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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경찰관이 전하는 아이들은 죄가 없습니다
최승호 지음 / 가나북스 / 2025년 5월
평점 :
10년을 현장에서 아이들과 학부모, 선생님과 관련된 모든 사람들을 만나온 현직 경찰관의 이야기다.
저자는 10년째 이 일을 하며 보호자와 위치 청소년들을 만나온 베테랑 학교전담경찰관이다. 2015년 9월부터 2024년 2월까지 8년 6개월간 학교전담경찰관을 했고 지금은 인천 가정법원 위탁 보호 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한 마디로 학교폭력 관련 분야에서는 뼈가 굵은 경찰관이며 두 아이를 가진 아이의 아버지이다. 평범한 부모의 입장이기도 하고 경찰관의 입장인 한 저자의 살아 숨쉬는 경험담이다. 학교 폭력과 청소년 범죄 예방에 대한 책을 쓰고 싶었다는 저자는 프롤로그에 하고픈 말을 한 마디로 정의한다. '아이들은 죄가 없다. 어른들이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신경을 써야 한다.'라는 그 마음으로 이 책이 작은 변화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그대로 책에 담겨 있다. 볼드체의 큰 파란색 글씨로 딱 한 마디의 문장이 눈에 띈다.
'아이들은 죄가 없습니다.'라는 문장이다.
먼저 책 표지를 들여다보자. 파란 표지의 노란 제목, 오른쪽 하단에 무릎을 끌어안은 아이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차례에 4개의 장에서 제목 앞에 '아이들은 제가 없습니다'라는 문장이 계속 반복되고 있다.
1. 아이들을 죄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저자에게 아이가 있냐? 결혼은 했느냐? 물었던 한 학부모의 사연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말다툼하고 욕설과 어깨를 밀치고 발로 차고 해서 학교폭력 가해자 학생으로 신고 당해서 억울하다는 엄마의 전화 내용이었다. 결국에는 관련 학생 간 화해로 종결되는 결론에 이르는 과정에서 어떤 SPO(School Police Officer, 학교전담경찰관)를 만나느냐에 따라 결과나 재범방지 측면어서 차이가 난다는 것을 강조했다. 전문 상담사나 교사도 아니지만 합당한 조치를 취하고 향후 재범 방지를 할 수 있는 예방을 할 수 있다는 내용에 공감한다. 그런 의지를 가진 사람의 행동은 다른 결과를 만들어 낸다.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가해학생 선도조치를 점수로 나누어서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 표로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한 28페이지의 표와 대한민국 법원 전자 민원센터의 보호처분 요약 표 있는 36페이지를 그런 진행과정이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는지 알 수 있다.
여기서 꿀팁, 카카오톡 말고 'M'를 확인하라는 실전 노하우도 알려준다. 'M'은 페이스북메신져(페매), 인스타그램 DM 등 sns 메세지를 더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크로스 체킹 해야 함도 보여준다. 실제로 내가 아는 학생들은 디엠이나 페메를 더 많이 선호한다.
여러 사례들을 통해서 실제로 아이가 범죄를 하지 못하도록 부모의 관심과 애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수십 차례 강조한다. 기존 부모 세대의 시선으로 학교폭력이 어디까지인지를 인지하지 못하고 '상대 학생에게 신체, 정신, 재산적 피해 행위를 입히면 학교 폭력이 성립한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는 경우도 자세히 알려준다. 그리고 가해학생과 가해학생의 똑같은 말투와 행동을 담은 글은 아이가 누구를 보고 배우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사례는 실화다. 나도 실제로 본 적 있으니까.
2. 아이들은 죄가 없습니다. 자세하게
2장에서는 조금 더 세세하게 학교폭력과 학폭위, 범죄 예방교육, 실태조사, 가정법원 위탁 보호 위원의 순서로 진행된다.
꿀팁 하나, 피해 학생 측과 상담할 때는 담임선생님보다 학교폭력 담당교사에게 선상담, 후 학폭위의 순서로 해라.
학교에만 접수한 경우- 관련 학생의 분리조치 후 사안 접수를 한다. 조사 후 학교장 자체 해결 아니면 학폭위 개최 후 심의 의결을 한다.
경찰에만 접수한 경우 - 상담전화 117(24시간 가능), 문자 신소 (#0117), 112 신고, 경찰서 방문 접수 후 1차 상담 후 해결 또는 TPO에 연계로 이루어진다. 이때는 보호자 연락처 묻고 연락 후 신고자에게 연락한다는 점은 그래도 우리나라의 학교폭력에 대한 과정이 피해자에게 더 배려하는 과정이라고 생각되었다.
특히, 가스라이팅에 대한 부분이 가장 신경 써야 하는데 여학생 보호자들은 더 주기적으로 확인하라고 한다. 여학생들은 신체적 폭력 보다 가스라이팅, 험담, 저격 글 등 정신적 폭력이 더 치명적이라 신경 써야 함을 강조했다. 몸으로 다친 건 낫지만 마음이 다친 건 회복이 더디고 트라우마까지 가니까 더 주목해야 한다.
2장 마지막에 5건의 학교 폭력 실태 사례를 소개했다.
3. 아이들은 죄가 없습니다. 끊임없이
보호자들이 자녀에 대한 관심과 사랑의 표현들도 보호자 말고 자녀의 입장에서 해석하길 당부한다. 보호자의 관심이나 사랑은 자녀들에게 잔소리와 추궁으로 받아들 일 수 있다고 말한다. 이 장에서는 문제 부모가 있고 문제 아이가 있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다. 부모의 일관적인 양육태도가 중요한데 그게 가장 육아에서 가장 힘든 것이라는 것을 엄마인 나도 안다. 그렇지만 정말 늘 스스로에게 엄격한지부터 되돌아봐야 한다. 그렇지 않을 때 아이의 세상은 흔들린다.
4. 아이들은 죄가 없습니다. 정말로
이 장에서는 '거창할 필요 없는 부모 교육'이라는 부분이 가장 공감이 가는 부분이었다. 먼저 아이의 말을 들어보라.
자녀에 대한 부모의 훈육과 책임을 저버리면 청소년 비행, 범죄 문제는 우리 사회가 떠안게 된다. 그러기 이전에 자녀의 이야기를 들어보라는 것을 가장 많이 강조한다.
실제의 예를 들어보면, 아이가 학교 다닐 때의 일이다. 사소한 일이었는데 좀 커졌다. 아이의 친구가 아빠가 무서워서 학폭위에 가게 된 것 아무런 말도 안 했다. 학폭위가 열렸을 때 그제야 이야기를 한 거였다. 미리 알았으면 서로서로 이야기해 볼 텐데 그럴 시간 여유도 없이 불려나간 아이의 아빠는 복도에서 머리를 감싸 쥐고 어쩔 줄 몰라 했다. 결과에 상관없이 그 아이의 아빠는 아무것도 못 해보고 다른 학부모와 피해 학생과 말도 한 번 못 해 보고 그냥 학폭위 결과를 받아들여야 했다. 그래서 사춘기 때 부모와 혹은 부모 중 한 사람이라도 관계가 좋으면 무슨 일이 터졌을 때 해결이 가능하다. 하지만 부모와의 관계가 안 좋으면 손쓸 수도 없이 마지막 단계에서 아이가 알리면 피해자든 가해자든 서로 이야기해 볼 수조차 없는 경우를 많이 봐 왔다. 무엇보다도 부모와 자녀와의 관계가 가장 중요한 것이다.
공부 중요하지만 내 아이만큼 중요하지는 않다. 공부는 시기를 놓치면 나중에라도 따라갈 수 있다. 재수를 해도 되고 또 휴학을 해도 되지만 내 아이의 그 시간은 돌아오지 않는다. 그래서 아이가 사춘기라 그렇다 하기 전에 내 아이와 얼마나 대화하고 있는지를 돌아보라고 말하고 싶다. 나도 아이를 키웠지만 나의 아이는 하나의 다른 인격체다. 그러니 인격을 가진 한 사람으로 대해야 한다. 내가 낳았다고 해서 나의 것은 아니다.
이 책을 읽으며 든 생각은 문제 부모 밑에 문제아가 생긴다는 것이다. 이 책을 읽는 순서를 정하자면 부모, 선생님, 관련 관계자들이 읽어야겠다. 너무 주제가 무겁다고 생각해 손이 잘 안 갈 수도 있다. 하지만 초등 고학년, 중고생을 키우는 부모는 한 번 읽어볼 필요가 있다. 독자의 입장으로 보면 이 책 자체가 부모교육의 하나라도 본다.
내 아이가 그런 일이 지금 당장 겪고 있는 게 아니라고 해서 먼 일이라 생각할 수 있다. 교우관계에서든, 학교생활에서든 언제 어디서라도 학교폭력은 생길 수 있는 거니까 한 번쯤 읽어보기를 권한다. 왜냐하면 요즘 아이들의 SNS 활동으로 친구의 친구, DM과 페메를 하는 친구는 곧 모두 내 친구라고 생각하는 아이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욱 더 많은 일이 생기기도 한다. 과거의 부모 세대는 동네친구가 친구였지만 지금의 아이들은 친구의 바운더리가 훨씬 더 넓다. 그래서 같은 학교, 같은 동네에 국한되지 않는다.
한 줄 평, TPO 경찰관의 눈으로 본 아이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학교폭력의 실체를 읽고 부모로, 선생으로 말고 그냥 한 인격을 가진 아이의 눈으로 이 책을 읽어보라고 조언하고 싶다.
혹여 책의 내용을 다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상담전화 117, 이거 하나는 메모하자.
© 자소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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