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섹타겟돈 - 곤충이 사라진 세계, 지구의 미래는 어디로 향할까, 2023 세종도서 교양부문
올리버 밀먼 지음, 황선영 옮김 / 블랙피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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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에서 꿀벌의 집단 실종으로 피해를 본 양봉업자 전국적으로 늘어나고 있다고 이것은 꿀벌 약 80억 마리가 떼죽음을 당한 셈이라는 앵커의 무거운 말이 이어졌던 것을 들은 적이 있다. 그 후 길을 가다가 떨어져 죽어 있던 꿀벌을 보며 심각하게 다가오는 환경 위기를 조금이나마 느끼게 되었다. 근본적인 이유는 당연하게도 기후 위기를 첫 번째 용의자로 지목하고 있지만 사실 기후 위기만의 문제는 아니다. 인간의 욕심으로 인한 농경지와 도시의 확대, 보다 편한 경작을 위한 살충제 사용도 큰 문제가 되고 있다.

꿀벌이 사라지면 4년 안에 인류도 멸종할 것

아인슈타인


아인슈타인의 남긴 이 의미심장한 말을 깊숙이 들여다보면 비단 꿀벌만의 문제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크게 수분 매개자인 꿀벌을 인용했을 뿐 곤충 전체의 문제로 다가온 이 위협은 최근 인섹타겟돈 insect+armageddon이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키며 더욱 곤충 전멸로 인해 인류 앞에 닥친 재앙을 많은 환경운동가와 과학자들이 한목소리를 내어 경고하고 있는 것이다.

올리버 밀먼의 인섹타겟돈 역시 곤충 세계의 닥친 위기와 그 원인을 살펴볼 것이며, 유례없이 가속화되고 있는 곤충의 멸종 현상을 추적하고, 곤충의 위기가 어떻게 인간의 삶을 파괴하는지, 막을 방법은 있는지도 살펴볼 것이다.

'여섯 번째 대 멸종'이 될지 모른다

곤충은 수백만 년 동안 육지 환경의 모든 부분에 관여하며 생태계 사이클의 중요한 자리를 차지해왔다. 징그럽고 혐오의 대상으로만 생각했던 곤충은 인류 문명을 위한 기반을 형성해왔는데 우리의 식량을 늘려주고 각종 동, 식물의 먹이가 되기도 하며 죽은 사체를 처리하는 분해자가 되기도 하며 해충을 제거하고 토양에 영양을 공급하는 중요한 일을 수행하기도 한다. 영국의 이스트 앵글리아대학교 환경생물학 교수 레이철 위런은 곤충에 대한 우리의 높은 의존도를 인터넷에 비유하기도 했다.



생태계에서는 모든 것이 이런 상호작용으로 이루어진 망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종이 하나씩 사라질 때마다 네트워크 링크 몇 개를 끊어버리는 것이나 마찬가지죠.

링크를 많이 끊을수록 인터넷이 적게 남을 것이고,

결국 인터넷이 더는 작동하지 않을 겁니다.


인간에게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곤충들이 있다. 대표적인 예가 파리와 모기, 말벌, 개미 같은 곤충일 것이다. 그중 파리만 하더라도 인류에게 중요한 입지를 가지 곤충일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 것이다. 나도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단순 해충으로 치부해버렸고 파리가 가진 중요성에 대해 생각해 본 적도 없으니 말이다.


파리를 없앴다고요?

그러면 초콜릿도 사라집니다.


영국 국립자연사 박물관의 수석 큐레이터이자 파리의 열렬한 옹호자인 에리카 맥앨리스터는 당근, 후추, 양파, 망고, 여러 과일나무가 자랄 때 파리는 중요한 수분 매개자 역할을 한다고 주장하며 초콜릿 또한 파리가 없었으면 맛보기 힘든 농작물에 속한다며 언급하고 있다. 파리는 수분 매개자로서 벌보다 더 오랫동안 일하고 추위도 어 꿋꿋하게 이겨낸다. 쌍시류(흔히 파리라고 불리는 목)은 약 16만 종이 있는데, 집파리, 각다귀, 모기, 초파리 등이 여기에 속한다. 파리의 중요성을 인지한다며 우리 주위에서 없어져야 할 해충이 아니라 고도의 기술을 갖춘 환경 공학자들과 비슷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곤충의 인류의 건강에도 크게 기여했다. 꿀은 심장 진환을 치료할 때 산화 방지제이자 항균 물질로 쓰였고, 말벌의 독은 암세포를 죽일 수 있다는 사실이 입증되었다. 항생 물질에 대한 내성이 점점 커지자 연구원들은 한때 광범위하게 쓸 수 있는 신약의 중요한 원료로 곤충을 꼽았고, 코로나 119 사태로 고통받았던 인류에게도 열대 거세미나방의 변형 세포에서 추출한 성분으로 노바벡스에서 개발한 백신을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곤충이 전멸하면 인류와 곤충을 연결한 생명의 끈이 끊겨버려 인류마저 큰 타격을 입는 건 시간문제일 것이다.

토양 생태계에서 중요한 딱정벌레의 예는 어떠한가? 딱정벌레는 숲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나무가 쓰러지면 딱정벌레는 나무를 씹어서 쉽게 분해를 하도록 도와준다. 그 덕에 분해를 돕는 곰팡이가 나무에 자리 잡을 수 있게 되고 그러면 나무의 질소와 인이 퍼져나가면서 숲을 나무로 다시 채우는 데 도움을 준다. 그리고 톡토기라고 불리는 톡토기목 곤충을 잡아먹는데, 톡토기는 숲의 바닥에 쌓이는 낙엽이 빨리 분해되도록 돕는 곤충으로 딱정벌레가 없으면 톡토기가 급증해서 낙엽을 너무 빨리 분해하는 바람에 숲 바닥의 탄소 저장량이 부족해진다. 이런 톡토기는 탄소를 분해하는 미생물을 잡아먹기도 한다. 또 쇠똥구리들은 동물의 배설물에서 거름을 흙으로 내려보내 토양에 영양분을 다시 채우는 데 도움을 준다.

이처럼 생물 간의 복잡하게 얽힌 사이클은 한 개체만 사라져도 치명적인 결과를 불러올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곤충의 멸종에 대항하는 다양한 움직임들

급격한 곤충의 감소를 막기 위한 노력은 세계 곳곳에서 시도되고 있다. 독일 바이에른주의 주민으로부터 시작된 이 움직임은 환경보호단체로 퍼져 곤충을 살릴 수 있도록 유럽 중심부에 있는 농경지에 변화를 호소하며, 농지의 30%를 곤충에게 호의적인 유기농 농지로 전환해달라고 요청했고, 또 습지와 산울타리를 원상 복구하고, 살충제 사용을 줄이고, 광공해를 제한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이윤만을 중시하던 거대 기업들과의 마찰로 크게 난항을 겪었지만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한 기업들도 점차 곤충의 중요성에 대해 관심을 가지며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간의 활동이 줄어든 것은 곤충에게 안락한 환경을 제공하기도 했다. 사람이 다니지 않는 길가에 있던 풀을 다듬거나 제초하는 작업이 이루어지지 않자 곤충의 중요한 서식지이기도 한 그곳은 들꽃이 풍성하게 피었고 다시 곤충들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런한 계기로 영국에서는 야심 찬 아이디어를 내기도 했는데 국토의 4분의 1을 자연에 돌려주자는 아이디어로 작물을 재배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지역에 곤충과 다른 생물이 돌아올 수 있게 하자는 것이었다.


그리고 곤충들과 동, 식물들을 위한 서식지를 잇는 연결하는 다리의 중요성도 언급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고속도로를 지나다 "야생동물이 지나가고 있습니다"라고 쓰인 다리 모양의 건축물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것은 생태계의 연결성을 고려한 특수한 다리로 야생동물들의 중요한 연결로로 이용되고 있다. 야생동물 통로를 논할 때는 곤충을 포함하게 되어 있다. 곤충 또한 유전적인 다양성을 보호하기 위해서 곤충이 적합한 서식지 사이를 이동할 수 있도록 안전한 통로가 필요한 것이다.

이 밖에도 도심 한가운데서도 곤충을 되살리려는 노력이 진행되고 있는데 '스탠더드 오일'의 윤활유 공장이었던 건물의 옥상에 들꽃을 풍성하게 심어 목초지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는데 놀랍게도 파릇파릇한 식물들이 곤충에게 예상하지 못한 오아시스 같은 환경을 만들어주기도 한다.


곤충의 세계는 갑자기 망가진 것이 아니다.


벌이나 나비가 아닌 곤충은 전부 해충으로 여기며 죽이던 인식도 큰 문제가 된다. 꿀벌은 수분 매개자로서 중요한 곤충이지만 다른 곤충들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것도 곤충 전멸을 막는데 중요한 시작점이 되지 않을까. 이유 없이 곤충을 죽이던 습관을 버리고 농업 전반적인 시스템을 정비하고, 생활 수준의 개선과 환경 파괴의 연결 고리를 끊어내야 한다.


환경운동가와 여러 생물학자들의 경고와 복잡한 사이클을 뒤로하고 환경을 보존하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란 생각보다 간단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것은 자연을 있는 그대로 보존하며 더 이상 인간의 편의를 위한 산업화를 그만두는 일. 즉 인간의 편의를 위해 무언가를 계획하고 실천하는 그만두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이상일뿐 실현하기에는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지구에게 있어 인간이란 존재란 지구를 병들게 하는 바이러스 같은 존재인지도 모른다. 아니 그 이상의 유해한 존재일 것이다. 땅을 유독하게 만들면 대기의 화화 성분이 달라지게 하며, 인간의 편의를 들먹이며 생물학적인 사막을 형성한다. 인간이 존재하기 이전부터 지구의 주인이었던 곤충과 인간의 공존은 곤충의 멸종을 막기 위함이 아닌 인간의 멸종을 막기 위함임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인류는 곤충에게 인류가 필요한 것이 아닌 인류에게 곤충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부터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이런한 인식을 무시한다면 생물의 다양성은 천천히 무너져 내릴 것이다.

위협은 하나씩 더해지는 것이 아니라

한 번에 폭발적으로 늘어납니다.


곤충을 하찮고 보잘것없는 존재로 보는 시각부터 바꿔야 하며 인간의 건강이나 기후변화에 따른 대처 같은 동기가 곤충을 보호하는 계획과 맞물릴 때 가장 이상적인 실행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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