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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파의 한국 현대사 - 이완용에서 노덕술까지, 나라를 팔아먹고 독립운동가를 때려잡은 악질 매국노 44인 이야기
정운현 지음 / 인문서원 / 2016년 8월
평점 :
책 표지를 보면 이렇게 쓰여 있다. 나라를 팔아먹고 독립운동가를 때려잡던 악질 매국노 44인의 이야기. 책을 읽다 보면, 작가가 의도한 바에 따라 이들의 만행에 분노하고, 이들의 수탈을 겪어야 했던 우리 조상들의 고통에 가슴도 아파했다. 하지만, 그것보다 오늘날에도 그들의 후손이
부귀영화를 누리면서 잘 살고 있다는 내용을 보면서 더 분노하면서 해방 이후 첫 단추를 잘못 꿴 우리민족의 제대로 된 역사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친일청산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된다.
개인의 영달과 신분 상승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은 그들의
모습은 꼭 그렇게 하면서까지 출세를 해야겠냐는 의문이 들 정도이면서 역설적으로 출세를 하려면 이 정도는 해야 된다는 교훈(?)도 주는 듯하다. 우리민족을 수탈하던 일본인들의 눈에 들 정도로
지극정성을 했으니 오죽 하겠냐 만, 없는 살림에서도 매일 아침 영덕 읍내 영덕경찰서장 집 마당에 삼치
한 마리씩 갖다 놓다가 경찰서장의 소개장 덕에 큰 돈을 벌게 된 문명기 같은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의
친일파는 지식인 계층에서 나왔다는 사실이 인상적이다. 특히 그 들 중에서 초기에는 독립운동을 하다가
체포되거나 기타 다른 연유로 일제에 포섭되어 친일을 하게 된 경우가 상당히 많았는데, 이러한 모습은
현재 대한민국의 권력층과 너무나 닮아 있다. 최근 권력층에 근접한 인물들에 대해 인사청문회를 하거나
또는 이미 고위직에 있으면서 잘못된 행동으로 구설수에 오르는 모습을 보면 인생을 그렇게 살려고 중, 고등학교
다닐 때 열심히 공부했냐 하는 말이 저절로 나온다. 그러다가도 현재 대한민국의 교육에 대해 생각해보면,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방법을 배우는 것이니 결국 그런 사람들의 말로는 자신의 출세만을 위해 국민들을 수탈하게
되어, 현재의 대한민국은 독립되었다고 하지만, 이 땅을 사는
민중들은 완전히 해방된 것은 아니고 계속해서 수탈당하고 있다고 보아야 될 것 같다.
이와 연관되어 이 책에 나온 다른 친일 인물들과는 다른 경로의 사람이
있는데, 조선의 마타하리로 불린 배정자다. 이 사람의 경우는
대원군 실각 후 그 졸당으로 몰려 집안이 몰락하여 힘겨운 삶을 살다가 일본으로 건너가게 되어 스파이로 키워지게 되는데, 그 후의 삶은 자신의 가족을 몰락시킨 조선에 대한 뜨거운 복수심으로 맹활약(?)을
하게 된다. 이 모습은 영화 <300: 제국의 부활>에서 에바 그린이 분한 아르테미시아(실제 역사와는 다른 영화
상의 모습)와 겹쳐지면서, 자신의 집안을 무너트린 조선에
대한 그녀의 복수심은 어느 정도 이해가 될 것 같기도 했다. (정확한 역사적 사실은 모르지만) 그녀의 입장에서는 부당하게 자신의 집안을 붕괴시킨 조선보다는 일제가 나은 선택일지도 모른다. 이런 인물들을 생각한다면 무조건 친일은 나쁘고 애국을 해야 된다고 주장하기보다는 우리민족, 특히 가난한 민중들이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고 당당하게 살 수 있게 해주는 나라를 만드는 것이 역사 바로 세우기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