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에서의 정신적인 것에 대하여 - 칸딘스키의 예술론 열화당 미술책방 10
바실리 칸딘스키 지음, 권영필 옮김 / 열화당 / 2000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여태껏 내가 해온 독서라는 것이 대부분 문학작품 위주였기에 미술에 대해 아는 것이라고는 상식적인 것 외에는 없었다. 조금씩 미술을 깊이 있게 언급해 놓은 미술이론 책들을 대하면서 내가 얼마만큼 미술에 대해 문외한이었나에 대해 뼈저리게 느낄 수밖에 없다. 적어도 미술을 전공했고 아이들에게 미술을 교육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내가 처해 있는 환경과 여태껏 미술이 밟아온 길 정도는 더듬을 줄 알아야 하건만 난 얼마나 문외한이었었나.

이 책을 읽고 그동안 내가 막연하게만 생각해온 추상에 대해 무엇인가를 깨닫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칸딘스키가 주장한 내면성의 중요함, 여태껏 미술을 해온 사람들이 추구해 왔던 것이 그림 속에 어떤 내적인 것을 담기 위한 작업이 아니었을까. 물론 외적인 것도 있겠지만 결국 내적인 것에 대한 필요에 의해 외적인 것이 존재한다는 말에 나는 크게 동감했다. 그런 면에서 추상이라는 것이 지니는 의미는 매우 크다고 생각된다. 우리에게 많은 생각할 일들을 던져주므로...

하지만 요즘 소위 판치는 추상 및 전위 예술에는 대부분 내용 없는 껍데기에 불과한 것들이 수두룩한 듯하다 그저 단순한 흉내내지는 인체에 대한 기본 골격도 모르면서 인형을 만들 듯 오랜 고심과 연습 내지 노력의 결과로 작가와 관객사이의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느낌, 교감을 이루는 것이 아니라 현실의 유행을 쫓기에 급급한 장난에 불과한 작품 아닌 작품들이 판을 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앞으로 내가 미술작업을 계속하게 된다면 내적인 것에 대한 추구(결국 나 자신의 내적 표현)를 말없이 해나갈 것이다. 나의 내적인 것이 값싸고 유치해지지 않게 하기 위해 많은 수련 또한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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