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에 지다 - 하
아사다 지로 지음, 양윤옥 옮김 / 북하우스 / 2004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시무라 간이치로
껑충 큰 키에 구부정한 뒷모습, 난부 사투리의 친근한 말투, 베시시 웃는 잘생긴 얼굴, 허리춤의 낡은 수건, 추운 날씨에도 언제나 같은 홑겹의 옷, 오래된 야윈 칼, 진심으로 가르침을 베푸는 진정한 스승이지만 한편으로는 백정으로 불리울 수 밖에 없는 운명, 돈을 얻기 위해서라면 안쓰러울 정도로 무엇이든 하는 남자, 고향을 그리워하는 남자, 몇년동안 얼굴도 못 본 가족자랑에 행복해하는 남자, 처음 만난 순간부터 한결같이 아내를 사랑하는 남편, 하나뿐인 딸을 떠올리며 모든 고통을 잊는 아빠, 아버지의 예쁜 손가락을 물려받은 큰아들은 아버지의 뒤를 따르고 평생 얼굴한번 못본 막내는 아버지의 이름과 뒷모습을 물려받는다. 그를 아는 사람들은 그를 그리워한다. 몸안의 피는 모두 가족에게 베풀고 자신을 위해선 눈물 한방울을 남긴 평범하다기엔 너무 착하고 바른 사람. 그런 그가 탈번을 한 것은 그것이 선택의 문제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간이치로가 아름다운 건 그 사람이 그럴듯한 거창한 대의명분이 아니라 오직 가족들을 위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義士라고 불러도 부끄럽지 않은 것이다.

쇼군이니, 번이니, 막부니, 신센구미니, 뭐가 지명이고 인명인지도 헷갈리는 나같은 사람이 읽어도 금세 분위기가 파악되는 서글서글한 글솜씨. 문장 하나하나는 소박해보이지만 그 소박한 문장들이 모여 만들어진 책이 주는 감동이 거...참...! 솔직히 내 취향이라기엔 너무나 감상적으로 꽉 조여진 소설이지만 감동받지 않았다고는 말 못하겠다. 이런 얘기는 뻔하다구~라고 투덜거리면서도 책을 내려놓을 수가 없다. 으...리뷰를 쓰기가 너무 힘들다. 내가 대체 뭔 얘길 하려고 하는 지도 모르겠다...으...불쌍해서 울고, 슬퍼서 울고, 슬픈 인간들이 안타까워서 울고, 그 안타까움이 화가 나서 울고...어찌나 울어댔는지 눈은 퉁퉁 붓고 열심히 풀어댄 콧속엔 물집까지 생겼다(아, 쓰라려~). 읽은지 며칠이 지났는데도 문득 떠올리면 마음이 울컥 치밀어오르고 호흡이 거칠어진다. 그래서 그게 억울해서, 이런 신파 특히나 남자들만의 신파, 좋아하지 않지만 절대 내취향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별을 다섯개 줄 수 밖에 없다. 이 못된 아사다 지로의 소설은 다시는 안읽을테다! 흥! 흥! 흥!(진짜루?)


댓글(5) 먼댓글(0) 좋아요(2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룸 2005-08-27 0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그럼에도불구하고 읽어보심 진짜 후회는 안하실꺼예요!!

미완성 2005-08-27 0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이 책 정말 좋죠?

어룸 2005-08-27 0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맞아요!! ^^

2005-08-27 13: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어룸 2005-08-30 0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흑...글케말씀하심...재주없어도 쓴 저는 어떡하라구...ㅠ.ㅠ
어서 쓰셔욧!!!!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