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령이 출몰하던 조선의 바다 - 서양과 조선의 만남
박천홍 지음 / 현실문화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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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혹은 그 이전시대에 서방의 사람들이 우리 눈에는 어떻게 보였을까?? 또 그들의 눈에는 우리 조상들이 어떻게 보였을까.. 이 책을 통해서
잘 알수 있게 되었고, 국사책에서만 배웠던 것보다 훨씬 이전부터 서양이 우리의 문을 두드리고 있었음을 알수 있었다.

조선시대는 성리학이 지배하고 있었던 시대이고 특히나 조선의 성리학은 타교에 대해 배타적인 성향이 강해 모두 이적으로 간주, 인정하지 않고 있었다는것은 알았다. 하지만, 16세기 외세라고 나오는 나라들은 중국의 명청을 비롯한 민족들 혹은 일본과의 관계가 거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었기때문에 이렇게 일찍부터 우리의 바다에 이양선들이 출몰하고 있는 줄은 몰랐었다.
물론 처용가나 하멜표루기 같은 것들을 통해서 이방인이 우리 땅에도 살고 있었음을 알수는 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우연"에 의한 것이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일본 혹은 중국과의 무역을 통해 동야에 관심이 많았고, 조선이라는 꽉 닫힌 나라에 대해 끊임없이 문을 두들겨 왔음을 알수 있었다.
다른 나라라고 해야 기껏 청이나 왜에 대해서만 알고 검은머리,검은 눈을 갖고 있는 사람들만 봐왔을 백성들이 노란머리,큰코,파란눈의 서양인을 봤을때 어땠을까.. 마치 괴물처럼 느껴지지 않았을까 싶다. 더구나 생전 처음들어보는 소리를 내고 있고, 뭔가를 가져가려하고..
우리의 시선으로 봤을때 이와 같음은 대강 눈치를 챌수 있지만 예전부터 선비의 나라, 예의지국으로 알고 배운 우리나라 백성들을 그들은 무식하고 거칠고 지저분하고 또 무섭기도 한 그런 시선으로 봐왔음을 알고 약간은 놀랍기도 했다. 또한 관리들은 행태들도 자세히 묘사하고 있고, 후에는 중국어를 통한 통역을 통해, 대화도 어느정도 통했음을 알게된것도 새로운 사실이었다.
중간중간 삽입된 일러스트들을 보면, 직접 보고 그린게 맞나 싶을 정도로 엉터리로 묘사된 그림들도 있고, 제법 그럴싸하게 그려진 것들도 있다.
물론 tv속 사극에서 보이는 차림새와 환경과는 많이 다르지만..
아마도, 낯선 이방인들의 차림새를 자기의 의복이나 환경에 맞게 짜맞추어 그린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예를 들어 갓을 햇빛도 가려주지 않는 이상한 그물같은걸 머리에 쓰고 있다는 묘사에선 웃음이 나왔다. 한번도 갓을 그런 식으로 생각해본적이 없는데.. 외국에서도 모자가 실용성위주의 것만은 아니였을텐데..
책 읽는 내내 여러 외국의 문헌들과 우리문헌들을 참고해서 실질적인 수치까지 세세히 설명해놓고 있는데, 그당시에 닭이나 돼지,소 몇마리까지도 중요한 품목이었고 그런것 하나까지 세세히 기록해놓았다는것도 놀랍기도 했다. 다만 읽는 내내, 거의 이런 수치들의 기록이나 조선을 바라보는 시선들을 묘사하는게 거의 비슷하게 기록되어있어 약간 지루하기도 했다.
처음엔 단순히 지나가는 길에 먹을것을 얻거나 혹은 표류하거나 해서 들리게 된 조선을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해안을 측정하고 광물조사를 하고, 언어를 조사하고, 식물들을 채집해가면서 점점 자기들의 또 하나의 식민지로 개척하려는 서구열강들의 모습을 보면서, 성리학이라는 배타적인 학문이
조선을 지배하지않았다면, 조선 후기 정조같은 임금이 더 나왔더라면, 훨씬 그 이전에 좀 더 세상의 중심에 청만 있는 것이 아님을 알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을 계속 갖게 되었다. 그랬다면 아마도 우리의 근대역사는 많이 바뀌지 않았을까. 일제시대를 겪음으로 해서 문호가 개방되고 근대화가 앞당겨졌다는 이런 쉰소리도 듣지 않았을수도 있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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