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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길에서 자본주의의 대안을 찾다 - 일본의 실천적 지식인이 발견한 작은 경제 이야기
히라카와 가쓰미 지음, 장은주 옮김 / 가나출판사 / 2015년 8월
평점 :
절판
현대 자본주의의 정점에 있는 일본이 버블 경제의 몰락과 장기경제 침체를 겪는 동시에, 출산율 저하와 노령화 사회 진입 등 지금까지 어떤 나라도 겪어보지 못한 사회구조를 맞이하면서 느끼는 일본인의 생각을 적은 책입니다. 특히 이 책을 쓰는 동안 2011년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접하면서 굉장한 충격을 받고, 지금까지 누리던 자본주의적 풍요가 책임과 의무 등을 미래와 후손에 떠넘기고 누린 것이라는 것을 깨닫고 새로운 출발을 제안하는 내용입니다.
하지만, 저자가 제안하는 출발이 저자가 어렸던 가난하지만 행복한 시절이었던 쇼와30년대의 감성으로 복귀하자는 내용이어서 맨 처음에는 다소 의아한 느낌을 받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사실 저도 비슷하게 생각한 적이 많았습니다. 현실이 훨씬 풍요롭고 부유하지만 예전보다 행복하지는 않은 것 같다는. 예전에는 이것이 절대적인 경제적인 풍요보다는 경제가 정체된 상태와 성장하고 있는 낙관적인 상태와의 차이라고 생각해왔고, 아직까지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보다는 예전에는 똑같이 가난하였다는 사실, 즉 경제적으로 평등하였다는 것이 행복의 원인이었던 것 같습니다. 경제적 불평등이 커지면서 고통받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가진 자들의 탐욕은 더 커져왔던 것 같습니다. 이 책의 저자는 그시내의 감성으로 소상인 체제로 돌아가자고 합니다. 제 생각에는 이것은 상징적인 표현이고 그 의미는 이익이나 성장보다는 인간을 생각하고, 대규모보다는 소규모의 경제를 제안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일본사회가 겪고 있는 많은 문제가 한국사회도 현재 겪고 있는 문제이기에 이 책의 저자가 고민하는 문제는 우리의 문제이도 합니다. 김경집 교수는 <엄마인문학>에서 성장위주의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으로 스페인의 몬드라곤 협동조합 을 소개하였는데, 현재 자본주의 구조에서 이 책의 소상인보다 훨씬 가능성 높은 제도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에서도 생협 등의 비슷한 단체가 나와 상당한 가능성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에서 자세히 언급하지 않았지만 쇼와30년대로 돌아가자는 의미에는 우리가 누리고 있는 물질적인 풍요를 어느 정도는 포기할 각오를 가져야 한다는 의미도 포함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구 온난화 등 기상이변 문제와 원전 폐기물 문제 등을 동시에 해결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불편함을 감수하지 않는다면 종국에는 파멸을 맞이할 지도 모른다는 각오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현재의 문제점을완전히 해결해 주지는 못하지만, (어떤 책인들 해결이 가능하겠습니까만은) 많은분들이 함께 관련된 문제를 고민하고 답을 찾았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