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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에 한 도시 2 - 에어비앤비로 여행하기 : 남미편 ㅣ 한 달에 한 도시 2
김은덕.백종민 지음 / 이야기나무 / 2015년 5월
평점 :
신혼부부가 이 년의 기간동안 직업도, 집도 없이 세계 여행을 다닌다는 것을 우리나라 사람은 어떻게 생각할까? 아마 철없고 어리석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대학 생활동안 모아놓은 돈으로 유럽여행을 홀로 64일동안 다녀왔을 때도 "대단하다."라는 말 말고도 "나 같으면 그 돈으로 차를 샀겠다."라던지 "그 돈이면 명품백을 두개는 샀겠네!"라는 소리를 듣기도 했으니... 고기도 먹어본 놈이 잘 먹고 여행도 다녀본 사람이 그 맛을 안다고 나는 이 책의 저자들이 정말 부러웠다. 2년이라니, 게다가 인생의 배우자와 함께!!!
피터팬의 원더랜드처럼 남미는 어릴적부터 나에게 환상과 미지의 대륙이었다. 건강미 넘치는 청년들의 열정이 넘치는 곳, 천혜의 자연 환경을 가진 곳이라 생각하여 죽기전에 꼭 가고 싶은 곳 중 하나였다. 그 동안 20개의 나라를 여행하였고 버킷리스트의 네 나라 중 아직 브라질만 다녀오지 못해서 더 이 책에 끌렸는지 모르겠다.
스페인에서 크루즈를 탑승하여 대서양을 건너 뉴욕으로. 그리고 비행기와 크루즈로 남미의 첫번째 나라 칠레에 입성한다. 칠레를 시작으로 파타고니아(아르헨티나와 칠레의 남족 끝 부분을 통칭, 저자는 푼타 아레나스와 푸에르토 나탈레스, 토레스 델 파이네 국립공원과 엘 칼라파테를 갔다.), 소고기를 먹기 위해 간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 아이레스와 대규모 와인 생산지 멘도사, 우루과이라운드가 생각나는 우루과이의 몬테비데오와 아순시온, 이구아수 폭포(아르헨티나), 볼리비아의 작지만 따뜻한 도시 따리하, 모든 것이 화보가 되어버리는 유우니 소금사막과 코파카바나, 잘 알려지지 않아서 현지 사람들만 찾는다는 힐링온천 아구아스 까리안떼스 그리고 마지막으로 브라질의 캄푸 그란지와 사우바도르까지 남미에서만 9달을 한 달에 한 도시씩 그 나라 사람들(혹은 같은 여행자들과 함께)과 같이 먹고 자고 하면서 그 나라 사람처럼 보낸다. 우리에게는 와인으로 유명한 나라 칠레, '산티아고는 들어봤어도 발디비아는 처음 듣네!'라는 마음의 소리를 시작으로 저자와 함께 남미여행을 같이 하였다.
책을 읽는 동안 트래킹을 좋아하는 나는 토레스 델 파이네 국립공원에서 트래킹한 저자들을 부러워하였고 싼 가격으로 부드러운 소고기와 와인을 잔뜩 먹을 수 있다는 아르헨티나에 지금이라도 당장 떠나고 싶었다. 또 로마의 콜로세움처럼 선라이즈, 데이, 선셋의 모습이 달라 전부 봐야한다는 그 유명한 유우니 소금사막의 감동과 먹먹함(나는 왜 이런 장엄한 사진을 보면 먹먹해지는지...)을 사진으로나 느꼈고 '여행가서 아프면 서럽다.'는 과거 기억을 다시금 꺼내게 했던 브라질의 캄푸 그란지 이야기도 기억에 남는다. 단지 정열의 나라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부에노스 아이레스와 사우바도르의 치안문제로 조금 두려워지긴 했지만, 이 책의 저자가 그랬던 것처럼 행복을 위한 여행을 하고 싶기에 난 여전히 가고 싶다. (아, '크루즈 여행도 한 번은 해볼만 한데?'라고 생각한 계기도 되었지.)
많은 나라를 여행 다니며 그 누구에게도 뒤쳐지지 않을 만큼 여행 책을 많이 접했다고 생각하는데 이렇게 솔직하고 마음에 드는 책은 처음인 것 같다. 패키지라든가 누구의 손으로 짜놓은 일정이 아니라 내가 직접 예약하고 지도를 보며 찾아다니며, 한 달에 한 도시까지는 아니더라도 최대한 현지인처럼 그리고 그들의 문화를 접하고자 하는 나와 저자들이 닮아서일까? 500쪽이 넘는 책을 이렇게 단숨에 읽은 것은 내가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기도 하지만 저자들의 솔직한 생각과 일상, 그리고 더 좋은 책을 만들고자 하는 열정과 노력 덕분이 아닐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