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의 말 1 - 6부 마스터스 오브 로마 6
콜린 매컬로 지음, 강선재 외 옮김 / 교유서가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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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완성된 영웅의 모습, 인간 세상에 강림한 신의 모습을 <시월의 말>속의 카이사르를 통해 본다. 지난 시리즈에서는 아직 완성되지 않은 영웅 또는 청방지축 악동의 모습이 남아 있었다면, 이제는 어느 누구도 대항할 수 없을 카리스마와 지혜를 가진 인물이 되어 있었다.

 

수많은 전쟁에서의 승리를 통해서 성장한 영웅이 아니라 많은 대중을 다스릴 지혜와 리더십을 갖춘 모습을 이집트 내 패권경쟁에서 승리한 클레오파트라에게 가르쳐주는 그의 말을 통해 알 수 있다.

 

- 이번 전쟁에서 죽은 사람들 대부분은 마케도니아인과 마케도니아계 그리스인이라는 것이오. ... 그러나 여전히 당신에겐 돌봐야할 300만 명 가까운 사람들이 남아 있소. 살 곳과 일자리가 사라진 삶들 말이오. 당신이 알렉산드리아의 대다수 백성들에게 사랑받을 절호의 기회가 왔다는 걸 부디 깨닫기 바라오. 로마는 강대국이 된 이래 폐허로 전락한 적이 없고, 로마의 일반민중이 등한시된 적도 없소. 당신네 프롤레마이오스 왕족과 마케도니아 정복자들은 로마보다 훨씬 큰 땅덩어리를 자기네 마음대로 다스려왔고, 거기에 박애정신이라고는 없었소. 그런 방식은 바뀌어야 하오. 그러지 않으면 군중은 그 어느 때보다도 더 성난 무리로 돌아올 것이오.

 

- 내 경우 50만 명의 사람들을 노숙자 신세로 만들었소. 여자와 아이 40만 명이 나 때문에 죽었소. 여러 전장에서 나는 100만 명이 넘는 이들을 죽였소. 손목을 절단하기도 했소. 100 만명의 남녀와 아이 들을 팔았소. 하지만 내가 한 그 모든 행동은 먼저 조약을 맺고 회유를 시도했으며 내 쪽에서는 책임을 다했다는 인지하에서 행해진 것이었소. 또한 내가 파괴를 자행한 경우 뒤에 남긴 것이 내가 가한 피해, 내가 끝내거나 망가뜨린 생명들보다 훨씬 큰 이득을 후손들에게 줄 것이오.

 

기원전의 고대 로마시대를 살았던 인물이 인류와 역사에 대한 강한 의식을 가지고 있었을지 약간은 의심스럽고 저자의 카이사르에 대한 미화가 너무 심한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도 들기도 했지만, 역사에 남아있는 그의 행적을 보면 전혀 틀린 것은 아닌 듯하다.

 

그의 넘치는 카리스마는 그가 로마로 돌아온 후 10군단과 12군단이 반란을 일으켰을 때 절정에 달한다. 독재관의 자리에서 물러나 자신뿐 아니라 그들 존재의 법적인 기반을 없앤 후 홀홀단신으로 그들을 만나 외치고 2개 군단 병사들은 그런 그를 보자마자 무릎이 후들거린다.

 

- 여기서 뭘 하고 있나, 퀴리테스 여러분?

너희들은 군인이 아니다. 파르나케스조차 너희들을 군인이라고 부르길 주저할 것이다! ... 내 입이 재처럼 마르지 않는 한, 퀴리테스, 난 너희에게 침을 뱉을 것이다! 너희 모두에게 침을 뱉을 것이다.... 너흰 항명을 했다.... 너희는 최하층민 퀴리테스야.

병사들은 울고, 호소하고, 용서를 구할 수 밖에 없었다.

 

카이사르 이외에도 이번 시리즈에 새롭게 등장하는 인물로는 우선 클레오파트라가 있다. 기존에 알던 것과는 달리 나이는 어리지만 야심가득한 말라깽이로 소개되는 것이 인상이다. 다음 시리즈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에서 보다 원숙한 매력을 나타낼 것으로 기대되며, 역시 다음 시리즈의 주인공 안토니우스는 좌충우돌 사고뭉치로 소개되어 이야기를 재미있게 만들어 준다. 카이사르의 최대 라이벌 공화파의 리더이자, 미니멀주의자 카토의 마지막 모습도 극적이었는데, 자신의 라이벌이 세상을 떠나자 시원해하기보다 아쉬워하는 카이사르의 모습이 어쩐지 그라면 그럴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카이사르의 뒤통수를 치게 될 브르투스와 카시우스의 매사에 투덜되는 모습은 이 후의 이야기가 어떤 식으로 진행될지, 결코 모든 것이 카이사르의 뜻대로 되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하게 만든다. 마지막으로 카이사르의 신세대 버전 옥타비우스의 젊지만 당당한 카리스마는 그가 다음 세대의 주인공이 되리라는 것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누구도 대항할 수 없는 강한 카리스마를 갖춘 리더와 공화주의에 대한 강한 신념을 가진 사람들의 계속되는 충돌은 앞으로 이번 시리즈에서 정치적 사건들이 걷잡을 수 없게 진행될지 궁금하게 만드는데, 아직도 정치적 격변기라면 격변기인 2017년 겨울 대한민국에게도 분명한 교훈을 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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