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와 우파'라는 제목은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 가끔씩 돌출하고 있는 레드 컴플렉스를 바로 연상시킨다. 게다가 어느 정도 미국 또는 미국의 역사에 알고 있는 독자가 본다면 미국에 진정한 '좌파'가 있는가?라는 의문을 가질 것이다. 심지어 20세기 미국의 역사를 채 100페이지도 안되는 지면에서 말한다는 것 자체가 이 책의 가치를 더욱 의심스럽게 한다. 그렇지만 책의 저자가 국내에서는 누구나 인정하는 미국사에 관한 전문가라는 점 때문에 약간은 망설일 것이다.하지만 이 책을 읽는 순간 그런 의심과 망설임은 사라진다. 분명 미국에는 엄밀한 의미에서 좌파는 없다. 하지만 지난 미국의 역사를 살펴보면 미국은 크게 두 축으로 전개되었음을 부정할 수 없다. 진보적인 성향을 지닌 집단과 보수적인 성향의 집단으로. 이 글의 저자는 이런 맥락에서 상징적인 의미에서 좌파와 우파라는 제목을 달았다. 또한 이런 제목을 달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짧은 지면으로 20세기 미국의 역사를 설명하기에는 이 보다 적절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한편, 어떤 의미에서 이 책은 짧은 지면이 지닌 한계를 극복하고 있다. 즉 저자는 미국의 역사를 크게 좌파와 우파라는 두 축의 상호관계에 의해 형성되고 있음을 보여줌과 동시에 미국에서 일어난 다양한 사건을 일목요연하게 설명함으로써 큰 줄기만 있는 앙상한 나무가 아니라 나뭇잎이 무성한 나무를 제시하고 있으며 독자는 이 책을 통해 미국에 관한 많은 열매를 딸 수 있을 것이다. 여하튼, 한 숨에 읽어내려가면서, 20세기 미국의 역사를 이해하는 데, 즉 미국에 관한 인지도(cognitive mapping out)를 그리는 데 훌륭한 길잡이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