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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ferno (Hardcover)
Brown, Dan / Random House Inc / 2013년 5월
평점 :
다시 댄 브라운의 소설이 출판되었다. 지난 번에는 미국의 워싱턴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더니 이제는 이태리다. 다음은 어디일까?
<인디애나 존스>가 채찍과 끔찍한 모험을 통해 전세계의 다양한 고대 유물과 그와 관련된 다양한 사건을 다루고 있다면 현대의 인디애나 존스인 랜던 교수의 기호와 상징의 해석을 통해 과거를 접하고 있다. 한 마디로 한참 유행한 인디애나 존스와 다를 바 없다. 그럼에도 나를 포함한 많은 독자들은 이번에는 랭던이 어떤 활약을 할까 궁금해한다.
이번에는 단테의 유명한 [신곡](Devine Comedy)다. 댄 브라운은 아주 유명한 예술작품을 소재로 한 작품들을 중심소재로 쓰고 있다. 첫 작품의 다빈치의 모나리자와 최후의 만찬에서 이제는 단테의 신곡으로. ( 물론 그 이전 작품에서는 교황의 선출과 관련된 사건들을 소재로 하기도 했지만.) 인디애나 존스가 어두운 동굴과 같은 곳을 헤맨다면 랭던은 도시의 골목을 이리저리 헤맨다.
다빈치나 단테는 모두 아주 많은 이야기를 만들어낸 작가들이다. 이들에게는 아주 다양한 심지어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들이 있다. 이런 다양한 이야기가 현대 사회의 다양한 문제들과 엮어져서 새로운 이야기인 듯 한 소설로 재창조된다. 많은 사실과 사실적인 내용이 소설, 허구(fiction)로 재구성된다. 이번에도 맬더스의 인구론적인 시각과 핵을 넘어선 새로운 위험으로 등장한 전염병에 대한 공포가 작품을 구성하는 얼개이다.
이런 복잡성이 독자들의 흥미를 끈다. 내가 알고 있는, 또는 내가 어디선가 들었던 내용이 댄 브라운의 펜을 통해 어떻게 잘 버무려지는가를 보는 흥미. 그런 의미에서 브라운의 소설은 우리나라의 비빔밥과 다르지 않다. 얼마나 열심히 잘 버무리느냐에 따라 얼마나 많은 재료를 집어 넣느냐에 따라 비빔밥의 맛은 달라지니까. 그렇다면 작가는 비빔밥의 마무리인 참기름 또는 들기름일 것이다. 특히 이 소설에서도 단테의 유명한 구절을 소설의 실마리로 인용하고 있는데 그 표현이 소설을 읽어가는 독자와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강한 지성을 소유하고 있는 자여! 여기 아주 애매한 시의 베일 밑에 숨겨진 가르침들을 들여다보아라." 작가는 우리에게도 이런 행위를 요구하고 이 소설을 끝까지 읽은 우리는 기꺼이 이를 행하고 스스로 지성을 가진 존재라고 자부하리라.
그런데 이번 소설이 그의 이전 소설과 다른 점이 있다면 현대인들이 어렴풋이 느끼고 있는 세계에 대한 공포이다. 전세계의 소식을 실시간으로 접하는 우리에게 세계는 그리 아름다운 공간이 아니다. 여기저기서 폭력이 난무하고 자연재해가 발생하고 많은 사람들이 기아에 허덕이고 심지어 새로운 바이러스에 의해 고통을 겪고 죽기까지한다. 이런 세계가 지옥이 아니면 어디가 지옥이겠는가?라고 소설의 악한인 조브리스트 그리고 작가 댄 브라운은 묻고 있는 것이 아닌가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