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키우다 보면 갖고 싶은 게 왜 이렇게 많은지 가끔은 놀라게 돼요. 저건 왜 안 돼? 나는 왜 안 돼? 한 번만이라도 되면 안 돼? 그 마음을 아이보다 먼저 부정하지 않게 된 건 아마 부모가 되었기 때문이겠죠. 그래서 이 책의 시작이 괜히 더 마음에 와 닿았어요. 소원을 들어주는 랜덤박스. 단, 확률은 랜덤. 아이에게 이 설정은 너무나 익숙하고 너무나 달콤해 보였어요. 책을 펼치자마자 아이가 말했어요. “엄마, 이거 진짜 있으면 좋겠다.” 요즘 아이들에게 랜덤은 이미 일상이에요. 뽑기. 랜덤 피규어. 랜덤 보상. 하지만 이 책은 그 익숙한 단어를 조금 다른 방향으로 데려가요. 소원을 빌면 소울 스티커가 생기고 그 간절함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는 규칙. 아이 눈에는 게임처럼 보였을 거예요. 하지만 몇 장 지나지 않아 아이의 반응이 달라졌어요. “이건 좀 무섭다.” 그 말이 괜히 오래 남았어요. 간절하면 다 될 것 같았는데 아닌 순간을 마주했을 때 아이도 그 불편함을 느낀 거죠. 이번 이야기에서는 질투하는 아이가 나오고 속상한 아이가 나오고 노력해도 결과가 없는 아이가 나와요. 아이들은 금방 알아봐요. 저 감정이 자기 이야기라는 걸요. 아이는 책을 덮고 조용히 말했어요. “나도 저런 적 있어.” 그 말 한마디로 이 책은 충분했어요. 설명하지 않아도 교훈을 말하지 않아도 아이 스스로 연결하고 있었거든요. 새나는 그 유혹을 알면서도 외면하지 않아요. 위험한 걸 알면서도 도움을 선택해요. 그 장면에서 아이가 물었어요. “왜 굳이 저렇게까지 해?” 잠시 생각하더니 스스로 답해요. “아무도 안 하면 더 큰일 나니까.” 책이 아이에게 말을 가르친 게 아니라 생각할 틈을 준 느낌이었어요. 힘든 훈련 장면에서는 “너무 힘들겠다”라고 말하면서도 눈은 끝까지 책에 붙어 있었고요. 오해받는 장면에서는 “말 안 하면 더 속상해질 텐데”라며 인물의 마음을 먼저 짚었어요. 그게 이 책을 함께 읽으며 가장 좋았던 순간이었어요. 재미있다고 끝나는 게 아니라 감정이 남고 질문이 남고 대화가 남았거든요. 후반부에서 더 큰 세계가 열릴 때 아이는 먼저 물었어요. “이거 다음 이야기 있지?” 읽는 동안보다 읽고 난 뒤가 더 길었던 책. 만약 진짜 랜덤박스가 있다면 무엇을 빌고 싶을지 왜 그걸 원하는지 자연스럽게 이야기하게 만든 책. 아이에게는 판타지였고 부모에게는 현실에 대한 질문이었어요. 모든 걸 가질 수 있다면 정말 행복할까. 노력 없이 얻는 결과는 괜찮은 걸까. 이 책은 답을 주지 않아요. 대신 생각할 기회를 건네요. 그래서 초등 아이와 함께 읽기에 더 의미 있었어요. :: 새나의 랜덤박스 :: 는 달콤한 설정 속에 씁쓸한 질문을 숨겨둔 이야기예요. 아이의 반응이 궁금한 분. 아이의 마음을 조금 더 알고 싶은 분이라면 함께 읽어보셔도 좋겠어요. 새나의 랜덤박스 4 📚 많.관.부 :) #새나의랜덤박스 #겜툰 #초등추천도서 #초등동화 #초등판타지 #학부모독서 #아이와함께읽는책 #초등독서 #책육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