적 문제에 조금은 더 객관성을 부여할려는 작가들의 배려라고 보면 좋을 듯 하다,,, 아니면 독자들로 하여금 조금 더 생각할 여지를 주는 일종의 장치로 보아도 되고... "시크릿"을 전후해서 나온 우리나라의 많은 성공학 서적들이 실수(?)했던 부분이기도 한데, 뭔가를 공식화 시키고 이것이 전부이니 무조건 해라 하는, 그래서 독자들은 나타나는 결과에 더 큰 실망을 하고, 다시 '인생은 피땀흘려 일해야만 한다'라는 일상생활속의 다람쥐 쳇바퀴식 진리로 되돌려 버리고 말았던 것 말이다 -   

본론으로 다시 와서, 이야기들 자체가 재미도 있거니와 꽤 교훈으로 받아들이고 바로 실행할 수 있는 사례도 많다. 그런데 아쉬운 점은 제목 그대로 '보이지 않는 차이'와 지금 로또 복권을 들고 번호를 맞춰보려는 사람들 대부분을 좀 더 쉽게 이어줄 연결고리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과학적 설명까지는 무리더라도 무의식이 작용하는 논리적 메커니즘 정도라도 언급을 했더라면, 왜 중요한 결정의 순간에, 우리는 우리 자신의 속에 있는 자아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지 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행운"으로 작용하는지 정도는 더 쉽게 이해되었을 테니까 말이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재밌고 귀중한 자료들을 예화로 꾸민 부분들은 하루에 짬을 내어 밤에만 책을 읽는 대부분의 독자들에게도 순식간에 몇 페이지를 몰입하게 만든다... 단, "주역"의 계사전이나 "세렌디피티의 법칙"을 읽거나 아시는 분이라면 일종의 데자뷰를 느낄지도 모르겠다. 

천명(天命)을 읽고 거스르지 않으며 오히려 복을 잘 다스리고 인생의 위험요소인 화를 지혜로써 풀어가는 최고의 처세술인 주역의 가르침이 눈에 바로 들어오고... 결국, 운이란 정신적 노력도 중요하지만 결심과 신체적 노력을 동반해야 한다는 진부한 진리도 강조하고 있다..  

결국, 중간 지점을 택한 것 같다. 잘 여문 감을 따기 위해 미련스럽게 나무를 베어야만 하는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그 아래서 입을 벌리고 언젠가는 떨어질 걸 기다리는 게으름뱅이도 되어서는 안된다는 .. 먹고자 올라가려고 하면 누군가가 사다리라도 가져다 줄거라는 얘기 같다..  

좋은 책인 것은 맞다. 적어도, 아직 인생이 대체 무엇이고 어찌 굴러 가는지를 모르는 나에게는 하나의 지침서가 되어서.. 하지만 뭔가 딱 부러지는,, 그래서 확 끌어당길만한 내용은 2% 부족하다.. 그건 아마도 이 책이, 작가들이 줄 수 있는 건  인생의 모든 것이 아니라 일부분이고 정답이란 것 자체가 없기에 혹은 내가 가져 갈려는 욕심이 너무 컸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것도 아니면 내가 너무 아둔해서 던져줘도 모르는 것일 수도 있겠다 ^^ ... 

어쨌든 이 책을 덮고나서 나에게도 행운만이 가득한 일들이 가득하길 바란다..                  

나의 글을 읽으신 모든 분들도 ... 똑같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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