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에서 연어낚시
폴 토데이 지음, 김소정 옮김 / 마시멜로 / 2012년 8월
평점 :
절판


원제는 "Salmon fishing in the Yemen"이지만 국내 출판명은 황당한 사건을 강조하는 <사막에서 연어낚시로 바꾸었네요.

책 초반부에서 황당한 행정 서신이 오가면서 말도 안되는 사건이 시작되는 모습을 보고 웃음이 터지고, 결국 책을 손에서 떼지 못하고 계속 끝까지 읽게되었습니다. 영국과 예멘에서 일어난, 연어를 사막 한가운데로 옮겨 낚시를 한다는 말도 안되는 발생의 풍자소설인데, 읽는 내내 우리나라에서 진행되었던 사대강 개발을 풍자하는 이야기로 생각되었습니다. (그래서 솔직히 표현하면 마음이 좀 불편하였습니다)



올해 읽기는 하였지만 실제로 이 소설이 나온 지는 어느 정도 시간이 흘렀고 이미 영화도 나온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완 맥그리거와 에밀리 브론트 등 좋아하는 배우가 등장하였다는 사실을 알고 영화도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였지만, 영화는 원작이 가지고 있는 풍자정신을 왜곡하는 등, 내용이 바뀌었다는 사실을 알고 보지 않기로 하였습니다. 영화는 다른 사람들이 모두 불가능하다고 생각되는 일을 추진하면서 주인공들이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 마음의 평화를 얻었다는 식으로 진행된다고 하는데, 이 사실을 알고 무척 화가 났습니다.(사대강 개발 등을 이렇게 보는 사람들이 생길까봐) 아마 저자도 무척 불쾌하게 여겼으리라 생각됩니다.



예멘 족장의 연어낚시를 통한 정신적 해방을 논하는 이야기는 어떻게 보면 그럴싸할 지도 모르지만, 다른 가난한 사람들의 고민이나 고통을 덜어주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자신의 기분을 위한 것입니다. 이 프로젝트가 성공하였더라도 그가 주장하는 연어낚시를 통한 해방감을 누릴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였을 것입니다. 주인공 존스박사와 해리엇이 예멘이 처음 도착하였을 때 물을 접대한 예멘 소녀의 마음처럼, 예멘에는 이미 영국같은 나라가 가지고 못한 훌륭한 가치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정신을 발전시키거나 그런 훌륭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을 돕기보다는 자신의 기분을 위한 일에 돈을 물쓰듯하는 족장의 생각을 한계에 도전하는 자유정신 등으로 잘못 평가해서는 안될 것 입니다. (종교가 가진자의 논리를 위해 사용된 예라고 이야기하면 너무 나간 것일까요?) 또한 이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영국의 정가의 인물들도 족장의 생각이나 예멘 사람들에 대해서는 아무런 생각없이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이나 영국 자본주의의 예멘 진출에만 관심이 있다는 사실도 기억해야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이 존스 박사를 통해서 본 자본의 논리에 따라 수동적으로 움직이는 연구자의 심리입니다. 말도 안되는 일을 직장 내부의 압력과 자본의 논리로 진행해나가면서 서서히 (자기도 모르게) 자기합리화를 하는 모습을 보게 되는데, 정권이나 자본을 위해 (사대강 등을 홍보하는 등) 학문적 가치를 왜곡하면서 살아가는 국내의 교수나 연구원들도 떠올리게 됩니다. 숲을 보지 못하고 나무만 보거나, 자신의 전공만 생각하다 시대와 사회를 위한 책임감을 잃어버리는 과학자들이 생각납니다. 


이 책을 읽으면 그릇되게 해석할 위험이 있기는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어처구니없는 사대강 개발 등에 대해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추천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