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그림자
로버트 D. 카플란 지음, 신윤진 옮김 / 글누림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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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유럽의 그림자>는 책에서도 설명하고 있듯이 책의 저자 로버트 D. 카플란의 루마니아 여행기이자 역사기록이며 회고록이다. 하지만 단순한 여행기, 역사기록, 회고록을 너머 지난 30년간 이루어진 저자의 연구 결과물로 루마니아의 근대사라고 할 수 있다. 루마니아? 번역자도 책의 마지막에서 말하고 있지만 나 또한 루마니아에 대해서 아는게 별로 없었다. 그저 번쩍 떠오르는게 있다면 번역자와 비슷하게 “드라큘라” 정도? 그렇기에  책을 통해 루마니아의 어떤 모습을 보게 될지 기대가 되었다.

1장 <1981년 부쿠레슈티>에서는 냉전시대 공산주의 치하 아래에서 신음하는 루마니아의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2장 <2013년 부쿠레슈티>에서는 30년이 흐른 후 방문한 루마니아의 변화와 그 속에서 마치 정체성이 사라진 듯 보이는 루마니아의 모습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3장 <라틴 비잔티움>에서는 루마니아의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고 4장 <바라간 스텝>에서는 루마니아의 지리적 위치에 대한 역사적 고찰을 읽을 수 있었다. 5장 <거대한 유대인 공동묘지>에서는 2차 세계대전이 할퀴고 지나가 언급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유대인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었고 6장 <흑해의 틈>에서는 루마니아의 인접국가인 몰도바 나라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었다. 7장 <카르파티아 산맥을 넘어서>에서와 8장 <어부의 요새>에서는 루마니아의 북부 산악지역인 트란실바니아, 마라무레슈 등의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이 책 <유럽의 그림자>을 읽으면서 루마니아가 강대국들 사이에서 살아 남기 위해 얼마나 치열했는가를 엿볼 수 있었다. 그 치열함은 종종 모호함, 기회주의라는 말로 표현될 수도 있지만 단순하게 모호하다고 기회주의라고 몰아붙일 수만은 없는 그 복잡한 속내는 책을 통해서 직접 확인해 보면 좋을 것 같았다. 책 속의 루마니아를 만나며 여러가지로 우리나라가 대비되었다. 국민들 대다수가 농민이었다는 점, 강대국들 틈바구니에서 열국들의 침략이 잦았다는 점, 공산주의 체계를 거쳤다는 점(북한이 아직도 공산주의 체제 속에서 신음하고 있다는 점) 등 여러가지 면에서 우리나라가 오버래핑되었다. 특히 과거 공산주의 체제 속의 루마니아를 보면서 지금 우리가 대치하고 있는 북한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 볼 수 있었다. 현 정부가 친북정책을 펴는 것이 영 불안한지라 우리나라가 더 대비되었을지도 모른다.

아무튼 이 책 <유럽의 그림자>을 읽는 내내 한편의 모노 영화를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공산주의체제 하의 루마니아를 보며 또 시간이 흐른 뒤 그 잔재들을 보며 회색의 차가운 콩크리트로 표현하는 저자의 표현만큼 루마니아가 겪어 온 역사는 힘들고 암울했던 것이다. 이렇게 이 책을 통해서 살아 남기 위해 치열했고 공산주의가 지배했던 나라의 실상을 보았고 이제 근대화를 이루려고 몸부림치는 루마니아의 현실을 엿볼 수 있었다. 이 책은 공산주의 치하 아래에서의 루마니아만을 다루는 것이 아니지만 강렬한 인상 때문에 차갑고 암울한 느낌이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어쨌껀 암울했던 루마니아의 역사였지만 이제 그 잿빛 역사 속에서 희망을 일구고 있다. 때로는 방패가 때로는 창끝이 되어야 했던 루마니아. 그 가운데서도 꿋꿋이 살아남은 루마니아. 루마니아가 구 소련의 공산주의 그늘에서  오랫동안 그림자, 음지였기에 책의 제목이 <유럽의 그림자>라고 생각되었다. 하지만 암울했던 과거는 뒤로 하고 이제 서서히 그 그림자, 그 음지에서 벗어나려 하고 있는 루마니아. 그 루마니아에 힘찬 응원을 보낸다.

p.s.  참고로 216쪽 두번째 세번째 문단, 406쪽 첫 번째, 두 번째 문단나누기가 잘못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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