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중독 사회>는 책 제목으로만 보면 휴대폰 중독이나 인터넷 중독 같은 내용이 실려 있을 것으로 생각되었습니다만, 책 내용 자체는 그와는 상당히 거리가 있는 내용이었습니다. 인류의 지속적인 성장이나 발전을 가로 막는 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는 수단으로 일반적으로는 기술발전을 들고 있습니다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점을 지적한 책입니다. 따라서 책 제목은 <인류의 구원을 위한 기술에 대한 환상> 정도가 맞을 것 같습니다. 이 책을 읽게된 가장 큰 이유가 빌 게이츠의 추천였는데, 어떻게 보면 빌 게이트같은 인류 전체를 위한 오피니언 리더들을 비롯한 정치, 사회적 지도자들은 똑 읽어봐야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기술개발이 인류의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이야기는 공학분야, 특히 에너지 분야에서 많이 이야기 됩니다.(인류의 거의 문제는 에너지 문제로 바꿔서 생각할 수 있고, 따라서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이 있다면 인류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논리입니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과학 기술은 이러한 문제(인류의 불평등)를 해결한다기보다는 증폭시킨다고 지적합니다. 신자유주의 경제논리가 지배하는 현대 자본주의사회의 많은 문제점을 생각해본다면 무척 수긍이 가는 내용입니다. 기술 자체가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되지만, 기술을 이야기하는 것은 결국 성장이 우선되어야 다른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는 성장우선주의라는 보수주의적 사고방식를 이야기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어, 그 한계가 느껴집니다.
결국 저자는 기술보다는 이를 운용하는 사람들의 자세나 태도가 인류의 성장과 불평등 해소 등의 해결에서 훨씬 중요한 것으로 이야기하는데, 이를 위한 방법으로 다소 애매한 개념인 '내면적 성장'을 들고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자기만 아는 이기주의가 아니라 서로를 돕고 위하는 이타주의 사고방식과 세계관을 가져야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저자는 여기에서 한 발자국 더 나아가서 자신의 마음 속에서 이타주의를 끌어내기위한 요소를 분석하고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특히, 사회변화를 고장난 기계를 고치는 것으로 보지 않고 오케스트라를 육성하는 것으로 생각하자는 이야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즉, 결코 인류의 문제는 일부의 리더에 의해 단시간에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이해하고 우리 모두가 문제 해결에 동참하려고 노력해야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