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심을 담다 - 역사가 이어주는 부모와 자녀의 이야기
홍순지 지음 / 히스토리퀸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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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펼치고 아이와 나란히 앉았다.
몇 줄 읽지 않았는데
이상하게 마음이 먼저 움직였다.

역사 속 인물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는데
자꾸만 ‘지금의 나’가 보였다.
부모로서의 나.
아이 앞에서 고민하던 나.
때로는 확신 없이 서 있던 나.

책은 조용히 거울처럼 비추었다.
차분하게, 그러나 흐트러짐 없이.



세종의 단단함과 소헌왕후의 균형감.
그 둘의 호흡이
부모에게 필요한 마음가짐 같았다.

나혜석의 용기는
나에게도 목소리가 있다고
다시 한번 일깨워주는 듯했고,

신규식의 치열함은
상처를 덮지 않고
제대로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알려줬다.

아이도 진지하게 듣더니
작게 물었다.
“엄마도 연습하는 중이야?”

그 한마디에
마음이 살짝 흔들렸다.
아이 앞에서는 항상 답을 알고 있어야 할 것 같았는데
사실은 나도 매일 배우는 중이었다.



신라의 끈기,
여운형의 준비성,
세종의 치밀함.

이 모든 태도에는
아이를 키우는 과정에서 필요한 힘이 담겨 있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받쳐주는 마음,
아이 스스로 설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여유,
무엇보다 아이의 속도를 존중하는 기다림.

그 단순하고 깊은 메시지가
오늘처럼 선명하게 다가온 적이 있었나 싶다.



책에 나오는 ‘엄마의 징비록’을 읽으며
나와 아이만의 작은 약속도 정했다.

가볍게 약속하지 않기.
아이의 의견을 먼저 물어보기.
서둘러 판단하지 않기.
그리고 매주 한 번,
서로 이야기만 나누는 시간을 만들기.

아이의 반응이 가장 귀여웠다.
“좋아! 그거 우리 비밀 약속으로 하자!”
그 말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터졌다.

아이에게 대화 시간이
이렇게 기다려지는 순간이었다니
미처 몰랐다.



책을 덮고
밖으로 잠깐 나가 산책을 했다.
바람이 차갑지만 기분 좋은 순간.

아이 손이 내 손을 꼭 잡았다.
멀리 가는 것도 아닌데
마치 새로 시작하는 느낌이었다.

“엄마, 나도 역사 속 사람들처럼
멋진 사람이 되고 싶어.”

그 말 하나가
오늘 하루를 포근하게 감싸주었다.

부모의 마음은 늘 흔들리고
가끔은 자신 없어지지만
이런 작은 순간들이
다시 방향을 세워준다.



:: 사심을 담다 :: 은
그저 역사책이 아니었다.
육아서보다 더 깊고
조용한 위로를 건네는 책이었다.

아이와 함께 읽으니
책이 전해주는 메시지가
더 크게, 더 오래 남았다.

결국 부모도
아이와 함께 자라나는 존재라는 걸
다시 한번 느끼게 해주는 책.

오늘 밤 아이를 꼭 안으며 생각했다.
“우리 둘 다,
매일 조금씩 더 나아지고 있구나.”

 
사심을 담다 📚 많.관.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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