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 - 죽음을 질투한 사람들
제인 하퍼 지음, 남명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7월
평점 :
절판


최근 몇년간 읽은 소설 중에서 가장 흥미롭게 읽은 책이다. 범죄를 수사하는 일종의 추리소설인데 주인공의 수사능력은 그리 특별한 것은 없다. 즉, 고도의 트릭을 해결하는 재미가 없는 편인데도 책을 읽으면서 매우 집중할 수 밖에 없었고 주인공의 심정과 매우 공감하고 감정유입이 될 수 밖에 없었다. 


어린 시절의 추억이 있는 곳으로 다시 돌아와서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 속에서 도망치듯이 떠날 수 밖에 없었던 고향을 다시 접하면서 지난 시절의 아픈 상처에 고통받지만, 어린 시절의 친구의 명예를 위해서 그 고통을 감수하는 모습을 보면서 책을 읽는 사람들은 모두 주인공과 한 마음이 될 수 밖에 없다. 글의 서술방식도 3인칭 시점으로 작성되었지만 이야기의 흐름이 주인공 에런 포크의 중심으로 쓰여 있어 거의 1인칭 시점 소설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이다. 

이 소설이 추리소설로서 트릭은 놀라울 정도는 아니고, 기존의 추리소설이나 영화에서 접한 반전과 비슷한 정도이다. 하지만 추리소설에서 중요시하는 (작가와 독자와의) 페어 플레이원칙을 잘 지키고 있고, 글의 흐름을 따르다보면 독자들에게는 제법 충격적일 정도의 반전이라 추리소설로서도 무척 훌륭한 작품인 것 같다. 또한 이야기 사이사이의 여러 의문스러운 구석들이 이야기 마지막에서퍼즐이 깔끔하게 맞춰지는 모습을 보면서 책을 익는 사람이 엄청난 쾌감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의 재미와 뛰어난 점은 역시 주인공의 과거 속의 친구들간의 아름다운 우정과 그 속에서 미처 알지 못해 막을 수 없었던 가슴 아픈 가정폭력 등이 수사가 진행되면서 현재의 비극과 중첩되어 인생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또한 이 이야기 속의 비극의 원인이 고통을 받고 있는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문제를 털어놓지 못한 소통의 부재로 발생한 비극이라는 점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주인공 에런 포크는 수사역량이 매우 뛰어나 보이지는 않지만, 매우 꾸준하고 끈기있게 사건을 해결하는 모습이 매우 매력적이고 인간적인 매력을 가지고 있다. (한국의 수사반장같은 분위기다.) 이 책을 다 읽고나면 주인공과 헤어지게 되는 것이 무척 아쉬운 느낌이 드는데 최근 그가 나오는 신작이 나왔다니 그를 다시 만날 생각에 무척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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