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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스러운 게 아니라 어색한 거야 - 여전히 삶이 어색한 마흔 살의 여물지 않은 이야기
소재웅 지음 / 훈훈 / 2022년 12월
평점 :
일생을 살아가면서 어느 정도의 시간을 채우지 않으면 절대 깨닫지 못하는 것이 있다. 어머니에 대한 사랑이 그렇다. 평범한 일상은 순간, 미움과 오해로 인해 다툼의 순간마저도 어머니의 사랑이었음을 뒤늦게 깨닫는다. 너무 가까이 있었기에 소중함을 몰랐던 순간들은 가슴 깊이 후회를 남기며 지나왔던 시간을 되돌아보게 만든다.
<쑥스러운 게 아니라 어색한 거야>를 펼쳤을 때 40대 또래의 남자들이 가지고 있는 관심과 감성은 누구든 비슷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더욱이 딸을 둔 아버지로서의 입장이며, 스포츠를 좋아하는 것도(개인적으로 나도 커리의 팬이다.), 80~90년대 태어난 사람이라면 좋아할 하루키와 김연수 작가의 글을 좋아하는 것 등 많은 부분을 공감했다.
전혀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일상을 보내는 중년의 글에서 불쑥 고개를 내미는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어쩌면 그의 밝고 선명한 일상에 대한 글들은 어머니에 대한 슬픔을 감추기 위함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하게 될 정도로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후회가 가슴에 와닿았다.
"그래, 매일 삶을 살아내야 하는 나보다 엄마 처지가 낫겠지."
특히 이 책을 읽으면서 나의 어머니가 가장 많이 떠올랐는데 가장 가까이 있는 친구이자 삶은 스승인 어머니의 희생이 지금의 나로 인도해 주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부쩍 약해지시고 여려지신 모습을 마주하게 된다. 늘 든든히 버팀목이라고 생각했던 어머니가 자신의 감정을 고스란히 드러내며 변해가는 모습에서 시간은 어머니에게도 똑같이 흘렀음을 인정해야만 할 것 같다.
"상실이 나쁘기만 한 건 아니다. 난 분명, 상실로 전보다 넓어졌다."
누군가에게 삶은 기적이고, 누군가에게 삶은 지옥이다. 그리고 그러한 상황을 만드는 것은 적지 않은 부분이 본인에게 달려있다. 소재웅 작가의 삶처럼 어머니의 죽음으로 슬픔의 순간이 찾아올지라도 그 아픔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살아간다면 일상은 언제든 행복으로 뒤바뀔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