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잘 읽는데 글을 쓰면 맞춤법이 자꾸 틀리는 아이.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어요. 어리니까 그럴 수 있지. 많이 읽다 보면 괜찮아지겠지. 그런데 학년이 올라가도 비슷한 실수가 반복되면 마음이 조금씩 조급해지더라고요. 읽은 내용은 이해했는데 글로 쓰면 의미가 엉뚱해지고 단어 하나 때문에 문장이 흔들릴 때. 그럴 때마다 이걸 지금 잡아줘야 하나, 아니면 더 기다려야 하나 계속 고민하게 됐어요. 그래서 아이와 함께 맞춤법도 모르는데 독서왕? 을 읽게 됐어요. 처음부터 공부하자는 말은 하지 않았어요. 문제집처럼 느껴지면 책을 덮을 게 뻔하니까요. 그냥 이야기책처럼 같이 읽자고 했어요. 표지를 보던 아이가 고개를 들고 말했어요. “맞춤법 몰라도 책 많이 읽으면 독서왕 아니야?” 그 질문이 괜히 마음에 남았어요. 어른인 나는 당연히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아이 입장에서는 꽤 그럴듯한 말이었거든요. 이 책은 그 질문을 틀렸다고 하지 않아요. 대신 이야기 속으로 조용히 데려갑니다. 주인공 헌철이는 4학년이에요. 휴대전화와 게임이 더 익숙하고 독서 감상문은 항상 미루고 싶은 숙제. 맞춤법은 자주 틀려요. 소리는 맞는데 뜻은 다른 말들. 그래서 온라인 독서 클럽에 쓴 글에 댓글이 달리고 친구들의 반응에 당황하고 속상해합니다. 읽다 보니 아이 얼굴이 조금씩 바뀌더라고요. 개맛살. 게맛살. 조리다. 조리며. 아이도 한 번에 구분하지 못했어요. “어? 이거 헷갈린다.” 그 말이 나왔을 때 괜히 안심이 됐어요. 모른다는 걸 인정하는 순간이었거든요. 어떤 장면에서는 아이가 웃다가 말했어요. “이건 나도 감상문에 이렇게 쓸 것 같아.” 책 속 헌철이가 갑자기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자기 이야기처럼 느껴지는 순간이었어요. 헌철이는 여러 번 실수합니다. 한 번이 아니고 계속요. 그런데 중요한 건 그 다음이에요. 놀림을 받아도 책을 놓지 않아요. 다시 고르고 다시 읽고 다시 씁니다. 그 과정에서 피터 팬을 만나고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도 만나고 피노키오도 만나요. 독서가 벌이 아니라 계속 이어지는 일이 됩니다. 아이와 이 장면을 읽다가 이런 말이 나왔어요. “헌철이는 틀려도 계속 읽네.” 그 말이 이 책의 핵심 같았어요. 맞춤법을 완벽히 해서가 아니라 읽는 걸 포기하지 않아서 변화가 생긴 거니까요. 책을 다 읽고 나서 드라마틱한 변화는 없었어요. 맞춤법이 갑자기 맞아떨어지지도 않았고 문제집을 찾지도 않았어요. 대신 작은 변화가 있었어요. 글을 쓰다가 멈추는 횟수가 늘었고 이런 말이 자주 나왔어요. “이 말 맞아?” “이렇게 쓰면 뜻이 달라?” 틀리기 싫어서가 아니라 제대로 말하고 싶어서. 그 차이가 부모로서는 가장 크게 느껴졌어요. 이 책은 맞춤법을 외우게 하지 않아요. 혼내지도 않아요. 읽고 이해하고 전달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깨닫게 합니다. 그래서 공부책을 싫어하는 아이에게도 부담 없이 건넬 수 있어요. 독서는 좋아하지만 글쓰기가 힘든 아이. 맞춤법 때문에 자신감이 줄어든 아이. 그리고 어떻게 도와줘야 할지 몰라 조용히 고민하는 학부모에게. 이 책은 천천히 말해요. 틀려도 괜찮다고. 지금은 서툴러도 계속 읽다 보면 달라진다고. 맞춤법도 모르던 아이가 독서왕이 될 수 있다면, 우리 아이도 그럴 수 있다고. 맞춤법도 모르는데 독서왕? 📚 많.관.부 :) #맞춤법도모르는데독서왕 #전은지 #하수정 #이지북 #문해력 #맞춤법 #초등독서 #초등문해력 #책육아 #학부모책추천 #초등동화 #독서습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