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향
전성태 지음 / 실천문학사 / 1999년 9월
평점 :
품절


어느날 문학계간지에 실린 전성태 작가의 '소'를 읽고 그의 단편집을 찾아 읽었다. 처음 읽을 당시 작품에 동화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인지 큰 감흥은 없었다. 그러나 최근 다시 읽는 '매향'은 새로운 감동을 주고 있다. 두번째 이 책을 읽으며 내게 주어진 화두는 삶과 죽음... 현실에서 외면할 수 없는 동전의 양면같은 인류의 오랜 과제이다.
대부분의 작품이 죽음과 삶의 양면을 다루고 있다. 삶이 고달픈 이에게는 죽음도 삶의 연속으로 받아들여지는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가장 큰 고통일지도 모르는 죽음 앞에 보여주는 인물들의 담담함... 그리고 죽은자 뒤에 남겨진 삶의 연속성 속에서 다시 일상을 바라보는 모습이 나에게는 심장을 죄어오는 아득함으로 다가온다.

사실 죽음 또한 일상인 것을... 이를 잊고 살아가는 우리에게 가장 사실적인 삶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의 작품에 담긴 해학마저 내게는 감당하기 어려운 번민과 사색의 화두가 되고 있다. 너무나도 처절한 삶 앞에 담담하게 그려진 삶의 모습이 과연 해학일까. 문학조차 가벼워지는 현대. 결코 가볍지 않은 그의 작품을 읽으며 가슴죄는 사색과 번민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