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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림의 중요성을 깨달은 달팽이
루이스 세풀베다 지음, 엄지영 옮김 / 열린책들 / 2016년 7월
평점 :
<느림의... 달팽이>의 이야기의 시작은 <갈매기의 꿈>하고 닮아 있습니다만, <갈매기의 꿈>이 개인의 깨달음에 대한 이야기라면 <느림의... 달팽이>는 그 이후 자신의 동료에게 자신이 발견한 깨달음을 전달하고, 그들을 리드하는 모습까지 담겨져 있어 보다 진일보한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갈매기의 꿈>이 최근 개정판이 나와 뒷 부분 이야기가 추가되었다고 하는데, 저는 아직 읽지 못하였습니다. 아마도 비슷한 이야기가 추가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있습니다.)
이야기에서 느림이란 의미는 세상을 관조적으로 바라보면서 그 의미를 발견하려고 하는 지식인이나 작가의 자세를 말하는 것 같습니다. 일상에서 타성에 젖고 반복적인 삶만을 살아가는 그의 동료와는 다른 그의 관조적인 성격때문에 그들에게 닥쳐오는 위험을 감지할 수 있었는데, 지식인이나 작가에게 우리가 요구하는 것과 같은 모습입니다. 이러한 작가정신이나 지식인의 모습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그의 동료를 위해 그가 발견한 사실을 전달하고 사회에 반영하려고 노력하는 그의 노력하는 모습입니다. 또한, 그의 노력에 대해 그 주위의 동료들이 대처하는 모습입니다. 결국 상당한 희생을 치르고나서야 그의 말을 따르게 되는 모습은 (희생의 모습은 조금 다르지만) 우리사회에서 우리를 위해 노력하던 정치지도자를 이해하지 못하다가 그가 떠난 후에야 그의 진가를 알고 후회하는 우리들의 모습을 연상시킵니다.(예수에 대한 인류의 행동도 비슷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한 희생되는 동료의 대부분이 노령층이었다고 이야기가 진행되었는데, 단순히 이런 모습을 보면 노령츨의 입장에서는 주인공 달팽이 (반항아)의 개혁에 저항하는 것도 이해되기도 하는데, 사람들의 세계에서도 노년층이 보수적으로 되면서 개혁에 반하게되는 것이나, 경제적으로 아주 취약한 계층의 경우 개혁에 직접적으로 위협받는 영향을 받을 수 있어 반대할 수 있다고 하는데 그런 이유가 이 이야기에 반영되어 있는 것 같은 것 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마지막에는 마무리가 잘되면서 해피엔딩으로 끝나지만, 실제 사람들의 문제는 이 이야기처럼 쉽게 해결되지 어렵고 그 방법을 찾아가는 것이 무척 힘들기는 합니다. 달팽이 반항아가 동료들에게 찾아준 행복을 생각하면서, 우리와 우리의 후손들을 위해노력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꾸준히 만나보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