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 있는 아파트 만들기 - 재건축 열풍에서 아파트 민주주의까지, 인류학자의 아파트 탐사기
정헌목 지음 / 반비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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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 있는 아파트 만들기>라는 제목에서 느낄 수 있는 분위기와는 달리 인류학 분야 민속지이다. 관찰자가 자신이 속하지 않고 익숙하지 않은 문화권에 들어가서 그 사회와 문화를 참여관찰한 보고서를 민속지라 하는데, 이 책은 우리나라 사람인 저자가 자신이 속하지 않은 아파트 단지 내 들어가서 참여관찰한 특이한 민속지이다. 타민족이나 문화권에 들어가서 참여관찰하는 것도 일단 참여한 후에는 상호신뢰하면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것으로 아는데, 이 책의 경우는 오히려 아파트 주민들의 외부인들에 대한 배타적인 태도로 저자가 많은 고생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그 이후 아파트 단지 내 크고 작은 많은 문제가 발생하면서 주민대표가 여러번 교체된 후 저자의 연구에 협조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여러 성과를 얻었다고 한다.


이 책은 크게 아파트 단지 건축 초창기 부분과 단지 내 사고 발생 후 해결단계 부분 두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구식 아파트 단지에서 최신식 브랜드 아파트단지로 개발되면서 기존의 주민들이 소외되고, 주민대표가 주민들의 이익을 반영하지 못하면서 교체되어 나가는 장면은 마치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 이야기를 보는 것 같은 내용이 나와, 사람들의 시선이 많이 미치지 않는 비리의 발생 여지가 있는 곳은 여지없이 문제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대다수의 주민들이 아파트를 자신이 사는 주거환경보다는 재산증식의 수단으로만 생각하여 단지 내 문제를 논의하는 주민대표 선정이나 주민회의 문제에 무관심한 태도가 이러한 이러한 문제를 발생시키지만 큰 진전이 보이지 않는 것은 우리 사회의 큰 문제점이 아닐 수 없다고 생각한다. 

최신식 아파트의 최대 장점은 주차장을 지하에 만들어서, 단지 내 통로에는 차 없는 안전한 곳이 되는 것이었지만, 안타깝게도 단지 내 청소차량에 의한 유치원생이 치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게 된다. 사고 이 후, 많은 성난 주민들이 모였지만 문제해결하는 단계나 문제의 발생원인 파악의 두가지 과제를 모두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고 흐지부지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다시 한 번 한국사회의 문제점을 보게 된다. 일부 주민의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제대로 된 논의없이 청소차량을 단지 내 운행하게 하며서 추가적인 배용이 발생하여 3인1조로 운행하여야 하는 청소차량을 운전자 1인만 운행하여 비극적인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사고 직후 성난 주민들의 모습과는 달리, 점차 아파트 시세에 영향을 끼치는 것을 두려워하면서 일처리가 흐지부지되는 모습은 정말 안타깝다.

비록 이 책에서 소개한 단지에서는 충분히 완성된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진정으로 가치있는 아파트는 서로를 아끼는 공동체 의식이 제대로 완성되어야만 한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배울 수 있었으며, 이 점은 아파트나 작은 사회만에 국한되는 것은 아니고 우리나라 , 또는 더 크게 국제사회로 까지 확장시켜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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