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으면서 죽음을 이야기하는 방법
줄리언 반스 지음, 최세희 옮김 / 다산책방 / 2016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책 제목이나 표지로, 또는 저자가 멘 부커 수상자라는 사실로 이 책은 (타란티노 감돋의 영화같은 폭력과 살인이 계속되는) 소설이라고 기대했지만, 의외로 에세이였습니다. 몇달전 읽은 리베카 솔닛의 <멀고도 가까운>처럼 생각이 꼬리를 물면서 한권 내내 계속해서 이어지는 에세이였는데, 소재가 죽음이라는 한 가지에 국한되었기 때문인지 같은 이야기가 반복된다는 느낌이 조금 있습니다.


책 표지에 "I don't believe in god, but I miss him'이라는 문장이 있는데, 책 내용의 핵심을 나타내는 것 같습니다. 저자의 다른 작품들도 죽음이 주요한 소재라고 하는데 저는 이 책이 저자를 접하는 첫 책이라  다른 정보없이 그냥 제가 받은 느낌으로 보자면, 저자는 영혼의 불멸이나 종교관같은 생각을 예전에는 가지고 있었지만 현재는 버린 상태인 것 같습니다. 그런 상태에서 저자 스스로도 나이 들어가고, 부모를 비롯한 주위 사람들이 세상을 떠나는 것을 경험하면서 죽음에 대한 생각을 꾸준히 하게 됩니다. cool하게 죽음을 받아들이고 당당하게 살아가고 싶지만 자꾸 (저자의 표현에 따르면) 질척하게 되는 저자의 심정이 느껴집니다.

최근 들은 팟캐스트에서 가수 요조가 예전에는 종교를 가졌고, 더우기 어린 나이였지만 스스로 그 종교를 선택하여 자부심도 있었지만, 최근에는 어떠한 기회로 종교를 버리게 되었는데 꾸준히 절대적인 존재에 대한 그리움은 남아있다는 이야기를 한 것을 무척 인상적으로 들었는데, 어쩐지 줄리언 반스의 마음이 이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죽음을 담담하게 받아들이기 위해 저자는 자신이 태어나기 전에도 세상은 존재했고, 평화로왔다는 사실과, 우리들이 우리가 잘 모르는 인물들의 죽음에 대해 무덤덤하게 받아들이는 것처럼 자기의 죽음에 대해 자신을 모르는 인물들이 무덤덤하게 받아들일 것을 생각하면서 우리 자신들이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는 세상에서 그리 존재감이 크지않다는 사실을 생각하면서 자기 중심관에서 벗어날 것들을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400페이지에 걸쳐 질척하게 계속 죽음에 대한 단상을 끊임하는 것은 그 과정속에서 뭔가 빛(?)을 발견하고 싶은 저자의 마음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살아가면서 아쉬움과 미련이 남아있는 사람으로서 어쩔 수 없는 인지상정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저자가 앞으로 어떤 cool한 결론을 내실 지 기대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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