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문화유산답사기 1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1
유홍준 지음 / 창비 / 199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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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있노라면 실제로 그 곳에 가 보고픈 충동을 참을 수 없게 되고 그저 무심코 지나쳤던 동대문, 남대문, 종각들도 다시 한번보고 싶어진다. 내가 그 곳들을 직접 보고 있지 않기 때문에 작가가 느끼는 감정을 공감할 수 없어 답답하지만 그저 흑백 참고 사진만으로 작가의 마음을 짐작해 볼 따름이다. 이 책이 특이한 것은 비판적이라는 것이다. 현대문명 속에서 사라져 가는 옛 자취들에 대한 아쉬움과 종교적이기와 권위의식으로 변해 가는 절들과 절터의 모습들에 대한 실망은 진실로 공감이 간다.

간혹 정치적인 이야기가 나올 때는 조금의 거부감과 함께 정치 쪽에 크게 관심이 없는 내가 잘못된 것인지는 몰라도 공감이 가지 않았다. 그러나 작가의 의도가 솔직하고 답사에 대한 열의가 돋보여 읽는 이로 하여금 당장이라도 배낭을 메고 우리나라 어디든 발길 닫는 대로 떠나고 싶게 만든다. 이 책을 안내문 삼아 짧은 여행(답사라 하기엔 왠지 멋쩍은)이라도 준비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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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초 편지 - MBC 느낌표 선정도서 야생초 편지 2
황대권 지음 / 도솔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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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면서 참 신선하다는 이미지를 받았다. 저자 입장에서는 결코 여유롭고 마음 편한 상황은 아니었음에도 읽는 이로 하여금 새로운 세상을 들여다보며 여유로운 마음을 갖게 해주는 글이었다. 며느리 밑씻개, 달맞이꽃, 쇠별꽃, 땅빈대 조밥나물, 쑥부쟁이.... 아이들 동화책에서나 나올법한 생소한 이름들이 사실은 들이나 산에 혹은 아파트 화단 곳곳에서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야생초였다니.... (나도 앞으로는 잡초라는 말을 사용 못할 것 같다.)

이 책을 읽은 뒤로 나에게는 새로운 버릇이 생겼다. 아파트 화단이나 길가 풀 섶에 앉아 한참을 요놈은 무슨 야생초일까 하고 들여다보게 된 것이다. 그리고 아무 생각 없이 뽑아버리거나 쳐다보지도 않았던 그 녀석들이 새롭고 귀한 존재로 보이게 되었다는 것이다.

나도 저자처럼 어떤 계기로 한 식물 종류에 남다른 애착을 가지고 있다. 한 일년정도 반 지하실의 디자인 사무실에 다닐 때 작은 화분에 담긴 선인장 하나를 사두고 방치(?)한 일이 있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이 녀석이 해도 안 들고 물도 별로 안 주었는데 끈질긴 생명력을 보이며 비쩍 마른 연둣빛 새순을 올려 보내는 것이 아닌가. (사실 나의 게으름의 소산이기도 하다.)

그 뒤로 나는 저자가 야생초에서 발견한 것처럼 선인장에서 강한 생명력을 발견하고는 완전히 이 녀석에게 반해버렸다. 예전엔 부모님이 난이나 화초를 키우시면 왜 저런 재미없고 생산적이지 못한 일에 정성을 쏟으실까 의아해 했던 내가 선인장을 키우며 무언가 정성껏 키우고 또 그것이 정성을 쏟은 만큼 자라는 모습을 보면서 얻을 수 있는 즐거움을 이해하게 된 것이다.

그때부터 선인장 및 다육식물을 하나 둘씩 사 모으고 있다. 처음엔 그저 사 모으기만 했던 것이 요즘엔 인터넷을 뒤져가며 하나하나 이름을 알아내고 주금씩 내가 키우는 식물들의 특징을 살펴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무엇인가 한 가지에 깊은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가깝게 바라본다는 것은 살아가는데 있어 작은 활력소가 될 뿐 아니라 각박하고 바쁜 생활 속에 여유를 느끼게 해주는 것 같다. 아마 이 책을 읽고 나면 누구든 나처럼 길가에 야생초를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한번쯤 어떤 이름의 야생초일까 들여다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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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만들어요 - 접고, 오리고, 붙이면서...
김영만 지음 / 보육사 / 200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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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만 선생님의 만들기 책에 담긴 내용들은 그야말로 책의 서두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것처럼 접고, 오리고, 붙이면서 함께 만들 수 있는 놀이감에 대한 내용이다. 만들고 버리는 것이 아니라 약간의 과학적인 원리를 더해 움직임을 주기 때문에 만든 후에 아이들이 더욱 신기해하고 즐거워 할 수 있다.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들로도 충분히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미술 선생님이 아닌 부모님들도 아이들과 조금의 시간을 함께 하여 즐거운 공작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미술 교사라면 조금 더 보완하여 쉽게 망가지지 않도록 튼튼하게 부착해주면 더욱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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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로버트 제임스 월러 지음, 공경희 옮김 / 시공사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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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내용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이라 한다. 언뜻 보면 통속적인 3류 소설(하이틴 로맨스 수준의)이라는 생각이 들기 쉬울 정도로 단순한 사랑 이야기이다. 그러나 프란체스카와 로보트 킨게이드의 사랑을 너무도 통속적이지 않게 그려 놓았기 때문에 마지막에 이르러 가슴이 찡해지는 것을 느낀다. 40대 초반의 여자에게 새로운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한 50대의 남자, 더욱이 그 여자만을 생각하며 마지막까지 그 여자 가까운 곳에 묻히고자 한 한 남자에 대해 도대체 어떤 남자일까 하는 궁금증으로 킨게이드를 나는 직접 한번 만나보고 싶다. 나도 그런 사랑을 할 수 있을까? 아니면 하고 있는 걸까? (우리 신랑이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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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에서의 정신적인 것에 대하여 - 칸딘스키의 예술론 열화당 미술책방 10
바실리 칸딘스키 지음, 권영필 옮김 / 열화당 / 200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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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태껏 내가 해온 독서라는 것이 대부분 문학작품 위주였기에 미술에 대해 아는 것이라고는 상식적인 것 외에는 없었다. 조금씩 미술을 깊이 있게 언급해 놓은 미술이론 책들을 대하면서 내가 얼마만큼 미술에 대해 문외한이었나에 대해 뼈저리게 느낄 수밖에 없다. 적어도 미술을 전공했고 아이들에게 미술을 교육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내가 처해 있는 환경과 여태껏 미술이 밟아온 길 정도는 더듬을 줄 알아야 하건만 난 얼마나 문외한이었었나.

이 책을 읽고 그동안 내가 막연하게만 생각해온 추상에 대해 무엇인가를 깨닫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칸딘스키가 주장한 내면성의 중요함, 여태껏 미술을 해온 사람들이 추구해 왔던 것이 그림 속에 어떤 내적인 것을 담기 위한 작업이 아니었을까. 물론 외적인 것도 있겠지만 결국 내적인 것에 대한 필요에 의해 외적인 것이 존재한다는 말에 나는 크게 동감했다. 그런 면에서 추상이라는 것이 지니는 의미는 매우 크다고 생각된다. 우리에게 많은 생각할 일들을 던져주므로...

하지만 요즘 소위 판치는 추상 및 전위 예술에는 대부분 내용 없는 껍데기에 불과한 것들이 수두룩한 듯하다 그저 단순한 흉내내지는 인체에 대한 기본 골격도 모르면서 인형을 만들 듯 오랜 고심과 연습 내지 노력의 결과로 작가와 관객사이의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느낌, 교감을 이루는 것이 아니라 현실의 유행을 쫓기에 급급한 장난에 불과한 작품 아닌 작품들이 판을 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앞으로 내가 미술작업을 계속하게 된다면 내적인 것에 대한 추구(결국 나 자신의 내적 표현)를 말없이 해나갈 것이다. 나의 내적인 것이 값싸고 유치해지지 않게 하기 위해 많은 수련 또한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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