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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라는 위험한 사례
밴디 리 엮음, 정지인.이은진 옮김 / 심심 / 2018년 2월
평점 :
절판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을 안정적으로 수행할만한 정신상태 또는 지적 수준이 아니므로 당장 정신감정을 받고 그 결과에 따라 대통령직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하는 책이다. 많은 정신과 의사들의 글이 묶여있어 비슷한 내용이 반복되어 다소 지루해지는 등 뒤로 가면서 책읽는 재미가 줄어드는 것이 단점이다.
트럼프의 정신 상태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는 동의하지만, 나는 조금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 인격적으로는 문제가 좀 있는 것 (어린시절 엄한 아버지에게 마음의 상처를 받으면서도 인정받아가는 과정을 밟으면서 이런 성격을 만들었다는 분석도 책에 실려 있다) 사실이지만, 기업인 (또는 장사꾼) 기질이 강한 사람이고 두뇌회전도 빠른 편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이 책 전반부의 (지능이나 사이코패스라는) 무조건적인 비판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미국 경제 구조개편에서 소외된사람들의 심리를 잘 이용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다.
개인적으로 이 책에서 가장 뛰어난 글은 3부 트럼프 효과 중에서 6장 트럼프와 미국의 집단정신이라고 생각한다. 누가 보기에도 충격적일 만큼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선출한 사람들의 심리와 배경에 대한 글인데, 우리나라에서 무조건 보수정당을 지지하거나 태극기를 들고 시위하는 사람들의 심리와도 통한다고 볼 수 있다. 나라의 정치, 경제 개편에서 소외되거나 기존의 위치를 상실할 위험에 있는 사람들이 그들의 불만을 외부로 돌리고 자신의 능력에 대해 자신감을 가진 나르시스트를 그들의 리더로 뽑았다는 것이다. (이 나르시스트는 우리나라의 경우와 같이 그들을 선출한 사람들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능격도 마음도 없다는 것이 함정이다.)
앞으로 다가 올 북미 정상회담 등에서 좋은 결과가 나오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해서인지, 트럼프가 이 책에서 언급된 것보다는 영리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바라는 것일 수도 있다), 트럼프에 대한 비판보다는 왜 사람들이 트럼프를 선출했는가에 더 관심이 갔다. 이런 사람들이 우리나라에 아직 상당수 있지만, 그 사람들의 생각이 어서 바뀌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