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 6 | 7 | 8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좋은 수업 - 나의 수업 다시 보기 좋은 수업 바로 보기
신지현 외 지음 / 창비교육 / 202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수업을 하고 나서 만족보다는 후회가 밀려오는 경우가 다반사다.

똑같은 내용을 가지고 수업한다 할지라도 어떤 환경의 어떤 아이들을 만나느냐에 따라 

수업의 결과가 천차만별인 경우도 부지기수다.

어떻게 수업하느냐는 아마 교직에 있는 동안 끊임없이 지속될 고민일 것이다.

아이들의 흥미에 맞는 다양한 활동과 자료, 수업동기를 유발할 수 있는 재미있는 동영상이나 게임 등에초점을 맞추다 보면 뭔가 빠진 듯한 느낌이 드는 경우들도 많다.


이 책은 새로운 수업 기법이나 방법, 우수사례를 전해주는 책은 아니다.

이 책은 수업의 곁가지를 다 쳐내고 핵심에 집중한다.

마치 참기름 짜내듯 엑기스만 뽑아서 교사가 집중해야할 것을 제시해준다. 

수업의 계획부터 평가까지 단계별로 조목조목 분석해서무엇에 가장 초점을 맞춰야하는지 본질을 알려준다. 수업을 하다가 샛길로 빠질 때, 겉만 번지르르한 수업으로 흘러가려고 할 때 이 책을 다시 대하면 아이들과 함께 원래 가려고 했던 길로 돌아갈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학부 때 교수님을 이 책의 공동저자로 만나 반가웠고, 국어교육을 예시로 흐름이 흘러가긴 하지만 어느 과목에도 적용할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나의 수업을 다시 돌아보고 좋은 수업을 바로 볼 수 있는 기회가 된 듯하다. 

내 수업을 돌아보고 고민한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좋은 수업을 할 충분한 준비를 끝낸 것은 아닐까요? - P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기소영의 친구들 - 제2회 사계절어린이문학상 대상 수상작 사계절 아동문고 105
정은주 지음, 해랑 그림 / 사계절 / 202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소영이가 떠난 그날 이후로 우리 넷은 조금 달라졌다.

이젠 우리 사이가 느슨해지고 끊어지려할 때 먼저 나서서 

촘촘하게 다시 이어 줄 존재가 없다는 걸

깨달아서인지, 우리는 섣불리 자리를 뜨지 않았다.

잠시 말을 멈추고, 서로를 연결하려 애썼다.


누군가와 영영 헤어지는 좋은 방법이라는 게, 정말 있을까?


제목은 기소영과 친구들이지만, 이 책에 소영이는 등장하지 않는다.

세상에 없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소영이의 죽음으로 시작한 이 책의

첫부분은 어둡다. 그래서인지 읽는 나 역시 마음 한 켠이 무거웠다.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내 친구가 책을 읽는 내내 떠올랐기 때문이다.

초등학생의 죽음과 남겨진 친구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동화는 많지 않다.  

친구의 죽음이 남은 아이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는

사실 흔치 않은 경우이기에 생각해 본 적이 별로 없다.

그래서인지 이 책이 더욱 특별하게 다가온다. 


소영이의 죽음 이후 채린, 연화, 영준, 그리고 호준이는 

소영이를 어떻게 떠나보내면 좋을지 애도의 방법을 고민한다.

그 과정에서 소영이와 얽힌 따뜻한 각자의 스토리와 추억들을

공유한다. 단 한번도 책에 등장하지 않는 소영이지만

소영이가 얼마나 따뜻한 아이였는지

아이들의 대화만으로 충분히 짐작 가능한다.

아직 어려서 잘 모르니까 아이들에게 쉬쉬하고 넘어가려는 

어른들과 달리 6학년 초등학생들은 서툴지만 적극적으로 소영이를 

그리워하고 그 마음을 다듬어 표현하려 애쓴다. 

만나고 헤어지는 것은 삶의 필연적인 과정이며, 그 때는 언제 찾아올지

모른다. 그렇기에 아이들 마음에서도 사랑하는 이의 상실과 이별이 찾아올 때

나름의 애도와 추모과정이 필요하다. 그 과정이 서툴지라도 말이다.

채린이와 친구들은 결국 소영이와 아름답게 헤어지는 방법을 찾아간다. 


이제 나는 다른 사람의 기억에 살아 있는 소영이를 만나도 괜찮을 것 같다.

웃으면서, 그리워하면서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


곧 겨울이 찾아오고 우리 아이들에게도 졸업이라는

이별의 순간이 찾아온다. 흑, 아쉽다!

2022년 한달을 앞두고 어린이들의 아름다운 이별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동화책이다. 해랑 작가님의 그림이

이 동화를 더욱더 돋보이게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위풍당당 여우 꼬리 3 - 핼러윈과 어둠 숨바꼭질 위풍당당 여우 꼬리 3
손원평 지음, 만물상 그림 / 창비 / 202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 집 둘째가 오매불망 기다린 위풍당당 여우꼬리 시리즈의 3번째가 등장했다.매책마다 구미호 손단미의 꼬리가 하나씩 등장하며 마치 단미의 내면이 한단계 레벨업하는 듯한 성장 스토리로 진행되는 매력적인 시리즈북! 세번째 꼬리는 과연 무엇일지.... 궁금증을 마음에 한껏 품으며 책장을 펼쳤다.


핼러윈을 맞아 단미와 친구들은 마을에서 열리는 축제에 어떤 의상을 입고갈지 나름의 계획을 세운다. 단미는 핼러윈 코스프레를 핑계로 '구미호'라는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고 싶어하고 이를 '용기있는' 행동으로 여긴다. 하지만 단미는 수업 시간에 발표를 주저하거나 친구 재이가 어려움에 처한 상황에서뒷걸음치는 자신의 모습을 보며 실망한다. 

그리고 과연 '용기'가 무엇인지 의문을 품는다.

때마침 등장하는 세 번째 꼬리는 바로 '용기' 그런데 호기로운 모습일거라 생각하는 '용기'의 꼬리는 오히려 소심해보였다.그리고 그 꼬리는 단미에게 진정한 용기의 모습이 무엇일지 질문을 던진다. 

드디어 핼러윈 데이! 단미는 자신을 괴롭히는 친구들에게 은밀한 제안을 하는 재이의 말을 듣고 재이를 돕기 위해 으스스한 건물에 따라들어가고 그 곳에서 진정한 용기가 무엇인지 깨닫게 되는 특별한 사건을 만난다. 


용기의 꼬리는 쉽사리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용기의 꼬리는 어듬 속에 갇혀 있는 자신의 모습을 '두려움'이라 칭한다. 빛이 나타나는 순간 비로소 용기의 꼬리는 정체를 나타내고 그 위용을 드러낸다. 이 부분을 읽어내며 '두려움'과 '용기'는 사실 같은 존재이며 밝게 인정하고 드러내는 순간 두려움이 용기로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는 부분이 참 인상적이었다. 철학적(?)일 수 있는 이야기를 아이들 수준에 맞게 스펙타클하고 재밌게 풀어낼 수 있는지!


단미는 '용기'라는 존재가 자신의 마음 속에 이미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에 든든해했다. 나 역시 또 이 책을 읽어내려가는 모든 아이들의 마음에도 이미 용기가 존재하고 있음을 깨우쳐 준다는 느낌을 받았다.스토리 뿐 아니라 만물상 작가님의 멋진 삽화까지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부족함이 없다.벌써부터 4편이 기다려진다. 그리고 이 책을 읽어내려가며 내면이 점점 단단해지는 우리의 단미와 우리의 아이들이 기다려진다!


문득 용기가 나지 않던 수많은 순간이 하나둘 떠올랐다.
당황하고 겁내고 부끄러워하느라 내 마음 속의 용기는 늘 짓눌려 있었다. - P131

용기란, 내 안에 간직한 부끄러움조차 진실되게 바라보고 드러내는 거였으니까.
- P13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트료시카 Dear 그림책
유은실 지음, 김지현 그림 / 사계절 / 202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림책보다는 한편의 수채화 같은 책이다.

책장 한장 한장 넘기면서 느껴지는 책의 질감과 그림의 느낌이 정말 크게 다가오는 책이다.

유은실 작가님이 글을 쓰신 그림책이라 더 읽어보고픈 마음이 들었다. 


마트료시카는 나무로 조각되어 서로 다른 크기의 인형이 포개어지는 러시아의 전통인형이다.

이 책에서는 마트료시카가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와 같이 정말 다양한 '나'의 내면의 모습을 다룬 듯 느껴지기도 하고, 때로는 나를 둘러싼 가장 가까운 가족, 특히 엄마, 할머니, 이모, 여동생, 딸 같은 여성의 가족들을 나타낸 듯 보이기도 하다. 

첫째부터 일곱째까지 여섯 개의 인형들의 이야기와 여정을 따라가다보면 마치 내 어머니의 삶, 나의 삶처럼 여겨지기도 하고 인생의 긴 여행을 함께 떠난듯한 느낌을 받기도 한다.

마트료시카 덕분에 이 책에 유독 많이 나오는 '품는다'라는 말의 어감도 깊게 다가온다. 

요즘 같은 세상에 누군가 나를 품어준다는 것, 내가 누굴 품을 수 있다는 것처럼 마음 따뜻한게 느껴지는 말은 또 없는 듯하다. 어른들이 읽으면 더 좋을것 같은 정말 좋은 그림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 6 | 7 | 8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