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스파이스 카레 - 누구나 쉽게 만드는 정통 커리 레시피
미즈노 진스케 지음, 정미은 옮김 / 심플라이프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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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카레는 언제 먹어도 너무나 맛있다. 이 책 읽으면서도 카레 생각이 간절했고, 또 리뷰 쓰려고 사진 다시 보다가 또 먹고 싶어진다. 게다가 카레는 따뜻할 때도, 차갑게 식혔을 때도 너무나 맛있다. 그렇다. 난 카레가 너무 좋다. 한 달 내내 한가지 종류의 음식만 먹어야 한다면 단연코 난 카레다. 영화 '올드보이'처럼 날 어딘가에 가둬놓고 매일 카레만 준다 해도 아마도 난 군말 없이 잘 먹을 거다. (그렇다고 '3분 카레'를 뜻하는 건 아니다. '3분 카레'도 충분히 맛있지만 기왕이면 종류별로 시켜달라~)

집에서 카레를 만들어 먹으면 재료를 달리해도 사실 같은 카레 가루를 쓰다 보니 맛이 비슷하다. 물 대신에 우유, 혹은 요거트를 넣고 만들면 더 부드러워지지만 인도 음식 전문점의 맛은 결코 나오지가 않는다. 저자의 바람처럼 인도에서 태어나 이유식부터 카레를 먹지 않으면 못 만드는 건가? 그건 아니다. 저자가 알려주는 마법 같은 비법을 따라가보자~

인도 여행 프로그램을 보면 각종 향신료로 눈이 휘둥그레진다. 모두 구비해야만 카레맛이 나오는 건 아니다. 저자가 강조하는 강황(터머릭), 고춧가루(카이엔 페퍼, 레드 칠리 파우더), 코리앤더(고수)만 밑줄 쫙 긋고 따라오면 된다. 출판사에서 이 책 포스팅하는 거 읽다가 난 코리앤더 사버렸음. (나는 워낙 고수를 사랑하기에 고수 한 단을 샐러드처럼 먹는 사람이다.) 그런데 우리 집 냥반들은 하수라 고수를 못 먹는다.  흑흑. 그렇다고 나만 먹을 수 있는 카레를 따로 만들기는 귀찮아서 완성된 카레에 코리앤더 뿌려먹으니 색다르긴 하지만 뭔가 좀 아쉽기는 하다.

자~ 3분 카레도 아니고, 오뚜기 카레도 아니고! 스파이스 카레란?
카레 가루도, 고형 카레도 쓰지 않는다.
스파이스의 힘으로 재료 본연의 맛을 끌어낸다.
맛과 모양을 다양하게 변주할 수 있다.
만드는 과정은 단순하지만, 제대로 된 카레다.
몸에 좋고 몇 번을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
프라이팬 하나만 있으면 된다.

설명만 들으면 완전 간단하다. 하지만 모든 일에는 정성과 재능이 들어가는 법. 이 책도 설명은 쉽게 했으나 저자가 얼마나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는지 느낄 수 있다. 그가 중간에 맛보기로 살짝살짝 넣은 그의 이야기도 카레 레시피만큼이나 재미있다. 사실 더 길게 읽고 싶었다구~

말로만 설명하면 못 알아들을까 봐 사진도 풍부하게 들어있다. 사진만 봐도 맛이 상상이 되면서 침이 고인다. 이 책에 나온 카레 중 가장 먹어보고 싶었던 카레는 '양갈비 조림 카레'였다. 양고기 카레 완전 맛있으니까~ 하... 그런데 꺽정씨와 밤톨군은 양고기도 별로 안 좋아한다. 가족인데 입맛이 안 맞다. 이런~

책에는 카레뿐만 아니라 구비한 스파이스로 만들 수 있는 사이드 메뉴도 함께 알려준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라씨, 탄두리 치킨과 가지 아차르, 호박 사브지 등 이름도 생소한 요리도 나와있다. 얇은 책 한 권인데 인도 레스토랑을 품은 기분이다. 리뷰를 쓰는데도 배고프다. 내일은 카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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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을 팝니다 - 상업화된 페미니즘의 종말
앤디 자이슬러 지음, 안진이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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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페미니즘이 유행 아닌 유행이다. 자신이 페미니스트임을 알리는 티셔츠를 입거나 혹은 물건들을 구매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이 책 표지에 있는 '우리가 페미니즘이라고 믿었던 것들의 배신'이라는 문구를 보며 내가 너무 막연하게만 생각했던 게 아닐까 반성해본다. 읽으며 생각이 많아졌다.

2015년 강남역 살인사건 이후에 페미니즘에 관련된 책이 쏟아져 나오고, 대중적인 입맛에 맞는 페미니즘이 넘쳐나온다. 그렇다면 여성의 인권은 예전보다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으로 나아졌을까? 내 대답은 '아니다'라고 말하고 싶다. 페미니즘이 유행하기 전의 모습과 지금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우리가 아무리 페미니스트 굿즈를 사모은들, 페미니스트라고 주장하는 연예인들의 음악을 듣고, 그들의 영화를 본들 달라진 건 없다. 여전히 낮은 임금의 자리는 남성들보다 여성들로 메꿔져 있고, 높은 자리는 많은 남자들이 차지하고 있다. 성추행, 성폭력의 문제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다.

여성이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해 페미니스트라고 적힌 할머니나 입을듯한 커다란 팬티(비하하는 건 결코 아니다. 편하니까!)을 입어야 하고, 각종 문구가 적힌 물건들이나, 여성들에게 너희의 힘을 경계 짓지 말아라고 말하는 스포츠 회사의 운동화를 신을 필요는 없다. 하지만 달콤하게 상업적 페미니즘으로 포장을 한 시장은 그렇게 하는 게 어떻냐며 소비자를 유혹한다. 판도가 달라져서 마초이즘이 지금처럼 유행을 한다면 그들은 반대로 얘기할 것이 뻔하다. '다시 권능을 되찾아라! 코끼리 팬티가 도와줄 것이다!'라고 광고하는 건 일도 아닐 거다.

그동안 우린 너무나 쉽게 페미니즘을 대해왔다. 내 몸을 긍정하고(좋은 생각이긴 하지만 여기에도 시장 페미니즘은 교묘하게 녹아있다), 힘을 주는 문구를 보며 여권의 신장을 기대해왔다. 예쁜 포장지를 걷어내고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어 내는 것에 주목을 해야 할 때다. 페미니즘은 재미있지 않다. 오히려 심각하다. 임금 불평등, 성별의 분업, 성차별, 성폭력 등은 결코 섹시한 것이 아니다. 시장 페미니즘은 이러한 것들은 변화하지 않고도 누릴 수 있다고 말한다. 어쩜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은 생각 없이 떠드는 마초들이 아니라 교묘하게 속이는 시장 페미니즘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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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책을 읽는 멸종 직전의 지구인을 위한 단 한 권의 책
조 퀴넌 지음, 이세진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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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오랜만에 정말 긴 제목의 책을 만났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보다 무려 네 글자가 더 많다. (원서의 제목은 'One for the Books'다.) 책들이 안내하는 여행은 은하수보다 더 광대하기에 긴 제목도 괜찮다. 다만 이 책의 제목을 안 틀리고 한 번에 말하는 게 어려울 뿐... (나만 그래?) 나라도 줄여서 '아멸지단'이라고 불러야 할지도... 어찌 됐든 미국이나 우리나라나 책을 읽는 사람들이 멸종되는 건 사실인 듯하다. 미국은 연간 독서량이 4권이라 한다. 우리나라는 8권이라는 말에 깜짝 놀랐다. 블로그나 책카페 회원들을 제외하고는 책 읽는 사람을 거의 못 봤는데? 내가 사는 동네가 문제인가? 참고로 우리 동네는 대형 쇼핑 타운이 조성되어 있지만 책은 안 판다. 주말엔 옷 사러 오는 사람만 바글바글할 뿐이다. 우리 가족처럼 찬 바람맞으며 누워있는 옷만 사는 사람들에겐 안 맞는 동네다. 근데 이번 달 말에 대형 서점도 드디어 오픈을 한다. 완전 기쁘다. 가뜩이나 가벼운 지갑을 더 가볍게 하겠지만 넘나 반가운 소식!!

저자인 조 퀴넌이 누구인지 찾아봤다. 생각보다 인상 좋은 아저씨라 깜놀!! 표지 속의 그는 온갖 투덜거림을 달고 사는 그럼프 할아버지보다 더 그럼피하게 생겼는데 말이다. 약간 개구지게 생긴 아저씨가 작가나 책을 마구마구 욕하는 건 넘 좋았다. 이상하게 현실에서 투덜쟁이를 만나면 그렇게 짜증 나고 근처에도 가기 싫은데 책 속에서 만나는 반가운 지 모르겠다. 내가 좋아하는 빌 브라이슨 타입인 듯~ 옛날에도 아마존 별점이 있었다고 상상하며 고전에 독자 별점과 서평을 달아놓았는데 완전 재미지다. 완전 내 타입이셨다.

책만 읽고 살면 소원이 없겠네

이 책의 첫 단원의 제목이다. 딱 내 마음이다. 다른 취미도 물론 그렇겠지만 책만큼은 정말 책만 읽으며 살고 싶을 때가 많다. 신작 영화라든가 게임 같은 경우는 어느 정도 섭렵 가능할 거 같은데 책은 도무지 가능할 것 같지 않다. '그래 이 책이야!'를 외치며 보관함과 장바구니에 넣은 책이 가득하다. 거기에서 고심 고심해서 골라 사놓고도 못 읽은 책도 내 책장에 가득하다. 하~

한 번은 어떤 친구가 인간이 읽고 싶은 책을 다 읽을 때까지 천년만년 살 수 없다는 것이야말로 브램 스토커가 <드라큘라>에서 전하려 했던 메시지라고 했다. 아무에게도 이해받지 못하는 책벌레 드라큘라 백작이 수만 명 처녀들의 도자기처럼 매끈한 목덜미에서 피를 빨아먹었던 이유는 그가 악의 화신이라서가 아니라 읽고 싶은 책들을 웬만큼 읽을 때까지 오래오래 살 다른 방법이 달리 없어서였다나. 그러나 여태껏 살면서 <드라큘라>를 읽을 시간이 없었던 나는 그 말이 맞는지 확인할 도리가 없다.  ( p.13 )

진짜 그럴듯하다. 몇 백 년 동안 착실하게 영어를 독학한 드라큘라는 더 많은 책을 읽기 위해 그렇게도 열심히 살았다 보다. 내가 무한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면 요즘 50년 대여로 나오는 전자책들을 차곡차곡 다 지를 것만 같다. '까짓 꺼 50년 금방이지~'라고 엄청 좋아하며 말이다.

도서관 서가에서 이 위협적인 타이틀들을 발견할 때면 아직까지도 나는 초조해진다. 그 책들이 꼭 나를 스토킹하고 조롱하는 것 같다. '네 딴에는 제법 똑똑한 줄 알지? 네가 도회적이고 세련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글쎄, 우리가 시종일관 파악을 해봤는데 이런 팩트가 나오더라고. 너는 <가거라, 모세야>, <비극의 탄생>, 혹은 <V.S 프리쳇 선집>을 읽지 않았어. 마담 드 라파예트의 <클레브 공작부인>이나 <프리덤랜드>는 들쳐보지도 않았지. 어이, 누구 눈을 속이려고 해. <율리시스>를 읽지 않았다면 넌 여전히 필라델피아에서 날아온 애처로운 촌뜨기에 지나지 않는 거야. 그리고 그 신세를 영원히 못 면할 테지.  ( p. 65) 

책 읽는 사람이라면 다들 비슷한 건가? 실은 나도 서점에 가거나 도서관에 갈 때마다 저런 느낌을 자주 받는다. 책들이 나에게 "넌 아직 ○○○를 읽지 않았지, 애송이! 그러고도 너를 책 읽는 사람이라고 부를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나?" 혹은 "넌 그동안 쓰레기들만 읽었어. MSG만 잔뜩 뿌린 것만 먹었지, 진짜 요리는 맛도 안 본 주제에~"라며 힐난하는 것만 같다. 그래서 늘 책을 읽으면서도 죄책감 비슷한 게 든다. 그런데 그 책들을 다 읽는다는 건 헤라클레스가 아우게이아스의 외양간을 청소하는 일에 버금가는 일이다. 저자가 <율리시스>, <피네간의 경야>, <미들마치>를 계속 언급한다. 읽고 싶고, 읽어야 할 것만 같은데 난공불락의 성 같은 책 들인가 보다. 난 이 책들의 명성을 워낙 많이 들었기에 시도조차 안 하고 있다. 물론 나에게도 그런 책들이 있긴 하다. <토지>, <태백산맥>, <아리랑>이 바로 그렇다. 대하소설을 별로 안 좋아해서 시작조차 안 했지만 꼭 읽어야 할 것만 같은 느낌... 죽기 전에 가능은 할랑가?

오랜만에 내 맘에 쏙 든 독서 에세이를 만났다. 내가 들어보지도 못한 책을 줄줄이 나열해서 나의 무식함에 짜증이 나긴 했지만, 조 퀴넌도 내가 읽은 책 목록 보여주면 비슷한 반응을 하려나? 아무튼 독서 에세이를 좋아한다면 추천, 빌 브라이슨의 책을 좋아한다면 또 추천!!

독서는 인류가 피할 수 없는 것을 지연시키는 방법이다. 독서는 우리가 하늘을 향해 주먹을 휘두르는 방식이다. 이 장대하고 가능할 성싶지 않은 독서 계획이 우리 앞에 줄지어 있는 한, 우리는 숨을 거둘 수 없다. 나는 아직 <빌레트>를 다 읽지 못했으니 죽음의 천사에게 나중에 다시 오라 전하라. 거기에는 우리 모두 영원히 행복하게 살아갈 거라는 희망이 있다. 나 믿노니, 이것이 책이 인류에게 주는 가장 위대한 선물이다. ( p.p. 380~3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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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와 공작새
주드 데브루 지음, 심연희 옮김 / 북폴리오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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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대여점이 유행처럼 생겨나던 시절에 딱 맞춰서 이성에 대한 호기심이 무럭무럭 자라날 때였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타 도시로 전학을, 그것도 여중으로 전학을 오는 바람에 아는 남자애들이 단 한 명도 없었다. 그때 나 지금이나 책으로 해결을 하는 습관이 있어서 책 대여점에서 로맨스 소설을 발견했다. 그 책의 제목은 <가슴에 핀 붉은 장미>였다. 주드 데브루의 책이었는데, 첫 로맨스 소설의 강렬함에 대여점에 있는 그녀의 책은 모조리 읽었다. 대여점 주인의 취향 탓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시대소설이 꽤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난 할리퀸 소설계의 양대 산맥 중 하나인 다니엘 스틸보다 주드 데브루의 세계가 더 좋았다. 사랑을 글로만 배우다가 현실 사랑을 하면서 그녀의 이름은 서서히 잊혔다. <파이와 공작새>를 만나기 전까지는 말이다. <가슴에 핀 붉은 장미>가 사춘기 소녀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들었던 로미오와 줄리엣을 떠올리게 했다면 <파이와 공작새>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소설 중 하나인 <오만과 편견>의 설정을 가져왔다.

<오만과 편견>을 너무 좋아해서 출판사 별로 몇 권이 있다. 일 년에 한 번 정도는 콜린 퍼스가 주연한 영드<오만과 편견>도 보고, 나처럼 '미스터 다아시'에 빠진 헬렌 필딩의 <브리짓 존스의 일기>도 읽기도 하고, 영화도 본다. 하지만 <오만과 편견 그리고 좀비>는 내 취향은 아니었음. 내가 좋아하는 소설에, 좀비까지 있는데도 그냥 그랬다. <파이와 공작새>는 어떠려나?

밤새 빵을 굽고 이른 아침 주방으로 내려온 케이시는 밖을 내다보니 전라의 남자가 케이시의 오두막 베란다에서 샤워하는 걸 보게 된다. (시작부터 팬 서비스인가?) 경찰을 부를만한 상황이지만 그녀는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환상적인 몸매에 다비드 뺨칠 정도로 꽃미남이었던 거다. (이젠 그가 경찰 부를 각?)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는데 케이시의 핸드폰이 울리고 만다. 그 소리를 들은 남자는 화가 나서 그녀의 집을 들이닥친다. 케이시를 파파라치로 오해한 남자. 알고 보니 그는 케이시가 머물고 있는 오두막의 주인이자 영화배우 테이트 랜더스였던 거다. (이 정도면 매번 전세 갱신하고도 머무르고 싶을 듯... ㅋ) 그에게 사과하러 갔다가 오히려 자신이 평소에 좋아하던 배우인 잭 워스에게 험담하는 그의 말을 듣고 만다. <오만과 편견>처럼 '오만한 테이트'라는 편견에 빠진 케이시. 테이트의 사촌 형 키트의 연극 <오만과 편견> 때문에 다시 만난 케이시와 테이트는 다아시와 엘리자베스를 맡아 연기를 하면서 서로의 마음을 열고 첫인상이 오해였음을 깨닫게 되는데...

평소에 로맨스 소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연애세포를 사용하지 않은 지 꽤 오래됐더니(꺽정씨와는 우정을 나누는 사이가... 흑) 로맨스 소설이 안 땡기더라. 같은 이유로 오글거린다면서 드라마도 잘 못 본다. 하지만 <파이와 공작새>는 사춘기 시절 좋아했던 작가의 내가 좋아하는 소설인 <오만과 편견>의 설정 덕분인지 금세 읽었다. 원작의 깨알 같은 설정을 조금씩 바꿔서 주조연들에게 뿌려준다. 그리고 주드 데브루의 어른들의 사랑 장면은... 내가 왜 사춘기 시절에 그녀의 책에 빠져들게 했는지 기억하게 해주었다. 제인 오스틴이 그 장면을 읽었다면 먼저 놀라서 책을 집어던졌다가 얼굴을 붉히며 책에 빠져 읽었을 것만 같다. 역시 주드 데브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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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견주 2 - 사모예드 솜이와 함께하는 극한 인생!
마일로 지음 / 북폴리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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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표지 안의 삐진 솜이~ 울먹울먹 거리는 게 넘나 귀엽다. 개춘기 시작임을 알리는 솜이!! 개나 사람이나 사춘기 시절엔 다들 감당이 안 되는가 보다. 대형견이라 사고 치는 스케일도 남다르다. 난 보는 내내 엄마 미소 지으면서 읽었지만 막상 함께하는 견주들은 쉽지만은 않을 것 같다. 그럼에도 마일로가 솜이 때문에 고생하는 모습을 보는 게 왜 이렇게 신나는지 모르겠다. 내 일이면 흠... 음... 2권을 읽자마자 3권을 내놔라~고 소리치고 싶음. 동물 만화는 늘 옳으니까!!

 

 

동생이 없는 밤톨군은 가끔 '나도 강아지 키우고 싶어~'라고 얘기하곤 한다. 나도 반려동물을 몹시 사랑하지만 아이가 원한다고 바로 휙 데리고 올 수는 없다. 모든 일에는 책임이 따르지만 하나의 생명을 책임을 진다는 건 보통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밤톨군은 지금도 손이 이만저만 가는 게 아니다. 화장실 뒤처리부터 간식 먹은 것 설거지까지 다 내 몫이다. 혼자 다 할 수 있을 때 고민해보겠다고 했더니 이 녀석 쿨하게 그냥 포기해버렸다. 뭔가를 더 열심히 해 볼 생각은 없었던 건가? 나중에~ 정말 나중에 밤톨군도 사춘기가 오고, 나도 갱년기가 올 때는 한 녀석을 책임져 볼까 생각해본다. TV에서 예쁜 반려동물들을 보며 예쁜 모습만 보고 혹해서 데려오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각종 사고(?)들은 고려하지 않는다. 순둥이에 겁쟁이 솜이지만 이가 간지러워 죄다 물어뜯는다던지, 털갈이 시기에 몸에서 솜뭉치 같은 털이 빠진다는 것 등... 너무나 예쁜 반려동물이지만 막상 함께 하는 건 쉬운 일만은 아니라는 걸 코믹하게 그리고 진지하게 보여줘서 좋았다.

 얼굴 쪽으로만 저렇게 털이 빠지는 건 처음 알았다. 근데도 넘 귀여웡!! 활짝 웃는 얼굴에서 사랑을 많이 받으며 자라고 있음이 팍팍 느껴진다. 솜이의 웃는 얼굴 때문에 내가 솜사탕처럼 녹아버릴 것만 같다.

웹툰 <여탕보고서>에서도 카리스마 뿜뿜하시던 어머님이 나오셔서 어찌나 반갑던지... 어머님 완전 내 타입이시다. 잠 안 자고 장난치는 솜이에게 말썽 피울 거면 나가서 자라는 어머님! 그리고 타협이란 없는 어머님은 바로 솜이를 밖으로 휙~ 이거 나도 자주 했던 대사 같은데...? 밤늦게 안 자고 이불 장난, 손 장난치는 밤톨군에게 늘 "그럴 거면 나가서 자!!"라고 얼마나 자주 얘기했던가! 그럼 그제서야 울먹울먹 '안 그럴게요~'라며 대답하고 토라져서 등 돌리고 곤히 떨어지는 밤톨군. 애가 개나 비슷비슷하구나. 그 와중에 솜이 얼굴은 어리둥절~

대형견에 대한 로망이 있는 사람에게 완전 추천!!
로망으로 끝내는 것도 어쩌면 괜찮을지도? 그럼에도 겪어보고 싶다. 훤히 보이는 고생길을 이기는 대형견의 매력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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