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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거리에서 만나요 - 말이 통하지 않아도 괜찮아! 용감한 10인의 38개국 여행 이야기
강석환 외 지음 / 허니와이즈 / 2015년 4월
평점 :
절판
우리나라 사람들이 해외여행을 할 때는 주로 패키지 여행을 많이 하는 편이다. 그러나 이러한 여행이 진짜 여행이라고 할 수 있을까? 실수 한 번 없이 남이 짜준 스케줄표에 하루에 한 도시씩 가는 그러한 여행이? 물론 유럽 사람들의 긴 휴가에 비하면 일주일이라는 짧은 휴가가 주어지는 우리나라 사람들 입장에서는 당연할 수도 있지만 나는 패키지 여행을 선호하지 않으므로 그 나라에 관련된 서적이란 서적은 모조리 섭렵하고(가이드북, 역사서, 신문, 여행에세이 등) 여행을 가는 쪽이다. 그러나 진짜 여행이라함은 즐거움, 행복함 말고도 당혹스러움, 창피함이 곁들어져야한다.
대학생 때 약 두달(64일)동안 홀로 유럽여행을 하였는데 기차를 타고 이탈리아에서 스위스로 넘어가야 할 때가 있었다. 내가 알기로 그 기차는 예약이 따로 필요 없는 기차였는데 역무원은 무조건 예약을 해야한다고 하고, 8월 초 워낙 성수기다 보니 예약할 수도 없이 표는 매진이었다. 이미 스위스 숙소를 예약한 상태였고 이탈리아에서는 할 것도 숙소도 없어서 멘붕상태였다. 게다가 당황하니 잘 못하던 영어는 더 안되고…. 어찌저찌 40여분을 걸어 다른 역에 가서 다시 물어봐서 두번의 환승으로 스위스에 갈 수 있었다. 그 때 그 일은 5년이 지난 지금도 그 때의 당혹스러움과 우왕좌왕하던 상황이 생생하게 기억에 남아있다.
여행지 어디에서나 나와 같이 당혹스럽거나 혹은 실수를 하는 상황을 겪게 될지도 모른다. 그 때는 당혹스럽고 창피할지 몰라도 시간이 지나면 잊을 수 없는 하나의 에피소드가 된다. 이 책 역시 10인의 여행 블로거들의 생생한 진짜 여행이야기를 담고 있다. 주로 실수를 하거나 의사소통이 안되는 이야기가 주를 이뤘다. 우리가 배웠던 영어와는 약간 다른 호주와 뉴질랜드 영어로 혼란스러웠던 이야기, 한 나라안에서 벌어지는 시차로 인해 버스를 놓쳐버린 캐나다 이야기, 남미에서 동양비하어인 '치노'히스테리에 걸려 실수한 웃지 못할 이야기, 카자흐스탄이나 투르크메니스탄과 같이 여행자들이 별로 다니지도 않고 영어로 의사소통하기 어려운 나라에서 일어난 에피소드까지. 읽다보면 길을 잘 찾지 못해도, 두려움이 많아도, 심지어 영어를 잘 못해도 그곳에 여행가고 싶고 여행갈 수 있다는 자신감까지 주는 책이다. 특히 10인의 38개국 여행 이야기 중 겹치는 도시가 하나도 없을 뿐더러 여행자가 자주 가지 않은 중동아시아와 누칼레도니의 이야기를 접할 수 있어서 좋았다. 또 에피소드가 끝날 때마다 팁을 하나씩 주는 데 정말 여행을 갔다온 여행자가 아니라면 주지 못할 여행의 힌트와 같은 것들이어서 실제 그 나라나 도시로 여행을 가게 된다면 유용하게 쓰일 것 같다.
오직 여행만이 내 스트레스의 창구이고 그 동안 영국, 프랑스, 이태리, 독일, 스위스, 스페인, 뉴질랜드, 싱가포르, 필리핀, 말레이시아, 오스트리아, 체코 등 20개의 나라를 여행하면서 더욱 더 많은 나라에 가서 그 나라의 문화를 체험하고 싶다고 생각하였다. 이 책을 통해, 10인의 블로거들의 진짜 여행이야기를 통해 다른 나라의 문화를 간접 경험하였고 다음 여행지를 정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