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적으로 관계가 멀어지는 원인은 이전에 너무나 가까이 '융합'하여 지냈기 때문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태도의 밑바닥에는, 두 사람의 의견이 똑같은 것이 가장 좋은관계라는 생각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나누어질 수 없는 단위를 뜻하는 이 융합 상태는 퇴짜나 비판, 거절로 인해 깨어집니다. 특히 자존감이 약한 사람들이 이 융합 상태를 추구하는 편인데, 그들은 외부의 확증을 받아서 그 힘으로 자기의 자존감을 확립하려고 합니다. 여기서 확증이란 남들의 호불호가 자기와 같음을 뜻합니다. 비판, 이견, 거절, 그 밖에 자신을 남과 갈라놓는 것은 모두 남과 일치를 이루고 있다는 환상을 깨어버림으로써 그에게 현격한 거리감을 맛보게 합니다. 이것이 바로 자존감이 약한 사람들이 마음을 다칠 때 격렬한 반응을 보이는 이유입니다. 단순히 상대가 자기를 거부한다고 느끼기 때문이 아니라, 이렇게 퇴짜를 맞음으로써 자신이 버림받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맛보게 되는 것이 실은 더 큰 원인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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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세미나에 참석했던 한 부인이 이런 말을 하더군요. 마음이 상할 때면 "나는 지금 몇 살로 느끼고 있지?"하고 물어본다고요. 그러면 곧장 마음속의 아픈 곳, 마음상함을 일으킨 배경이 되었던 불안의 뿌리에 가 닿게 되더라는 것입니다. 처음 마음을 다쳤을 때의 나이, 그 나이가 바로 정신적으로는 현재의 나이입니다. 따라서 상담치료에서는 최초로 정신적 타격을 입은 때가 언제였는지 알아내는 것이 매우 도움이 됩니다. 그래야 내담자로 하여금 그 다음에 오는 부차적인 마음상함이 무엇 때문인지를 확실하게 알게 할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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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촉이라는 진행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바로 새롭고 창조적으로 일어나는 일들을 기꺼이 경험하고 놀라운 일들에 대해 마음을 여는 동시에, 집착하지 않고 신뢰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자아라는 것은 완성품으로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출생과 죽음 사이에서 끊임없이 발전하고 변화하는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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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감을 표현하는행동 양식은 그 내용에 따라 다음의 네 가지로 측정해볼 수 있습니다.
1. 헤어짐에 대한 불안
2. 가까워짐에 대한 불안
3. 믿을 만한 인간 관계의 결여
4. 독립(간섭받지 않기)에 대한 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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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에 대한 지나친 희구는 결과적으로 의존 상태를 잘 견디지 못하고 남과의 관계에서 책임지기를 거부하는 현상을 보이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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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이 유대감에 대한 확신이 마음의 상처 때문에 줄어드는 경우도 있는데, 정서적 착취라고 설명했던 경우에서 이것이 잘 나타납니다. 자기가 가장 좋아하고 가깝게 느꼈던 사람에게 신뢰를 주었다가 배반당한 아이는 자신의 느낌과 지각을 불신하게 됩니다. 따라서 자신의 인격과 요구가 이해심 있게 받아들여지는 경험을 하기는커녕 거꾸로 부모의 욕구를 채워주는 사람이 되어갑니다. 그 결과 인간 사이의 유대란 것을 믿을 수 없게 되어 다른 사람의 반응에 얽매이게 되지요. 결국 마음을 다칠 가능성이 무척 높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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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에서나는 여러분과 함께 어떤 실습을 해보려고 합니다. 마음상함을 겪는 일이 육체적 차원에서 흔적을 남긴다는 사실, 또 그런 현상이 과연 어떻게 일어나는지를 여러분이 직접 경험해보게 하는 것이 이 연습의 목적입니다.
자. 이제 여러분이 마음을 다치는 상황을 상상해보십시오. 거부든 비판이든, 누군가가 한 말이든, 아니면 그저 마음에 거슬리는 어떤 상황이든, 어떤 것이어도 좋습니다. 방금 일어난 일이어도 괜찮고 아주 오래 전 일이라도 상관없습니다. 어쨌든 그 일 자체에 정신을 집중해보십시오. 그게 언제였습니까? 그때 당신은 몇 살이었고, 어디 있었나요? 당신의 마음을 아프게 한 사람은 누구였나요? 그 일이 일어났던 당시, 다른 사람들도 그 자리에 있었나요? 그 장면은 어떻게 끝이 났나요? 그 일이 있은 후 당신 마음을 상하게 한 사람과 당신의 관계는 어떻게 변했나요? 당신의 상황을 되도록 생생하게 눈 앞에 그려보십시오. 그래야 당신의 상처난 마음을 다시 체험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 당신의 몸을 주의해서 살펴보십시오. 당신은 지금 어떻게 앉아 있습니까? 편안한 자세입니까? 아니면 잔뜩 긴장해 있습니까? 빳빳하게 당겨지는 것은 어느 근육이고, 아픈 부위는 어디입니까? 꽉 힘을 주고 있는 곳은 몸의 어느 부위입니까? 숨쉬기는 어떻습니까? 얕고 밭은 숨이니까? 아니면 깊은 숨입니까? 옛날의 마음아팠던 일을 기억해낼 당신의 몸이 어덯게 반응하는지 느길 수 있습니까? 몸에게 한번 물어보십시요. 이 기억을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 그리고 몸의반응을 잘 관찰해보십시오.
이제 이 체험을 집약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몸이지금 취하고 있는 자세를 강화시켜보십시오. 이로 인해 아주 크게 영향을 방아서 우리가 '힘을 잔뜩 주는' 곳은 몸의 어떤 기관, 어느 근육이니까? 팔다리 어느 부분입니까? 마음이 언잖을 때 몸은 아주 여러가지 방법으로 반응합니다. 숨이 갑자기 느려지거나 멈출 때가 있는데, 이 경우에는 가슴이 압박감을 느끼게 됩니다. 등이나 뒷목 또는 사지가 뻣뻣해지거나 어깨가 치켜 올라가기도 합니다. 위가 사방에서 조여들거나 위벽이 떨릴 때도 있는데, 이는 주로 불안할 때 생기는 현상입니다. 시선이 경직되고 심장에 통증이 오며, 가슴 부위가 땡깁니다. 목구멍에 덩어리가 하나 결려 있는 건, 슬픔이나 화를 나타냅니다.
몸의 경직 상태나 당신의느낌을 분명히 감지한 다음에는, 다시몸을 편하게 하십시오.아까와 지금의 상태 차이를 분명히 인식하면서, 숨쉬기에 주의를 집중해 보십시오. 몸의 자세를 변화시키는 데 따라 당신의 느낌도 변해가는 것을 눈으로 보듯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이 실험을 통해서, 당신이 마음에 상처를 받을 대 몸의 어느 부위가 어떤 식으로 그것을 표현하는지 체험했으리라 믿습니다. 마음상함이 표출되는 방식은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어떤 경우에도 공통점이 있습니다. 즉 몸 전체가 퍼뜩 놀라면서 방어와 보호 준비를 갖춘다는 것입니다. 마음의 상처가 아무 흔적 없이 우리 의 몸과 마음을 스쳐 지나가는 법은 없습니다. 몸 어디가 뻣뻣해지거나 아니면 정말 병이 되어서라도 마음상함은 눈으로 볼 수 있도록 물질화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