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논쟁! 철학 배틀
하타케야마 소우 지음, 이와모토 다쓰로 그림, 김경원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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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상 이름을 떨쳤던 유명 철학가들이 모두 함께 한 장소에 등장하여 각종 이슈에 대해 서로 토론하는 내용을 담은 책이다. 책 표지만 보고 만화인 줄 알고 상당히 기대했지만, 만화는 아니고 대화체로 구성된 책이다. 물론 만화로 나왔어도 같은 내용이 대화 구름 속으로 들어가기만 하고 큰 차이는 없얼 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런 아이디어를 가진 책이라면 예상할 수 있는 내용인데, 각각의 철학자들이 자신의 유명한 철학적 사고에서 고정된 모습으로 유연한 사고를 하지 못하는 모습으로 나와서 자신의 생각만 고집하는 모습으로만 나와서 아쉬운 구석도 있었다. 특히 토머스 홉스나 제레미 벤담은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이나,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이라는 아이디어만 앵무새처럼 계속 주장하는 우수꽝스런 모습으로 나와서 아쉬운 면이 있다. 이들의 자신의 후대에서 자신의 생각에서 발전시킨 철학적 사고를 한 모습을 본다면 그들의 지성으로 볼 때 분명히 이해하는 모습을 보였으리라 생각하고 이 책에서도 그런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Round 11에서 프란시스 베이컨의 경험론과 르네 데카르트의 합리론을 임마누엘 칸트가 합치고 인정하는 모습이 소개되기도 하였다.

세계 철학사의 중요한 주장들을 한, 두 문장으로만 사용하면서 논쟁하는 모습이라 생각만큼 쉽거나 만만한 책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짧은 글로  각종 철학을 소개하는 모습에서 약간은 고등학교 도덕시간에서 철학을 배우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렇게 여러 철학을 맛보다가 오랜만에 실존주의 철학 이야기를 접했는데 최근에 가졌던 생각에 대해 이 철학이 답해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의 우리나라 상황을 보면서 드는 고통 중 하나는 인간에 대한 회의가 너무 강하게 드는 것이었다. 물론 정의가 이루어지는 것을 바라는 국민들의 수가 훨씬 많기는 하지만, 그와는 별개로 인간의 탈을 쓰고 어떻게 저런 생각을 가지고 저런 행동을 할 수 있는 지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는 것이었다. 게다가 나자신도 나이가 들면서 비슷하게 되지는 않을까하는 생각도 들면서 인간 자체에 회의감이 많이 들었는데, 이 책에서 나온 실존주의 철학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절망하지 않고, 자신의 관계를 딛고 살아가라고 추천하는 말이 정말 인상적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실존주의 철학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데 도움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Round 15 인간은 무엇을 위해 살까에서 소개된 석가모니의 '인간은 세계와 관계를 맺기 위해 살아간다'는 말도 기억에 남는다. 이 부분에서는 키에르키고르, 석가모니, 레비나스 등이 이 책의 다른 부분과는 다르게 서로 마음을 열고 토론하면서 인생을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결론을 도출하는 흐뭇한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 부분이야말로 책의 저자가 독자들에게 꼭 전해 주고 싶은 내용이기 이런 형식으로 결론을 냈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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