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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워진 천문학자들 - 천문학에 한 획을 그은 여성 과학자들
쇼히니 고스 지음, 박성래 옮김 / 영진.com(영진닷컴) / 2025년 3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가장 합리적인 사람들인 모였다고 생각되는 과학계에서도 남녀차별을 하는 시절이 존재했고, 그 속에서 고통과 좌절을 이겨내고 훌륭한 여성 과학자들하면 우선적으로 영화와 책을 통해 접한 바 있는 ‘Hidden Figures’가 생각나는데, 이는 우주개발 시절 컴퓨터라 불리던 계산원의 역할을 하면서 미국의 우주개발을 성공을 이끈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이번에 읽은 ‘지워진 천문학자들’은 천문학과 현대 핵물리학에서 성차별을 이겨내고 성과를 얻은 여성과학자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룬 업적에 비하여 그들이 받은 보상은 무척 미약한 것이었고, 변변한 직업이나 보직없이 연구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나찌의 등장으로 인한 박해, 동양인이라는 또 다른 인종차별까지 겪는 고생은 책을 읽는 내내 무척 힘들었고, 그들보다 훨씬 편한 위치에서 일을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그들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한다는 부끄러운 마음도 들었다 (그들이 차별은 받기는 했어도 학문의 최전선에서 있을 수 있었기에 좋은 업적을 낼 수 있었다고 생각하는데, 어떤 의미로는 그런 위치에서 훌륭한 동료와 일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던 그들이 부럽기도 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놀란 것은 차별을 이겨내고 여성 과학자들이 훌륭한 업적을 내었다는 것 뿐만 아니라, 천문학과 핵물리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동료들이 함께 노벨상을 수상하여야 한다고 주장하지도 않았다는 점이다. (오히려 아이디어를 훔치기도 했음) 아마도 비교적 합당한 대우를 받은 여성 과학자는 남편의 적극적인 주장으로 노벨상 수상기회를 얻을 수 있었던 마담 퀴리 정도인 것 같다.
리제 마이트너의 경우 핵분열에 대한 연구성과를 동료얐던 오토 한에게 선수를 빼앗겼으며, 브룩스의 경우도 러더퍼드가 노벨상을 수상하게 되는 연구의 기초를 다 수행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다. 베라 루빈의 경우 현대 천문학의 주요 이슈인 암흑물질의 존재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였지만 노벨상 수상에는 실패하였다.
이 책의 여성과학자들의 공에 대한 충분한 보상을 받지 못했다는 안타까움과는 별도로 현대 물리학, 천문학의 역사에서 잘 몰랐던 고리를 이 책에서 발견할 수 있는 것은 이 책의 장점이다. 러더퍼드, 오토 한의 수상 이전에 세계적으로 어떤 연구가 바탕이 되었으며, 맨해턴 프로젝트 이후에는 어떤 연구가 이루어졌는지, 여성 과학자들의 활약을 통해 잘 배울 수 있었다.
성차별, 제 2차 세계대전, 인종차별 등의 시기에 어려움을 딛고 훌륭한 업적을 낸 여성 과학자들의 삶을 통해, 내가 접하는 크고 작은 고난을 이겨낼 힘을 얻어 내가 할 일을 새로운 자세로 노력해 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