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것들의 과학 - 물건에 집착하는 한 남자의 일상 탐험 사소한 이야기
마크 미오도닉 지음, 윤신영 옮김 / Mid(엠아이디)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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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학 것들의 과학>은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의 기계공학과 교수 마크 미오도닉의 재료에 관한 책입니다. 자신이 재료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부터 시작하여 매우 유머스럽게 글을 써내려간 책이라 무척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 저자가 건물 옥상에서 차를 마시면서 책을 읽고 있는 사진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재료들 - 강철, 종이, 콘크리트, 초콜릿, 거품, 플라스틱, 유리, 흑연, 자기, 생체재료-에 대해 하나하나 글을 써서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재료가 바로 우리 일상에서 접하는 것들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철에 대한 장에서 알게된 사실 중 가장 놀라운 것중 하나는 지구에서 찾을 수 있는 금속중에서 지각에서 자연적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은 구리와 금뿐이고, 철의 경우 대부분은 하늘에서 운석의 형태로 떨어졌다는 사실입니다. 우리 문명의 기본 소재 중 하나인데, 매장량이 생각보다는 무척 제한적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철을 비롯한 금속재료의 대표적 특징은 나무나 돌과 같은 재료와 다르게 불에 넣고 가열한다거나, 물리적 충격을 주는 방식을 통해 모양과 성질이 바뀐다는 것입니다. 결국 이를 이용하는 문화는 이러한 방법을 통해 금속재료를 다루는 기술을 발전시켜온 것이라 볼 수 있는데, 철의 경우는 다른 물질을 혼합시켜 새로운 특징을 갖는 다양한 합금을 만들어내면서 더욱 발전되어 것 같습니다.


현대 건축물의 기본 소재인 콘크리트에 대한 소개도 무척 재미있었습다. 제가 받은 느낌은 콘크리트라는 소재가 무척 운이 좋은 소재라는 것입니다. 개발된 원인으로는 규산염 암석이 매우 뜨겁게 가열돼 형성돼고, 화산을 통해 분출된 모습을 고대 로마인들이 관찰하면서 개발된 것으로 생각되는데, 결국 자연이 인류에게 그 제조법을 알려준 셈입니다. 그리고 콘크리트의 최대 약점이 장력에 매우 약하다는 것인데, 내부에 강철 테를 넣어서 이를 해결할 수 있었고, 정말 운 좋게 강철과 콘크리트가 팽창계수가 거의 똑같아서 온도에도 취약하지 않는 궁합을 보여서 철근 콘크리트라는 소재가 성공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또한 콘크리트의 성분인 방해석을 분비하는 박테리아와 이들의 먹이인 전분이 들어 있는 자기치유 콘크리트가 연구되고 있다는 사실도 인상적이고 재미있었습니다.


초콜릿에 대한 장도 재미있었습니다. 최근 출간된 음식과 과학의 접목을 다룬 <부엌의 화학자>같은 책과 유사한 느낌도 드는데, 초콜릿의 맛에 대한 많은 비밀을 알게 되었습니다. 카카오 열매의 맛은 초콜릿과는 거리가 잇고 발효과정과 로스팅에 따른 마이야르 반응을 거친 후에 얻어질 수 있다는 것과 임계온도가 34도이기에 초콜릿을 입안에 넣으면 녹으면서 맛을 느낄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코코아 빈에는 카페인이 소량 들어있는 것은 잘 알려져있고, 테오브로민이라는 각성제이자 항산화제 성분이 들어 있는데, 개에게 독성이 있어 매년 추수감사제와 크리스마스 기간에 많은 개들이 초콜릿을 먹고 죽느다고 합니다. (최근 읽은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렜어요>라는 소설에 주인공 소녀가 개에게 초콜릿을 주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러면 안되는 것이군요 T.T)


거품에 대한 장은 나노탄소섬유를 다룬 장과 함께 가장 첨단기술로 개발된 소재가 소개됩니다. 열차폐 능력이 뛰어난 에어로겔 거품을 이용하여 혜성 먼지를 수집하여 그 내부를 조사하여 우주의 태초 시료에 대한 연구를 하는 부분도 무척 흥미로왔습니다. 알루미늄이 풍부하다는 결과가 나왔는데, 기존의 과학적 지식과는 다른 내용이기에 우리 인류가 아직까지 태양계의 형성과정에 대해 모르게 많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우쳐주는 것 같습니다.


플라스틱에 관한 장은 플라스틱의 개발에 대한 내용을 영화 <내일을 향해 쏴라>라는 영화에 대한 오마쥬 형식으로 쓰여져있는데, 다른 장과 분위기가 달라서 흥미로왔습니다. 유리에 관한 장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중국(동양)이 서양에 비해 기술적 수준이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유리에 대한 기술은 없었는데 (또는 관심이 전혀없었는데), 이로 인하여 망원경이나 현미경을 개발할 수 없어서 천문학, 생물학등의 학문이 뒤쳐지게 되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대상인 여러 소재에 대해 다양한 방식으로 알게 되어 무척 유용한 책이었습니다. 과학기술 분야 중에서 재료분야의 경우 기본적인 원리 몇가지로 설명하기 어렵고 상당히 많은 분야를 다뤄야하기 때문에 설명하기 어렵다고 생각하는데, 이 책의 경우는 매우 유머스럽고 신기한 이야기가 많이 쓰여있어 무척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일상에서 많이 접하는 재료에 대한 책이 의외로 없었다고 생각되는데, 좋은 정보를 많이 얻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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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벌레 2016-04-10 0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학창시절에 배웠던 <재료과학>이라는 과목이 떠오르는군요^^
-공대출신이기에- 이런 주제의 책들은 항상 흥미를 자극하는지라 언제고 그냥 지나칠 수가 없네요^^
재료에 대한 것은 모든 이들이 늘 가까이 하고 편리하게 이용하면서도 아무도 관심갖지 않는 것들, 이지만 알면 알수록 대단히 흥미롭습니다^^
앤드류대디님의 서평또한 상당히 자극적(?)이구요 ㅎㅎㅎ
읽어보고 싶네요!!

마키아벨리 2016-04-10 11: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 정말 재미있습니다. 유머스러우면서도 새로 알게 되는 것도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