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통]을 읽었다. 누구든 사랑해본 이라면, 누군가를 맹렬히 마음에 담아본 이라면 적어도 한 번은 가슴이 일그러질 법한 이야기다. 특히 보편적인 짝사랑의 반투명지를 말없이 겹쳐보이는 마지막 장이 그렇다. 그거, 극도로 처절한, 사랑이구나. 몰랐어.
나는 왜 사랑에 급이 있다고 생각했을까. 아니 엄밀히 말하면 그렇게까지 자신을 낮추면서 연예인을 사랑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의아했고 그런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했다. 저렇게 초라해지고 싶을까하고. 하지만 앞뒤가 바뀐 것이었나 보다. 사랑하니까, 너무 사랑하게 되어버려서 자신이 그 사람 한 명에 대해 1/1000명만큼의 가치밖에 가지지 못해도 수긍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 앞에서 내가 조금 작아지고 초라해져도 괜찮잖아. 사랑하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