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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베라는 남자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최민우 옮김 / 다산책방 / 2015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재미있어 보이는 책 표지의 그림이나 최근 유행하였던 같은 스웨덴의 유머 소설 <창문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을 생각하고 폭복절도하는 유머를 기대하고 책을 읽었습니다만 웃음을 주는 책은 아니었습니다. 아니, 오베라는 남자의 과거가 하나, 둘씩 밝혀질 때마다 드러나는 그의 슬픔이 책을 읽는 제 자신의 슬픔인 것 처럼, 또는 정직하고 소박하게 살고 싶은 이 남자를 세상은 왜 이토록 괴롭히는 지 마음이 좋지 못하였습니다. 그래도 시간이 자니가면서 본의 아니게(?) 주위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해주면서 자신의 행복도 찾게 된다는 결말로 흘러 다행이라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책을 읽는 내내 오베가 가진 과거의 상처에 얽매여 있게 되어서인지 이 책을 읽으면서 웃을 수 없었다. 오베가 불행하진 이유가 자신의 잘못인 아닌 어처구니없는 타인의 음주운전이라는 사실이 더 그러합니다. 물론, 교통사고 후에서 그와 그의 아내느 열심히 살았고 행복했기에 그 사고가 모두 문제의 발단은 아닐 수 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가 상처를 얻고 나이를 먹어 가면서, 그의 친구도 비슷한 길을 걷게 되고 그러면서 서로는 친구도 잃게 되고... 그 와중에 웃긴 것이 하나 있기는 했는데 사브나 볼보같은 자동차만 인정해주는 오베에게 현대차는 이 책에 나온 모든 차중에서도 가장 엉터리로 소개되었다는 점이랄까...
잠깐, 이거 어디서 많이 들어 본 이야기 같지않나요? 우리나라 드라마나 영화에서 흔히 나오는 기성세대의 모습과 너무나도 닮아 있지 않습니까? 한국 드라마의 이순재씨나 박근형씨 캐랙터 그대로 입니다. 그래서인지 책을 읽는 중간부터는 스토리의 흐름이 너무나 익숙한 느낌이 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은 충분히 재미있고 따뜻한 느낌이 듭니다. 스웨덴을 배경으로 하였지만 우리나라 어르신들과 닮은 모습이기에 우리나라 독자들도 많이 공감할 수 있는 책이라 생각됩니다.
사실 우리나라의 정치 동향때문에 저는 우리나라 어르신=노인들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객관적이고 공정한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자신의 이익만 생각하거나 과거에 머리 속에 주입된 사고방식으로만 사는 분들이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그래서인지 우리나라 드라마의 고지식한 어르신 캐릭터와 닮아 있는 오베씨가 더 사랑스럽습니다. 고지식하고 고집불통이지만 속은 따뜻하여 주위 사람들을 돕고 그들의 문제를 자신의 문제보다 우선하여 해결해주는 남자이기에. 우리의 어르신들에게서도 오베씨처럼 따뜻한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면 합니다.