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가 된 역사 - 독일사로 읽는 역사전쟁
에드가 볼프룸 지음, 이병련.김승렬 옮김 / 역사비평사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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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역사는 우리에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역사라는 단어가 부쩍 매스컴을 많이 타고 있는 요즘 그런 질문을 던진다. 독도영유권과 관련해서 '역사'가 부각되고, 중국의 동북공정 문제와 관련해서도 '역사'가 이야기된다. 국내정치로 눈을 돌려보면 잃어버린 10년을 운운하는 뉴라이트 세력들은 그동안의 역사인식이 좌파적 편향성을 갖고 있었다고 비판하며 영관의 대한민국史를 이야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건국60주년행사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수 있다. 

이렇게 몇 가지 사건만 간단히 살펴보아도 '역사'라는 것은 그저 옛날에 있었던 일을 객관적으로 파악하는'비정치적' 영역의 학문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오히려 역사의 본질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어떠한 사실에 대한 해석의 문제이다. 따라서 역사는 그 어떤 학문보다 현실 정치와 강한 영향을 주고받는다. '무기가 된 역사'라는 제목이 말해주고 있듯이 이 책은 독일에서 역사라는 이름이 어떻게 정치적으로 이용되었는지 밝히고 있다.

역사의 정치적 이용은 과거 독일제국시기, 나치치하, 동독과 서독을 가리지 않고 언제나 존재했다. 권력을 획득하거나 또는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역사는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무기가 되어야만 했다. 역사를 이용함으로써 그들은 자신들의 정당성을 대중에게 인정받을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많은 역사학자들이 동원될 수밖에 없었고, 그들은 심지어 나치에게도 '입맛에 맞는 역사'를 제공하였다. 

독일의 역사는 몇몇 부분에서 한국사와 비교되어서 연구된다. 독재정권의 정당성은 권력에서가 아니라 그것을 지지하는 광범위한 대중에게서 도출되었다는 '대중독재론'은 독일 나치제국에 대한 대중들의 지지를 연구하는 학자들의 영향을 받아서 이루어진 논의라고 볼 수 있다. 이 책도 물론 독일의 역사와 그것의 이용을 말하고 있지만 한국에서 그 어느 때보다 역사가 강력한 무기로 이용되고 있는 지금, 많은 시사점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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