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이후의 질서 - 트럼프 경제 패권의 미래
케네스 로고프 지음, 노승영 옮김 / 윌북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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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국제통화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달러가 변화하는 국제 정치, 경제 환경 속에서 그 힘을 잃어가고 있는 것은 이제는 누구나 동의하는 내용이라고 생각된다. 과연 그 시기가 언제쯤이 될 것인가가 경제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난 궁금증을 가질 사안인데 정확한 시기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도 자신있게 말하지는 못하는 것 같다.

 

달러 이후의 세계는 하버드 교수이자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 출싱 케네스 로고프가 달러가 국제화폐로서 잃어가는 상황과 이를 대체할 후보 화폐들의 현황에 대해 논한 글이다. 한마디로 답하자면 언제가는 달러가 그 위상을 잃어버리겠지만 그 시기는 언제인지 아직 모르겠다는 것이고, 다른 화폐들도 여러 가지 이유로 아직 현재 달러의 위상을 차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내용이다. 달러나 미국의 경제력이 아직 튼튼하다기보다는 다른 화폐의 힘이 미약하고 경제력도 부족하기 때문이 주된 이유일 것이다.

 

유로화는 잘 알려진 것 같이 경제력이 다른 국가들이 같은 화폐를 사용하면서 발생하는 문제, 중국의 경우는 경제성장률을 유지시키기 위해 사용하였던 여러 방법들이 한계에 도달하여 불안해지는 문제 등으로 달러의 아성에 도전하기 어렵다는 내용 등이 책에 담겨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책을 한 번 읽고는 제대로 이해하기 어렵다는 느낌이 들었다. 저자의 개인적인 경험을 통해 화폐경제나 환율에 대한 통찰을 이야기하는데 책에 담긴 내용보다는 배경지식이 충분히 있어야 저자가 말하는 바를 다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말해 대략적인 내용은 알겠지만 구석구석의 내용은 다소 어렵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저자의 전작 이번엔 다르다를 미리 읽어야하는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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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80
하인리히 뵐 지음, 김연수 옮김 / 민음사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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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신입생들을 위한 추천 도서 목록에서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를 보고 정말 오랜 시간이 흐른 후 이 책을 읽을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 당시 우리나라의 언론은 비교적 정상적이었고 오히려 그 이후 기레기라고 불릴 정도로 야만적으로 변하여, 그 당시보다는 오히려 최근이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이야기 자체는 단순하다. 경찰이 추적하고 있는 범죄자를 은닉한 혐의로 조사를 받은 카타리나 블룸이라는 여성이 자신에 대해 선정적이면서 악감정이 있다고밖에 말할 수 없는 기사를 쓴 기자를 살해한 사건이 발생하고, 그 이후 카타리나 블룸에 대해 좀 더 안다고 할 수 있는 사람들의 대화를 통해 왜 카타리나 블룸이 살인을 저지르게 되었는지 유추할 수 있는 사건의 맥락이 소개되는 것으로 작품은 끝을 맺는다.

 

이 책은 저자 하인리히 뵐이 당시 언론의 형태를 비판하기 위해 쓴 단편소설로서, 진정한 언론의 자세와 역할은 무엇인지와 사람이 사회 속에서 가지고 보호받아야 하는 인권의 중요성에 대해 독자 스스로 생각해 보도록 쓴 이야기이다. 작품 자체가 훌륭하다거나 완성도가 있다기보다는 인권의 중요성, 민주주의를 이루기 위해 꼭 필요하지만, 또 하나의 권력이 되어 개인들에게 폭력을 행사할 수 있는 언론에 대한 환기를 한 것이 이 작품의 의의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우리나라의 현재 언론이나 민주주의에 대한 내 생각을 말해 보자면, 국내 언론 수준은 이 소설의 배경이 되는 1975년대 독일보다 결코 낫다고 하기 어렵고, 지배계층의 사고 방식 역시 드레퓌스 사건이 발생한 1894년 프랑스 권위주의 체제보다 깨어있지 못하다고 생각된다. 오히려 이러한 사건들의 문제점을 꾸준히 지적하는 지성인들이 국내에는 거의 없는 것을 생각하면 더 암울하다고 생각된다. 그런 의미에서 인권과 언론의 바른 자세를 알려주는 이 책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는 현재를 사는 한국인들이 모두 읽고 성찰하여야 하는 좋은 책이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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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째 아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7
도리스 레싱 지음, 정덕애 옮김 / 민음사 / 199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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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 작가 도리스 레싱은 여성주의 작가로 알려져 있지만, 그랜드 마더스 등의 색다른 소재의 재미있는 이야기도 많이 쓴 작가로서, 개인적으로도 작품 속 셰계를 많이 접하고 싶어 꾸준히 읽고 있는 편이다.

 

다섯째 아이는 자녀가 부모의 속을 많이 썩히는, 무자식이 상팔자라는 말이 나올 많한 경우를 다룬다. 어느 정도 말썽을 피우는 것이 아니라 부모의 유전자 속에 네안데르탈인의 유전자 가 숨어있다가 발현된 것을 예상될 만큼 지적 능력은 떨어지고, 강한 폭력성을 띄고 있어 그야말로 육아의 고통을 다루는 이야기이다.

 

개인적으로 기성세대가 기후 위기나 연금 등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후손들에게 해결을 미루는 것을 무척 싫어하고 기성세대는 후손들을 위해 준비하는 삶이라고 생각하는 편이지만, 후손의 생각이나 태도를 기성세대가 도저히 용납하지 못할 경우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같은 질문과도 연결될 수 있는 이야기라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부모의 고통은 차치하고서라도 나머지 네 자녀의 안전과 행복을 위하여 이야기 중간에 나오는 격리시설로 보내는 것이 나은 방법이라고 생각하지만, 이야기 속에서는 어머니인 해리엇이 하루 종일 마취상태로 갇혀 있는 아이 벤의 모습을 보고 데리고 나오면서 나머지 가족이나 친지들과 더욱 멀어지게 되고, 그나마 벤의 기분과 성향을 만족시켜주는 주위의 불량청년들과 어울리게 되면서 심리적으로는 더욱 고통받게 된다. (이 시점에서 악행을 일삼게 된 아이의 모습을 보면 격리시설에서 아이를 데리고 나온 것에 대한 정당성을 과연 인정 받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야기는 야만적인 아이의 출산에 따른 부모의 고통을 다루지만, 내게는 자신이 열정적으로 추구한 결과물이 자신의 생각과는 다르게 나쁜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것이라면 그 창작물을 만든 본인은 과연 그 것을 부인할 수 있을까 하고 은유적으로 질문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이야기 속에서 어머니 해리엇이 벤을 부정할 수 없었듯이 보통 사람들에게는 아마 무척 어려울 것이라 생각한다.

 

가장 먼저 떠 오르는 사례이라면 핵폭탄을 만들어 낸 맨해턴 프로젝트에 속한 과학자들의 심정이 이와 비슷하지 않았을까 생각하고, 다양한 핑계를 만들어내면서 자신들의 일을 긍정적으로 포장하려고 노력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 오히려 이를 부정하려고 한 오펜하이머 등은 다른 과학자들이나 정치가들에 의해 지탄받으면서 외롭게 생을 마감하게 되었던 것 같다. 하지만 오랜 세월이 흐른 후 결국은 오펜하이머의 명예가 회복된 것처럼, 좋은 의도에서 시작되고 자신의 노력이 아무리 많이 들어가도 나쁜 결과를 내는 것이면 자기 반성과 함께 부정되어야 할 것이다.

 

결코 경험하고 싶지 않은 이야기를 통해 인생을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드는 문제작이라 생각되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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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피아빛 초상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06
이사벨 아옌데 지음, 조영실 옮김 / 민음사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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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피아빛 초상영혼의 집의 작가 이사벨 아옌데의 칠레 역사 속에서의 한 집안의 이야기를 다룬 3부작 중 하나로서 영혼의 집이전 세대의 이야기에 해당된다. ‘영혼의 집이 영화화된 작품을 예전에 감상하였고, 개인적으로 우리 역사와 유사한 면이 많은 칠레 쿠데타를 다루고 있어 무척 관심 깊게 보았다면 이번 작품은 아옌데 작가의 이야기를 풀어가는 능력이나 남미 문학 특유의 마술적 분위기와 어우러진 가정사가 흥미있어 읽게된 작품이라고 하겠다.

 

3부작 중 운명의 딸이나 세피아빛 초상은 연결고리가 있지만, 그 다음 세대에 해당되는 영혼의 집과는 연결고리가 약하고, 정치적 태도도 영혼의 집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작가가 영혼의 집에서 다루었던 소재들을 변형시켜 유사한 소재를 다른 시대에서 변주시킨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야기 속에서 가장 아름답게 묘사되는 여성이 갑자기 죽게 되는 것이나 등장인물 중 카리스마 있는 등장인물이 사업수완을 발휘하여 대단한 성공을 이루는 것, 정치적 격변 속에서 학살이 벌어지는 장면 등 (칠레 쿠데타 이전에도 정치적 갈등으로 칠레에서 자국민들을 대상으로 학살이 벌어진 줄은 이번에 처음 알게 된 사실이다) ‘영혼의 집에서 사용된 소재들이 다른 시대에서 새롭게 이용된 내용을 보는 것이 흥미롭다.

 

영혼의 집과는 달리 남미 문학 특유의 마술적인 분위기가 거의 없었고 (그 이전 세대임에도 물구하고), 수동적이고 희생적이었던 여성 주인공이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독립적이고 자신의 주장이 강해지는 모습을 보여, ‘세피아빛 초상은 여성주의 문학에 더 가깝다고 생각된다. 다만 전체적인 내용이 다양한 집안 구성원들의 이야기를 다루다가 마지막에 갑자기 주인공의 자각을 다뤄 다소 뜬금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으나 흥미로운 이야기였고 삼부작의 나머지 이야기 운명의 딸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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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병법 - 이겨놓고 싸우는 인생의 지혜 현대지성 클래식 69
손무 지음, 소준섭 옮김 / 현대지성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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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학생 시절 삼국지를 읽은 후 이야기 속 등장하는 각종 전략에 대한 지혜를 좀 더 읽기 위해 손자병법을 읽었던 적이 있다. 당시에는 기대와는 조금 다른 느낌이 들었고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했던 것 같다.

 

이제 나이를 들어 다시 손자병법을 읽었는데, 학생시절과는 좀 더 이해할 수 있는 것 같다. 예전에는 재미 또는 역사공부를 위해서 중국 역사소설을 읽었지만 큰 교훈을 얻지는 못했던 것 같다. 하지만 직장생활을 하면서 동료가 초한지의 주제는 빠로 한 사람이 모든 일을 처리하는 것보다 여러 사람이 힘을 합쳐 노력하는 것이 낫다 (사람을 잘 지휘하는 용병술이 직접 처리하는 것보다 낫다)는 것이라는 것을 들었다. 개인의 능력은 항우가 훨씬 뛰어나지만, 그보다 능력이 떨어지는 여러 사람들을 각 사람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곳에서 잘 배치하여 잘 쓴 유방이 승리한 것의 의미를 잘 설명한 것인데 이번에 읽은 손자병법에서도 이 부분이 가장 강조되어 있는 것 같다.

 

손자병법에서 가장 유명한 문구는 역시 지피지기 백전불퇴 일 것이다. 적과 자신을 아는 것이외에도 손자병법에서는 지리와 날씨, 민중의 생각 등 전투를 둘러싼 주변의 모든 것에 대해 철저하게 잘 알고 있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고, 이를 통해서 이길 수 있는 전쟁을 하라는 메시지가 맨 처음 강조된 것이 인상적이었다.

 

학생시절 연구노문을 쓰거나 직장생활에서 일을 할 때 느낀 것 중 하나는 일의 성패는 시작할 때 이미 정해진 것이라는 것이었다. , 그 일을 왜 하는가, 일을 하는 이유를 시작할 때 분명히 잘 알고 있다면 그 일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인데, 바로 손자병법에서 강조하는 이겨 놓고 싸우라’ (먼저 필승의 형세를 갖춘 뒤에야 싸움을 시작하라) 라는 말과 통하는 것이라, 손자병법이 전하는 지혜가 단순히 싸움을 이기는 기술이 아니라 인생을 사는 방법에 대한 정말로 진심어린 충고라는 생각이 들었고 앞으로도 재독을 통해 그 의미을 꾸준히 되새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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