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켄슈타인의 고양이

프랑켄슈타인의 고양이 - 스파이 고양이, 형광 물고기가 펼치는 생명공학의 신세계
에밀리 앤더스 지음, 이은영 옮김 / 휴머니스트 / 2015년 10월

DNA내 유전정보를 치환하거나 없애는 등의 유전공학 기술을 생물체에 적용한 사례에 추가하여, 불구가 된 생물에게 인공기관을 달아 주는 등의 생명공학의 현주소에 대한 소개책입니다. <바이오해커가 온도>나 <인체특허표류기>등의 책을 통해 약간은 접하기 하였어도 이분야는 여전히 다른 세상의 이야기처럼 느껴집니다. 생물학 분야하고는 완전히 떨어진 분야의 공학분야에서 일하고 있기는 하지만, 이 분야가 우리나라는 완전히 뒤쳐지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다른 책에서도 접하기는 했지만, 외국에는 자신의 다락방이나 차고에서 DIY로 유전자를 조작하는 바이어해커족이 있다는 사실은 무척 충격적입니다. 물론 복제 동물 이야기가 소개되어 황우석 박사의 이야기도 나와서, 한국이 언급되기는 하고, 개의 복제의 경우는 한국이 다른 나라보다 앞선 실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소개되기도 하였습니다.

이 분야의 책을 읽으면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이 DNA정보를 이용하여 연구를 하고는 있지만, 비교적 정밀한 설계를 하는 다른 분야에 비해 너무 주먹구구식의 연구를 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입니다. 게다가 연구가 잘못되어 예상하지 못한 결과가 나오는 경우 엄청난 비극적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에서 긍정적인 시선보다는 부정적인 시선으로 이 분야의 연구를 보게 됩니다.

이 책에 소개된 형질전환염소를 이용하여 치료용 단백질이 담긴 우유를 만드는 비교적 긍정적인 결과를 낳는 연구도 있지만, 모든 결과를 미리 예상할 수 있는 것이 아니므로, 아무래도 걱정이 앞섭니다. 유전공학을 이용하지 않더라도, 애완동물의 종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사용된 근친교배로 인해 그 애완동물이 특정한 병에 취약하거나 어느기관이 부실하다는 이야기를 보면, 아무래도 인류가 죄를 짓고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이야기에 비해 사고 등으로 인해 자신의 신체를 다치거나 잃어버린 동물들에게 인공 기관을 제공하여 새롭게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이야기는 흐뭇한 느낌을 줍니다. 영화 <드래곤 길들이기>에서 히컵이 투스리스에게 인공 꼬리날개를 만들어 준것 처럼 돌고래 윈터에게 인공 꼬리 지느러미를 달아준 이야기는 그래도 이 분야의 연구를 통해 사람들이 달는 동물들을 돕기도 한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이에 비하여 바퀴벌레를 조종하는 키트를 만들어 파는 이야기는 충격적입니다. 사람들이 바퀴벌레를 너무 쉽게 조종할 수 있다는 사실에도 놀라지만, 이런 것을 상업화할 생각을 한다는 사실이 더 놀랍습니다.

이 분야에 대한 글을 보다보면 언제나 윤리적인 문제에 도달합니다. 인류의 건강을 위해 이러한 연구가 큰 도움이 되었기에 무조건 중단하여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만, 이 지구에는 인류만 사는 것이 아니므로, 인류만을 위하는 이기심을 앞세운 연구보다는 지구 상에 사는 모든 동식물과 함께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였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