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혁명 - 매일 밤 조금씩 인생을 바꾸는 숙면의 힘
아리아나 허핑턴 지음, 정준희 옮김 / 민음사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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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을 통해서 접하면서 알게된 언론사 허핑턴 포스트는 조금은 냉소적이면서 유머스러운 글이 재미있어서 좋아하는 편이라, 이러한 언론을 만들어낸 사람에 대해 알고 싶은 생각이 있는 차에 이 책을 접하게 되었다. 저자에 대해서는 극히 제한적인 정보만 이 책에서 얻을 수 있어서 조금 아쉽기는 했지만 책의 주제가 최근 고민해오던 숙면에 대한 것이라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비슷한 주제의 <안녕히 주무셨어요?>를 읽은 적이 있는데, 각 개인이 숙면을 취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내용에 비해, 제도 개혁 (업무시간이 나 수업시간을 1~2시간 뒤로 이동하자는 주장)이 많아, 큰 도움을 받지는 못 했던 것 같다. (저자의 주장 자체는 꽤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현가능성은 극히 낮은 것 같다) 아리아나 허핑턴의 <수면혁명>도 각 개인이 숙면을 취하기 위한 노하우나 수면을 위한 기술같은 내용은 많지 않다. <안녕히 주무셨어요?>에서도 소개되었던 것 같은데, 각성효과를 일으키는 청색광 차단관련 이야기와 함께 나 자신이 현재 쓰고 있는 f.lux라는 프로그램도 소개되는 것 정도가 최신 기술을 이용한 예이다. 

저자는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야간에는 스마트폰의 기능이 약화되어 멍청이폰으로 바뀌는 휴대폰의 개념을 이야기하기도 하는데, 다시 말하면 수면시간에는 회사업무나 SNS 등 모든 네트워크를 차단하고 수면을 취하는 것에 집중하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다. 이는 수면을 다른 어떤 것보다 우선 순위에 놓을 수 있어야만 가능한 일이고, 사실 이 책의 상당 부분은 이 점을 강조한다고 볼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인류는 잠을 자기위한 시간을 가지는 것을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라고 보는 시각과 함께 잠을 자지 않고 노력하는 것에 매우 긍정적으로 생각해왔다. (우리나라의 경우 다른 나라보다 더했으면 더 했지 덜하지는 않았으리 생각한다) 저자의 경우도 언론계에서의 성공을 위해 비슷한 가치관을 가치고 살다가 욕실에서 쓰리지고 다치면서 수면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고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이 책에서 강조하는 수면의 역할을 보면, 수면이 시간의 낭비가 아니라 뇌 내부의 독성물질을 청소하고, 깨어있는 동안 생각하지 못한 것을 수면 중의 잠재의식 속에서 얻을 수 있는 사례 등을 이야기하였다. 요컨데 수면은 단지 쉬는 시간이 아니라  정상적인 뇌활동을 위해 꼭 필요한 과정이라는 것이고 이를 위해서는 7~8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 이 책의 내용이다. 또한 수면을 충분히 취하지 못하면 당이나 영양분에 대한 욕구를 발생시켜 비만 등의 건강 문제를 일으키는 원인이 되는 것도 주목하여야 할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해보면, 여러가지 이유로 성인이 된 이 후로는 이 책에서 말하는 충분한 시간의 수면을 취한 적은 거의 없는 것 같고 낮시간에는 카페인의 힘으로 버티면서 살아온 것 같다. 앞으로는 저자의 수면 혁명에 동참하여 불면과 카페인의 악순환에서 벗어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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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임 - 나를 바꾸는 심리학의 지혜
최인철 지음 / 21세기북스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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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심리학 분야 서적 중에서는 상당히 유명한 책인 듯 하지만 이번에 처음 읽게 되었다. 첫 느낌은 일반 교양서적보다는 전공서적에 근접한 전문적인 내용같았다. 하지만 읽기는 무척 수월해서 책을 잡자마자 앉은 자리에서 다 읽었다. 저자의 글솜씨도 뛰어나고 재미있기도 했지만, 심리학이란 분야나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의 상당한 부분을 이미 여기저기서 많은 접한 것이 그 이유라고 생각한다. 그간 심리학 책을 읽는 동안은 세상을 보는 마음의 창이라는 의미의 프레임이라는 용어는 많이 접하지 못한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드는 생각은 비슷한 의미인 세계관, 가치관 같은 단어보다는, 사람마다 다르면서 자신이 조절할 수 도 있는 개념을 가진 단어인 프레임이 꽤 적절한 것 같다.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이 책에서 다른 심리학 책에서 다루지 않은 내용이나 저자만의 생각을 발견하기는 어렵고 프레임이라는 개념의 소개에만 힘쓰고 있어 아쉬운 점도 많이 든다. 저자의 경력이나 이 분야의 위치를 생각하면, 좀 더 깊은 내용도 소개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국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아들러 심리학과 마찬가지로 결국 자신이 어떤 프레임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자신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이 핵심일 듯하다. 이 책의 마지막에 지혜로운 삶을 위한 11가지 프레임을 소개하기도 하지만, 인상적인 내용을 추려보면 다음과 같다.

- 상위 프레임에서는 'Why'를 묻지만 하위 프레임에서는 'How'를 묻는다. 어떤 수준의 프레임을 서택하는 지가 행복과 의미 추구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다, 상위 수준의 프레임이야말로 우리가 죽는 순간까지 견지해야 할 삶의 태도이며, 자손에게 물려줘야 할 가장 위대한 유산이다.

- 어떤 문제에 봉착했을 때 그 해결점을 찾지 못하는 이유는 처음부터 문제의 본질이 무엇인지 제대로 프레임하지 못해서일 가능성이 높다. 프레임은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중요한 열쇠다.

- 집단의 다양성은 개성을 보장하고 소신을 키워준다. 역사적으로도 지니치게 문화적 동질성을 추구했던 사히는 예술적, 지적 정체를 경험했다.

- 상황 프레임이 인도하는 지혜의 끝은 '나 자신이 타인에게는 상황이다'라는 인식을 갖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행동이 그 사람의 내면이 아니라 바로 '나'라는 상황때문에 기인한다는 깨달은, 그것이 지혜와 인격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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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스펙터클 - 금융자본주의 시대의 범죄, 자살, 광기
프랑코 ‘비포’ 베라르디 지음, 송섬별 옮김 / 반비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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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스펙터클><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의 배경이 되는 콜럼바인고등학교 총격사건이나 한국인이 가해자여서 더욱 충격을 주었던 조승희 사건, 또한 올해 봄 강남역에서 일어난 30대 남성의 생면부지의 여성에 대한 묻지마 살인 뒤에 있는 정신적 또는 내면적 배경에 대해 논한 책이다. 그 동안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신자유주의 경제체제 하의 극심한 생존경쟁 속에서 낙오되거나 또는 희생양이 된 사람들이 종로에서 뺨맞고 한강에서 화풀이 하는 식으로 자신보다 사회적 약자이거나 무방비인 불특정 다수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것이라 생각해왔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미국보다 총기규제가 철저하여 대형사고가 나오지 않았을 뿐 초, , 고에서 학생들 중 가장 약자인 아이를 골라 왕따를 시키는 사회적 폭력을 한다거나 또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들에 대해, 심지어는 자신의 자식들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일이 비일비재하여 이런 현상에 대해 철저히 연구하는 일은 꼭 필요하다고 하겠고, 나 자신도 국가나 사회적 문제라는 거창한 이유보다는 아이를 비롯한 가족의 보호를 위해 이 책을 읽었는데, 이런 행동을 하는 사람들의 내면을 어느 정도 설명하고 있다.

 

<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를 읽으면서 전에 생각하지 못했던 새롭게 알게 된 점이 하나 있었는데, 보복심리를 가지고 가해를 하는 사람 이외에 자신의 생명을 포기하는 수단으로 가해를 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도 역시 경찰에 의한 자살을 위해 다수에 대한 폭력행사를 하는 경우가 있음을 이야기하였다.

 

강남역 사건의 범인이 반성이나 참회하는 모습은 전혀 없이 뻔뻔하게 구는 모습을 보고 무슨 새로운 종류의 사이코패스가 탄생한 듯한 충격을 주었는데, 이는 자신보다 약한 대상에게 자신이 당한 고통을 화풀이한 것 이상의 정신적으로 무척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었고, 이 책에서 어느 정도 답을 얻을 수 있었다.


 

사회적 생존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사람들은 서로가 경쟁자가 되어, 자신의 이익과 정치적 권리를 위해 스스로 조직하지 못하는 상황, 특히 사회적 유대가 약하거나 그것이 완전히 폐기된 상황에서는 불안한 자신의 소속감이나 정체성을 찾으려고 하나, 이미 사회적 유대가 완전히 무너진 상황에서는 타집단에 대한 공격성을 기반으로한 정체성, 소속감만을 가지게 된다는 것인데, ‘여성혐오또는 이슬람 원리주의가 그 예가 될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언어와 정서가 분열될 경우 사람들 사이에서 공감대 형성이 어려워지며 더 심각하게 발생될 수 있다고 하는데, 이민가족의 일원으로 극도의 소외감을 느끼고 자신의 생활과 사용하는 언어와의 괴리가 있었던 조승희나 하루에 많으면 열여섯 시간씩 월드 오브 크래프트를 플레이하는 등 인터넷에 빠져 살았던 아네르스 브레이크가 그 예이다.


 

저자는 <올드보이><빈 집>같은 영화를 예로 들면서, 오늘날의 한국을 취약성과 폭력성이 공존하는 이 책의 주제인 총기사건이나 묻지마 사건이 가장 많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나라로 꼽고 있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이런 사건의 가해자의 심리에는 자살을 원하는 심리가 있고, 이미 몇 년째 OECD국가 중에서 한국의 자살률이 가장 높고, 인터넷이나 휴대폰에 빠져 현실과 격리된 삶을 사는 사람들도 무척 많으니 이런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무척 높다고 하겠다.


 

하지만 이런 문제, 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뭘 해야 할까? 저자는 참여의 반대, 책임의 반대, 믿음의 반대를 이야기했고, 죽는 것과 노예가 되는 것 중 양자택일을 해야 한다면 노예가 되지 말라고 하였다. 아마도 현 상태가 문제가 있음을 깨닫고, 연대하고, 개선하기위해 노력하라는 의미라고 생각되지만, 극심한 생존경쟁을 하고 있는 한국현실을 생각할 때 나에게는 그 길은 애매한 저자의 말처럼 무척 멀고 힘겨워 보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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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과 교토의 1만 년 - 교토를 통해 본 한일 관계사
정재정 지음 / 을유문화사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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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우리나라의 경주와 비슷한 위치인 천년 고도라 불리는 교토와 이 도시에 얽힌 역사를 알게 되다면 언젠가 한번은 일본을 여행할 때 도움이 될 것이라는 단순한 생각에서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물론, 위안부 문제 등 많은 갈등이슈가 제대로 해결되지 않는 상황에서 한일관계사를 읽다보면 처음 책을 집었을 때 어떤 생각을 가졌던, 임진왜란부터 시작된 일본의 우리나라의 수탈에 대해서와, 현재까지 호위호식하고 우리나라에서 권력을 유지하는 친일파 문제, 그리고 위안부 문제 등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한국인으로서 당연하다고 생각되고, 여러 이유로 이 책은 불편한 감정 없이는 읽기 힘든 것 같다.

 


사드나 위안부의 문제가 중국에 대비하기 위한 미국의 요구에 의한 것이라는 것은 어느 정도 알려져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왜 미국을 비롯한 서방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민족 감정같은 것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우리나라를 침략한 일본과 우리를 묶어서 생각하는 것에 대한 의구심이 예전부터 있었는데, 이 책에 실린 제레드 다이아몬드의 글을 통해 이에 대한 서구인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것 같은데, 그는 한국과 일본을 유년기를 함께 보낸 쌍둥이 현제로 비유했다. 우리나 일본사람이나 모두 이야기에 몸서리를 치면서 부정할 것 같긴 하지만, 두 나라만큼 서로 문화적 영향을 준 나라가 세계역사에서 그리 많지 않은 것도 사실인 듯하다.

 


천년고도라는 표현을 했지만 화재 등으로 고대 유적 등은 남아있는 것이 없고, 현재 남아 있는 유적들은 조선을 침범한 토요토미 히데요시에 의해 개발이 시작되었다고 보면 될 듯하다. 임진왜란과 관련하여 우리가슴을 가장 막막하게 하는 것은 정유재란 이후 일본군의 공적 확인을 위해 학살하고 베어온 조선 양민의 코와 귀를 묻은 무덤인 이총이다. 저자도 지적하였지만, 세계적으로 유래가 없는 (쌍방간의 대립이나 충돌이 원인이 아닌) 일방적인 침략과 학살의 증거를 번화한 대로변에 산더미처럼 묻어놓고 자랑하는 일본인들의 역사 인식이나 사고방식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는 듯하다.

교토에는 메이지유신의 상징인 메이지 천황의 무덤도 있다. 우리와는 30~40년 정도 서양문물에 대한 개방하는 시점의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한 나라는 보잘 것 없는 동양의 한 군주국에서 열강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근대제국으로 성장하고, 한 나라는 몇 번에 걸친 개혁의 기회를 놓치고 5백년 사직을 지키지 못했는데, 이 책에서는 메이지천황이 상당한 역할을 한 것으로 소개하였다. 한국인의 입장에서 그를 침략자로 단정하고 비난만 할 것이 아니라, 세계열강의 틈바구니 속에서 조선왕조와는 다른 선택을 한 그에 대해 연구하는 것은 2016년을 사는 우리에게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이 외에도, 윤동주 시인이나 정지용 시인의 한글 시비가 이들이 공부한 교토에 소재한 도시샤대학 구내에 있는데, ‘윤동주 시비 건립 취지서를 보면 이성적이고 양심적인 일본인들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데, 그 뭉클한 내용을 소개하면서 글을 마치고자 한다.

 


전쟁과 침략이라고 하는, 입에 담기조차 무서운 말이, 성전 혹은 협화라는 이름으로 미화되어,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무고한 사람들을 죽음으로 내몰았고, 빛나는 미래를 꿈꾸고 있던 수많은 청년들의 귀중한 생명을 앗아 갔습니다.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하고 읊었던 시인 윤동주도 그 가운데 한 사람이었습니다. 시인이 공부했던 도시샤의 설립자 나지마 조는 "양심이 전신에 충만한 대장부들이 궐기할"것을 말했습니다만, 시인의 생전 모습이 바로 그러했습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라고 하면서 양심이 명령하는 바에 따라 그는 살았습니다. 그 치열한 삶의 모습을 우리는 흉내조차 낼 수 없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못을 부끄러워하는 것이 아니라, "같은 잘못을 반복하는 어리석음을 저지르지 않는, 혹은 저지르지 않게 하기"위해서라도, 시인의 말을 가슴에 새기고 싶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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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파의 한국 현대사 - 이완용에서 노덕술까지, 나라를 팔아먹고 독립운동가를 때려잡은 악질 매국노 44인 이야기
정운현 지음 / 인문서원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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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를 보면 이렇게 쓰여 있다. 나라를 팔아먹고 독립운동가를 때려잡던 악질 매국노 44인의 이야기. 책을 읽다 보면, 작가가 의도한 바에 따라 이들의 만행에 분노하고, 이들의 수탈을 겪어야 했던 우리 조상들의 고통에 가슴도 아파했다. 하지만, 그것보다 오늘날에도 그들의 후손이 부귀영화를 누리면서 잘 살고 있다는 내용을 보면서 더 분노하면서 해방 이후 첫 단추를 잘못 꿴 우리민족의 제대로 된 역사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친일청산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된다.


 

개인의 영달과 신분 상승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은 그들의 모습은 꼭 그렇게 하면서까지 출세를 해야겠냐는 의문이 들 정도이면서 역설적으로 출세를 하려면 이 정도는 해야 된다는 교훈(?)도 주는 듯하다. 우리민족을 수탈하던 일본인들의 눈에 들 정도로 지극정성을 했으니 오죽 하겠냐 만, 없는 살림에서도 매일 아침 영덕 읍내 영덕경찰서장 집 마당에 삼치 한 마리씩 갖다 놓다가 경찰서장의 소개장 덕에 큰 돈을 벌게 된 문명기 같은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의 친일파는 지식인 계층에서 나왔다는 사실이 인상적이다. 특히 그 들 중에서 초기에는 독립운동을 하다가 체포되거나 기타 다른 연유로 일제에 포섭되어 친일을 하게 된 경우가 상당히 많았는데, 이러한 모습은 현재 대한민국의 권력층과 너무나 닮아 있다. 최근 권력층에 근접한 인물들에 대해 인사청문회를 하거나 또는 이미 고위직에 있으면서 잘못된 행동으로 구설수에 오르는 모습을 보면 인생을 그렇게 살려고 중, 고등학교 다닐 때 열심히 공부했냐 하는 말이 저절로 나온다. 그러다가도 현재 대한민국의 교육에 대해 생각해보면,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방법을 배우는 것이니 결국 그런 사람들의 말로는 자신의 출세만을 위해 국민들을 수탈하게 되어, 현재의 대한민국은 독립되었다고 하지만, 이 땅을 사는 민중들은 완전히 해방된 것은 아니고 계속해서 수탈당하고 있다고 보아야 될 것 같다.


 

이와 연관되어 이 책에 나온 다른 친일 인물들과는 다른 경로의 사람이 있는데, 조선의 마타하리로 불린 배정자다. 이 사람의 경우는 대원군 실각 후 그 졸당으로 몰려 집안이 몰락하여 힘겨운 삶을 살다가 일본으로 건너가게 되어 스파이로 키워지게 되는데, 그 후의 삶은 자신의 가족을 몰락시킨 조선에 대한 뜨거운 복수심으로 맹활약(?)을 하게 된다. 이 모습은 영화 <300: 제국의 부활>에서 에바 그린이 분한 아르테미시아(실제 역사와는 다른 영화 상의 모습)와 겹쳐지면서, 자신의 집안을 무너트린 조선에 대한 그녀의 복수심은 어느 정도 이해가 될 것 같기도 했다. (정확한 역사적 사실은 모르지만) 그녀의 입장에서는 부당하게 자신의 집안을 붕괴시킨 조선보다는 일제가 나은 선택일지도 모른다. 이런 인물들을 생각한다면 무조건 친일은 나쁘고 애국을 해야 된다고 주장하기보다는 우리민족, 특히 가난한 민중들이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고 당당하게 살 수 있게 해주는 나라를 만드는 것이 역사 바로 세우기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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