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애무

붉은 애무
에릭 포토리노 지음, 이상해 옮김 / 아르테 / 2008년 10월

끝까지 보고나니 좀 충격적이었다.

얼마큼의 애정결핍을 겪고, 얼마큼의 자식에 대한 사랑을 가져야

그렇게 될수 있을까..

펠릭스는 아들을 잃고 한참이 지나도록 그 슬픔에서 헤어나지못한

아버지이다. 하지만, 정작 그는 아버지가 없이 자란 사람이다.

아들 콜랭이 태어났을때 그래서 아버지의 역할에 대해 어려움을

느끼고, 겁을 먹기도 했다.

마리는 아이를 낳고 얼마 있다가 떠나버렸고 혼자서 콜랭을 키우며

사랑을 쏟아붓는다.

책 처음엔 아들을 잃은 아버지의 심정..그리고 아직 교통사고의

범인이 밝혀지지않아 수사중임을 알려준다.

처음엔 좀 지루했다. 하지만 점점 펠릭스의 회상에서 하나씩 비밀이

드러난다. 엄마-마리-를 그리워하는 콜랭을 위해 엄마의 역할을

하게되고,점점 아빠인 자신보다 엄마의 역할에 몰입하게되는 펠릭스.

하지만 진짜 엄마인 마리가 등장함에 따라 펠릭스의 엄마역할은

버림을 받게 된다.

애시당초 아빠의 역할에 어려움을 느꼈던 펠릭스라, 그 상처가

너무도 커서, 결국엔 아들 콜랭을 사고로 위장해서 죽이고 만것이다.

처음에 책을 읽었을땐 엄마를 잃게된 콜랭과 아빠의 엄마변장으로

인해 오히려 헷갈리게된 콜랭의 상처이야기가 아닐까 싶었는데

이 책에선 엄마의 역할을 뺏겨버린 펠릭스의 상처이야기였다.

아마도 어렸을때 아버지와 함께 컸더라면, 펠릭스는 엄마역할을

자처하는 그런 연극을 하지않고 아마도 제대로 된 아버지의 모습을

보여줬을것이다.

유치원원장이 펠릭스에게 말해줬던 아버지의 모습처럼..

하지만 어렸을때 그런 경험과 가정을 뺏겨버렸던 펠릭스에겐 아마도

콜랭을 향한 사랑을 표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콜랭이 원하는

엄마가 되주는 것이었으리라..

책을 보면서 결말은 예상하지못하고 아마도 책속에 등장하는 마리는

상상이고, 펠릭스가 정신분열을 일으킨게 아닐까 싶었지만,

마지막 장면에선 모든 비밀이 밝혀지며 충격을 안겨주었다.

마리로 다시 분장하고 경찰서로 자수하러 향하는 펠릭스는 앞으로

어떻게 되는걸까..

한부모 가정이 많아지는 요즘, 한부모라 할지라도 어떤 애정을

보여줘야하고 어떤 역할을 해줘야하는가를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는

계기가 된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