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죽었다고 말하는 남자 - 자아의 8가지 그림자
아닐 아난타스와미 지음, 변지영 옮김 / 더퀘스트 / 2017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뇌과학을 바탕으로, 8가지로 구분하여 정신병으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원인들에 대한 책이다. 뇌과학에 관한 책을 많이 읽은 것은 아니지만, 기존에 읽었던 책과 비슷한 내용을 담고 있지만 서술방식이나 재미는 훨씬 좋았던 것 같다. 


대부분의 뇌과학 책이 그런 것처럼 깊은 지식이나 발견은 나오지 않는다. 이런 책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것인데, 이 분야가 연구를 위한 노력이나 희생에 비하면 얻는 것은 너무 적은 것 같다. 결국 오랜 세월 많은 사람들이 뇌에 대해 그렇게 연구를 했지만 뇌에 대해 사람들이 아는 것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그 동안 300~400 페이지 정도되는 뇌과학에 대한 책을 몇 권 읽으면서 내용이 없다는 경험을 한 결과 이 분야의 책을 읽는 것이 주저하게 되었는데, 이 책의 경우는 뇌과학보다는 뇌의 질병에 의해 고통받는 사람들의 ㅅ연을 중심으로 되어 있어 흥미를 끌었던 것 같다. 


하지만, 그 고통받는 모습들이 일반사람들이 상상할 수 있는 범위를 훨씬 벗어나 있고 그 고통의 정도도 엄청나서, 읽으면서 마음이 무척 무거워 진다. 물론 그런 모습을 보는 것이 이 책을 읽은 직접적인 목표가 아니라, 자기 정체성에 대해 혼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서 내가 나 자신이라고 인식하게 되는 정체성에 대해 좀 더 잘 알 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 책에 소개된 정체성의 혼란이나 정신병으로 인한 고통이 평소에 생각할 수 없는 수준이라 맨 처음 생각했던 목표는 거의 달성할 수 없었던 것 같다.


이 책에서 소개된 병 중에서 자신의 신체의 일부를 자신의 것이 아닌 다른 사람의 것이나 또는 별개의 물체라고 생각하는 BIID (Body Integrity Identity Disorder, 신체통합성장애)는 기존에 전혀 생각해 보지 못했던 증세였다. 사람이 (자신의 뇌에 발생하는 문제로 인하여) 자신의 몸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인식 못하는 증세가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이 무척 충격적이었다. 우리의 신체가 오랜시간에 걸쳐 진화를 통하여 이루어진 상태라 어느 한도까지는 나름 최적화된 태라고 생각해 왔는데, 이런 문제를 보면서 (당연한 것일수도 아니지만) 우리의 몸이 불완전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다. 뇌과학이나 나 자신의 정체성 같은 문제는 역시 어려운 분야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고, 발전이 너무 더딘 분야지만 앞으로는 획기적인 발전이 있어서 이 책에서 나온 것처럼 뇌로 인한 질병으로 고통받는 사람이 어서 치유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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