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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반이 터지겠다 ㅣ 단비어린이 시집
군산서해초등학교 5학년 4반 어린이 지음, 송숙 엮음 / 단비어린이 / 2024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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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5학년 시를 엮어 출간한 《우리 반이 터지겠다》.
기대되었습니다. 저도 학급 시집을 자가출판 플랫폼에서 만들기 때문입니다.
5학년 학생들이 쓴 시인데 2학년 2학기 국어 교과서에 수록되었다고 해서 신기했습니다.
그림도 어린이 작가가 그렸을 거라고 예상해 봅니다.
제목도 재미있습니다.
엮은이 송숙 작가님 말씀에 공감되었습니다.
"함께 시를 읽고 쓰면서 서로 할 이야기가 많아지고 웃는 일이 더 많아지는 것도 좋았습니다."
차례를 본 후 끌리는 시 세 편 먼저 읽었습니다.
<벌>
정서준
"책상다리가"
"나에게 벌을 준 것이다."
<내 시간>
임근우
"최다빈이 또 전화해 하소연을 해서"
"내 10분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싸움>
이서권
"사과를 못 하겠다."
"내 베이컨말이 볶음밥을 나눠 줬다."
초등학교 5학년만 되어도 일상이 다채롭습니다.
쓰지 않으면 모르고 넘어갈 내용이지요.
학생들에게 자신이 겪은 일을 기록으로 남긴 5학년 학생들이 기특합니다.
잘 지도한 선생님이 덕분이겠지요.
<벌> 시에서 책상다리가 벌을 줬다는 표현이 인상적입니다. 이렇게 자신의 잘못을 받아들이는 게 어려운 나이입니다. 게다가 사춘기일 테고요. 있었던 순간을 떠올려 시로 표현하면서 마음까지 예뻐지는 것 같아요.
<내 시간> 시는 마치 어른이 쓴 것 같습니다. 저도 시간 빼앗기는 것 좋아하지 않는데요, 어린이 시인이 친구 사이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모습을 시간 10분 빼앗긴 걸로 표현했습니다. 시간을 빼앗겼지만 이렇게 시로 남길 수 있는 에피소드를 두 명의 친구가 준 것이지요. 시로 표현하고 나면 시간을 번 것이 될 테니까요.
<싸움>에서는 잘못했다는 사실을 알고 사과의 말 대신 음식을 나눠 준 점이 보기 좋았습니다. 행마다 장면이 그려지는 것 같아요. 음식을 받아먹는 상대방은 사과의 뜻을 알아차렸겠지요.
시는 삶입니다. 어린이들도 행마다 하루 있었던 일을 함축적으로 넣고자 하는 고민을 해보았을 거예요.
시로 표현하면서 마음도 긍정적인 시인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해 봅니다.
학교 도서관에 시집이 많습니다. 제가 시집 활용 시 창작 수업을 가끔 하는데요, 그럴 때 아니면 시집에서 먼지 떨어내기가 어렵더라고요. 가정과 학교에서 시집 낭송하는 친구들이 많아졌으면 해요.
낭송하면서 그 당시 시를 쓴 시인의 상황과 마음까지 전달받기를.
특정 시인에 대해 관심 가졌습니다. 논문을 위해 동시 연구 중입니다. 그리고 1학년 대상 학급 시집을 만들기 위해 시를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단비 어린이 출판사 덕분에 자습서 같은 《우리 반이 터지겠다》를 만나서 기쁩니다.
아이들의 작품이 갈수록 많이 출간되길, 어린이 작가가 어른 작가로 이어지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